[TV리포트=조혜련 기자] ‘닥터스’를 통해 ‘로코 장인’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김래원과 마주했다. 무더운 현장에서 의사가운을 입고 여기저기 뛰어다닌지 어느덧 3개월. 하루사이에 가을 느낌이 만연해 진 26일, 기자들과 마주한 김래원은 ‘펀치’ 당시의 모습과는 분명 달랐다. 홍지홍인 듯 김래원인 듯 한 분위기로 웃음만발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김래원은 “촬영하면서 더워서 많이 힘들었다. 병원 세트도 잘 돼있고, 촬영 병원에서도 잘 해주셔서 시원하게 찍었지만, 야외 촬영때는 무척 힘들었다. 나 뿐 아니라 여배우들, 다른 스태프들도 고생했다. 홍지홍 캐릭터가 수트를 입다보니 마지막 엔딩 장면은 땀 범벅으로 촬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지난 23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에서 신경외과 전문의 홍지홍으로 분해 열연한 김래원. 극중 홍지홍은 잠시 생물선생님이었던 당시 사제지간으로 만난 유혜정(박신혜)와 13년 만에 만나 사랑을 키워가게 된 인물이다. 실제 9살 차이인 김래원과 박신혜는 촉촉한 케미로 시청자들에게 “사귀는 게 아니냐”는 오해까지 불러 일으켰을 정도였다.
그는 “박신혜와의 나이차이는 단 한 번도 의식한 적 없다. 나이 차이를 전혀 못 느꼈다. 또래 오빠처럼 나를 대해줬다. 나이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점은 특별히 없었다. 그런 것을 의식하지 않고 연기했기 때문에 부드럽게 장면들이 잘 나온 것 같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는 “박신혜는 상대 배우에게 맞추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호흡이 좋을 수밖에 없다. 서로 간에 열려있었기에 좋은 케미라는 말이 나왔던 것 같다”라며 “그런 면에서 박신혜는 참 똑똑한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김래원이 출연했던 영화,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등에서 무거운 연기를 주로 보였던 김래원은 ‘닥터스’를 통해 오랜만에 로맨틱한 남자로 돌아왔다. 이에대해 김래원은 “로맨틱코미디 장르를 피했던 것은 아니다. 하다 보니 영화도 로코 영화 제안도 있었지만 매력적이지 않았고, 흥미있는 작품들을 해왔던 것”이라며 “메디컬 드라마에 내가 안 해본 직업,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닥터스’에 출연하게 됐다. 박신혜가 먼저 캐스팅 돼 있었는데 박신혜가 나와 하고싶다고 했다더라. 방송 2주 남겨놓고서야 늦게 합류했다. 죄수복 입고 있다가 다음날 바로 의사가운을 입게 됐다.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이지만, 머릿속으로 그렸던 대로 비슷하게 잘 연기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극중 유혜정을 향해 ‘결혼했니, 애인있니, 됐다 그럼’이라는 홍지홍의 대사는 드라마가 끝난 지금까지 여전히 회자되는 대사. 무엇보다 이를 연기한 김래원의 독특한 말투가 귀를 사로잡았다. 이에 대해 김래원은 “어려운 말투가 많았다. 닭살스러운 대사도 많았다. 담백하고 심플하게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나왔다”라며 “대본에 적힌 대사의 순서도 내가 바꿔봤었다. 조금 연기가 과했다는 생각도 드는데, 그래서 이슈가 됐는지도 모르겠다. 드라마 후반부의 홍지홍은 이해하고 지켜봐주는 사람인데, 그 장면만 놓고 본다면 홍지홍은 무척 상남자였다. 작가님께 ‘이 장면만큼은 상남자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여전히 바쁘게 진행되는 드라마 촬영장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뒷내용을 확실히 다 알고 연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계산했던 것과 다른 연기가 나오기도 했다. 방송을 볼 때마다 그런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다”라며 “어떤 장면이라고 다 말씀드릴 순 없지만, 드라마를 긴 한편의 영화로 생각하고 연기했던 내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닥터스’ 내용 중 홍지홍과 유혜정이 빗속에서 함께 춤을 추는 장면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주로 ‘오글거린다’는 반응이었다. 이에 대해 김래원은 “종방연때 감독님이 ‘춤추는 장면, 다시는 안 하겠다’고 하시더라. 그 장면은 나도 실수였다고 생각한다”라며 “처음부터 연기하기 힘든 장면이었다. 부담스럽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감독님께 ‘편집하면 커버 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당시 감독님도 ‘걱정하지 말라’고 했는데, 편집의 효과로도 살릴 수 없는 장면이었다”고 되짚었다.
이어 그는 “춤 연습은 따로 없이 느낌으로 연기 했다. 그래서 망친 것 같다”라며 “선곡이 미스였던 것 같기도 하다. 솔직히 촬영 시간도 별로 없었다. 촬영 분량이 더 많았다면 괜찮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감독님도 본인이 실수라고 하셨으니 뭐”라고 덧붙였다.
특별출연들이 유독 이목을 끌었던 ‘닥터스’. 이에 대해 김래원은 “많은 배우들이 노력해주셨고, 모두 좋았다.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특히 김래원은 “특별출연 캐릭터 중 하나 탐나는 역할이 있었다. 조달환이 했던 사이코패스 남편 역할이 무척 좋아보였다. 작가님께 ‘나중에 이런 역할 하고 싶다. 이런 역할이 있다면 내가 하겠다’고 말씀 드렸다. 그 역할 무척 잘 해주셨다. 드라마에 큰 도움이 됐다. 직접 조달환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래원은 “진정성있고 인간적인 연기를 계속 하고 싶다. 그러나 사이코패스나 악역도 넘나들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HB엔터테인먼트,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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