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가영 기자] 처음 봤을 때, 두 번 봤을 때, 그리고 그의 얼굴이 익숙해진 지금까지. 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배우 한예리. 그의 이런 신선함? 매력적인 외모 그리고 예상 밖인 그의 행보 덕분이다.
한예리가 처음 대중에게 자신을 각인시킨 작품은 아마 영화 ‘코리아’일 것이다. 당시 한예리는 북한 측 탁구선수 유순복 역으로 출연했다. 신선한 마스크, 빈틈 없는 연기력. 그는 단숨에 충무로 기대주로 떠올랐다. 이후 한예리는 영화 ‘동창생’, ‘해무’ 등 굵직굵직한 작품에 출연하며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충무로가 사랑한 연기파 배우, 이미 예상된 행보였다.
그런 그가 브라운관으로 날아들었다. 장르물이 어울릴 것 같았던 한예리가 선택한 작품은 MBC 에브리원 ‘상상고양이’. 그것도 고양이 복길이의 내레이션을 맡아 목소리 연기를 펼쳤다.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의외의 선택이었다.
“(작품을 선택할 때) 좋으면 해요. 하고 싶으면 하죠. 뭔가 다음을 생각하기 보다는 지금 좋은 것을 선택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도 모자른 시간인데’라는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해요. 그게 내 인생에 어떤 영향을 줄 지 모르겠지만 나쁜 선택이라고 생각 안 해요. 그래야 후회도 적은 것 같고요.”
한예리의 뜻밖의 행보는 꾸준히 이어졌다. SBS ‘육룡이 나르샤’에서 척사광이라는 반전의 인물을 맡아 액션 연기를 펼쳤다. 남자인 줄 알았던 척사광이 실은 여자였다는 역대급 충격과 함께 나타난 한예리. 화려한 액션 연기를 완벽히 소화하며 또 한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런 한예리, ‘육룡’ 이후 선택한 작품은 JTBC ‘청춘시대’였다. 역시 쉽사리 예측할 수 없던 차기작이다.
극과 극의 인물을 연기한 한예리는 “박연선 작가님의 드라마를 보면서 자랐던 세대에요. 작가님은 그 특유의 감성이 있어요. 또 이태곤 감독님이 신뢰를 많이 주셨어요. 첫 만남에 바로 작품에 대해 얘기를 할 수 있는 그런 감독님이셔서 좋았고요. 제 생각을 막지 않으시더라고요. 더 추가하고 싶었던 것들이나 그런 것들을 감독님과 얘기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라고 ‘청춘시대’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한예리의 선택. 역시 틀리지 않았다. 그는 각기 다른 다섯명의 여대생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청춘시대’에서 밤낮 가릴 것 없이 아르바이트에 매진, 버거운 삶의 무게를 진 여대생 윤진명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윤진명의 무게, 한예리의 눈빛과 연기력이 있었기에 대중의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한예리는 “박연선 작가님께 감사드려요. 청춘을 대변하는 진명이 역할을 할 수 있어 다행이었어요. 감사한 일이었죠. 진명이를 연기하면서 위로 받고 많은 분들께 힘이 된 것 같아요. 뿌듯해요”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진명이에게 가장 큰 공감을 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죠. 힘든 청춘이 많다는 거예요. 안타까워요. 무슨 위로의 말을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어요. 언젠가는 꿈을 이뤘으면 좋겠어요. 죽기 전에, 한번쯤은 시도했으면 좋겠어요. 당장이 아니어도 괜찮으니까. 본인이 꿈을 쫓지 못하고 목표를 쫓지 못한다는 것에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까, 그런것에 너무 슬퍼하지 말고, 언젠가는 계속 놓치 않고만 있다면 그것을 할 수 있다는 순간이 오니까”라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윤진명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전하기도 했다.
‘현실판 윤진명’이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한예리. 그는 JTBC ‘청춘시대’가 끝나자마자 영화 ‘최악의 하루’를 통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청춘시대’ 반응이 좋아서 그 힘이 영화까지 영향을 주는 것 같아 다행인 것 같아요. ‘최악의 하루’가 조금이나마 잘 됐으면 좋겠어요.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예요. 한국 영화의 장르적인 부분이 축소된 것이 있어서, 이런 시도가 많이 됐으면 좋겠어요.”
김가영 기자 kky1209@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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