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나라 기자] 가수이자 배우로 1990년대 중후반을 책임졌던 구본승이 최근 연예계에 컴백했다. TV리포트와 만난 구본승은 마흔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전성기 시절 얼굴과 몸을 유지하고 있었다. 세월은 그만 비껴간 모양이다.
1990년대 중반 구본승은 차인표, 장동건, 심은하, 고소영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톱스타였다. 그런데 갑자기 방송에서 사라졌다. 이유는 단순했다. 잠시 쉬고 싶었다. 드라마 외에 예능 출연도 잦았던 그는 소모적인 성향이 강한 프로그램 안에서 끊임없이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없어지면서 그는 재충전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연예계 시장은 급변한다. 때문에 구본승이 대중에게서 잊히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인기가 있다 없는 환경은 스스로도 낯설었다. 사람 많은 곳에서 혼자 뻘쭘해했지만, 그를 알아보는 이는 소수에 불과했다. 그렇게 휴식기는 길어졌고, 연예인 구본승으로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한 가지 감정 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다시 대중 앞에 서기로 결심한 지 2년. 구본승은 “사실 컴백하면서 민망한 부분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예전에 그 노래로 충분히 인기를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예전 노래로 무대에 서는 게 민망했다. 과거와 특별히 달라진 게 없는 모습으로 인사드리는 거 아니냐. ‘우려먹기 하지 말라’고 하는데 자칫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가수면 음원을 발표하고, 연기자면 작품으로 보여줘야 하는데옛날의 영광으로 다시 뭔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과거에 편승한다는 느낌이었다.”
요즘의 구본승은 많이 바뀐 방송 시스템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다. 촬영하고 돌아오면 ‘내가 잘 한 건가’ 걱정하기 일쑤다. 이 걱정을 평생 하게 될까 봐 그것 또한 고민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구본승은 “‘연기하겠다’ ‘뭘 하겠다’라고 말하는 건 부질없다는 걸 안다. 제 계획은 중요하지 않다. 누군가가 저를 불러줬을 때 제가 준비가 돼 있느냐 하는 게 더 중요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20대 때는 제 의지도 있었지만 기획사의 뜻대로 활동했다. 제 성공이 그들의 성공이었기 때문에 어쩌면 저의 성공에 있어 저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연기든 음악이는 제가 무언가를 완성시켜 내보낸다면 오롯이 내 것이어야 한다. 그게 팬들에 대한 예의인 것 같다. 방송을 하던, 사업을 하던 저한테 가장 큰 목표는 ‘구본승’이라는 사람의 오리지널리티를 갖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나라 기자 norah@tvreport.co.kr/ 사진=조성진 기자 jinphoto@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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