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배우 지수에게 JTBC ‘판타스틱’은 여러 의미를 남긴 작품일 것. 인생에서 가장 많이 아프고 힘들었던 시기이기도 하고,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은 시기니까.
‘판타스틱’을 통해 ‘국민 연하남’에 등극한 지수와 1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수는 “떳떳하고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겸손해하는 한편, “실제 연상 여자친구에게는 ‘누나씨’가 아니라 ‘너’라고 부르겠다”면서 유머러스한 면모를 과시하며 기자들의 마음을 녹였다.
원인 모를 다리 통증을 호소하던 지수는 지난 9월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고, 급성골수염 진단을 받았다. ‘판타스틱’ 촬영에 한창이던 지수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 지수는 어쩔 수 없이 촬영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지수는 약 15일 후 현장에 복귀해 ‘판타스틱’ 마지막까지 함께 했다.
“그때 당시 수술 4일 전, 한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다리가 아팠는데 뭔지도 모르고 이걸 내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이제는 다 알려졌으니 말할 수 있다고 치면, 너무 아팠어요. 정말 제 인생에 정말 힘든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아팠었나 생각할 정도로 훅 지나가서 신기하기도 했던 것 같고요. 힘든 시간이었어요.”
병마와 싸운 지수는 자신이 연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꼈다고. “연기는 내게 큰 부분을 주고 있구나. 한 달 뒤면 촬영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버텼어요. 다음 작품에 지장이 없어야할 텐데 그런 생각만 하고 있으니깐. 그렇다고 제가 억지로 무리하지는 않는 편이에요. 정말 아프면 쉬어야죠.”
지수가 ‘판타스틱’에서 맡은 김상욱은 유쾌한 변호사로서 카리스마를 지닌 한편, 백설(박시연)을 ‘누나씨’라면서 지켜주는 연하남. 지수는 호흡을 맞춘 박시연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국민연하남’ 호평이 많은지 모르겠다면서 겸손해했다.
“그 살짝 낯설면서도 설레면서도 그런 기분을 많이 느꼈어요. 또 새로운 분을 만나는 거고, 평소에 좋아했던 분이라서, 이 선배님의 필모에 절대 누를 끼치면 안 되겠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임했죠. 또 나이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선배님이 누나라 불러라 편하게 잘 대해주셔서 저 역시도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수는 어쩌다보니 두 편의 드라마에 동시 출연했다. 사전제작 드라마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가 ‘판타스틱’과 같은 시기에 방영된 것. 지수는 ‘달의 연인’에서는 14황자 왕정 역을 맡으며 또래 배우들과 호흡했다. ‘판타스틱’과는 전혀 다른 모습.
“사극과 현대극 보여지면 멋있겠다고 생각은 헀었는데, 그렇게 생각한 만큼 멋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두 작품 모두 저한테 더 잘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되게 크고요. 그렇다보니까 그렇게 떳떳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솔직히 좀 더 노력을 해야할 것 같고요. 이런저런 면에서 봤을 때 저렇게 했어야 하는데, 막 그런 것들이 하나 하나 보이면서 저로서는 보기 불편한 거죠. 그런데 이게 사극, 현대극 둘 다 보여진다고 하니깐 더 그렇죠.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잠깐 잠깐 빛나는 부분은 있었어요. 그럴 때 10초 정도 기분이 좋다가도 그 후에는 아닌 것 같고, 그런 것들이 반복된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떳떳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지수는 ‘달의 연인’에 출연한 남주혁과 실제로 동갑내기 친구로, 절친한 사이다. ‘꽃미남 브로맨스’에 함께 출연하기도 한 두 사람은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지수는 “잘생겨 보인다는 뜻 같아서 좋다”면서 웃었다. “주혁군과 닮았다는 소리 들을 때 기분이 정말 좋아요. 잘생겼다는 기분이 드는 것 같아서요. 심지어 제가 지나갈 때 남주혁이라는 말 들은 적도 있고, 주혁 군이 지나갈 때 지수다 한 적도 있고요. 저희끼리 결론도 내렸어요. 비슷한 부분도 있는데 제 눈이 좀 더 남성적인 것 같다고요.”
또한 지수는 변요한, 류준열, 엑소 수호 등과도 절친한 사이. 지수는 그들이 급성골수염으로 입원했을 때 병문안을 와 위로해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함께 잘 되고 싶은 마음을 전했다.
“잘 되는 모습을 보면 신기해요. 그런데 늘 어쨌든 자기 길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형은 그형대로, 어떤 친구는 어떤 친구의 길이 다 정해져있잖아요. 그래서 경쟁을 불러일으키지는 않는 것 같아요.”
지수는 MBC ‘앵그리맘’, 영화 ‘글로리데이’, KBS ‘발칙하게 고고’에 이어 ‘판타스틱’, ‘달의 연인’까지 쉴 틈 없이 연기하고 있다. 그는 벌써 차기작을 정했다. JTBC ‘힘쎈 여자 도봉순’에서 원리원칙주의 형사 국두 역을 맡아, 박보영, 박형식과 호흡한다.
“이번에 박보영 누나도 연하와 처음 연기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평소에 좋아하는 배우였는데 하게 돼서 영광이고, 짝사랑만 해왔는데 짝사랑을 당하는 역할을 하니깐 살짝 기분이 흐뭇하면서도 그배우가 박보영이라니 다리 아팠던 나에게 웃음을 주는 것인가 그런 생각도 잠깐 했어요. 박형식 형도 함께 나오는데 되게 재밌을 것 같아요.”
지수는 아직도 목이 마르다. 연기를 잘 하는 배우로서 떳떳해지고 싶다고 각오했다. “원래는 연기 잘하는 배우가 1번이었는데, 어느 순간 이 선배님 저 선배님 만나면서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구나 깨우쳤어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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