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요즘 팬들한테 저는 ‘무도’ 아저씨라 불려요.”
배우 소지섭이 영화 ‘군함도'(류승완 감독, 외유내강 제작)로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사도'(이준익 감독)의 특별출연을 제외하면, ‘회사원'(임상윤 감독) 이후 5년 만이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소지섭은 종로 일대를 평정한 최고의 주먹 최칠성을 연기했다. 소지섭의 육중한 몸, 남성적 매력이 빛을 발한 캐릭터다.
“류승완 감독님이 원했던 이미지가 정확히 있었어요. 동물로 치자면 고독한 호랑이. 한번 움직일 땐 빠르고 에너지가 넘치는. 굉장히 동물적으로 움직이는 인물을 원했죠. 지기 싫어하는 성격도 그렇고. 칠성의 캐릭터, ‘군함도’의 액션 색깔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 훈도시 액션이라 생각해요.”
소지섭이 언급한 ‘훈도시 액션 장면’은 일본식 남성 속옷인 훈도시만 입고 맨몸으로 목욕탕에서 뒹군 장면이다. 보기만 해도 온몸이 뻐근해지는 이 장면은 살과 살이 부딪히는 야생미, 소지섭의 본능적 액션 감각이 만들어낸 ‘군함도’ 최고의 명장면이다.
“훈도시 액션이 기억에 남는 이유가 훈도시를 입어서일까요 액션 때문일까요?(웃음) 위험해 보이지만 류승완 감독 베테랑이잖아요. 선수예요 선수. 욕실 타일처럼 보이는 것도 실제론 안전한 매트였어요. 정확히 찍을 장면만 딱 찍었죠.”
‘군함도’에서 거의 유일한 멜로 라인은 소지섭과 이정현이 도맡았다. 칠성은 위안부로 군함도에 끌려온 말년(이정현)에게 동지애와 연민을 느낀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발리에서 생긴 일’, ‘주군의 태양’ 등에서 보여준 무심해 보이지만 따뜻한 소지섭표 멜로가 지옥도에서도 꽃을 피웠다.
“요새 친구들은 ‘미안하다 사랑한다’, ‘발리에서 생긴 일’ 몰라요. 아저씨 어디서 봤냐고 물어보면 ‘무도!’라고 답한다니까요.(웃음) 어찌 보면 다행이에요. 다양한 이미지, 새로운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는 거니까. 아저씨란 호칭이 어색하진 않아요.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도 극중 아저씨라고 불렸잖아요. 친근하고 편안한 호칭이에요.”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피프티원케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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