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나라 기자] KBS를 떠나 자유의 몸이 된 조우종이 싱글라이프를 공개했다.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그는 프리 선언 후 잉여의 삶을 지내는 중이었다. 짠내나는 혼자남의 일상. 측은함 그 자체였다.
19일 오후 TV리포트는 조우종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축 가라앉아 있었다. 일어난 지 한두 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조우종은 “지금 라면 물을 올리려던 찰나였다”고 말했다. ‘나 혼자 산다’ 속 웃픈 상황은 연출이 아닌 그의 일상이었다.
– 다음은 조우종과의 일문일답
Q : 방송 후 반응을 살펴봤나
A : 어제 본 방송을 봤다. 저도 제 모습이 저 정도일 줄은 몰랐다. 제가 사는 모습을 보니 너무 답답하더라. 그래도 공감해주시는 분들도 많고 검색어 1위도 해서 기쁘다. 댓글에 이직 준비하면서 쉴 때 저와 같은 모습이었다는 내용도 있더라.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몰라서 전 ‘나만 이런가?’ 생각했었다.
Q : 살이 많이 빠졌던데
A : 두 달 사이에 4~5kg이 빠졌다. 저는 쉬면 오히려 살찔까 봐 걱정했었다. 그런데 집에 혼자 있으니까 잘 안 먹게 되더라. ‘내가 뭐 한 게 있다고 먹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 먹으니 저절로 다이어트가 됐다. 몸 관리를 할 필요가 없게 됐다.
Q : 왜 마음껏 쉬질 못하나
A : 제가 놀아본 적이 없어서 그렇다. 회사를 다닐 때에도 휴가도 잘 못 썼다. 처음 1~2주는 정말 행복했다. 당당히 쉴 수 있었다. 그런데 막상 쉬게 되니 시간 활용이 안 되더라. 뭘 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거 할까’ ‘저거 할까’ 하다가 결정 장애가 생겼다. 결국은 ‘에이~ 집에 있자’ 이렇게 되더라.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직장 생활을 오래 한 사람들의 불안감이 있다. ‘이렇게 놀아도 되나’ 싶었다. 누굴 만나도 죄책감이 들어서 마음이 편하지 않더라.
Q: 스케줄이 아예 없는 건가?
A : 매니저가 열심히 일해서 잡고는 있다. 내일 스케줄이 하나 있는데 그거 끝나고 나면 또 다음 주 내내 쉬어야 한다(웃음).
Q : 함께 일하기에 코드가 맞나?
A : 제가 지금 코드를 따지거나 연예인이라고 갑질할 처지가 아니다. 지금도 서로 존댓말을 하고 있다. 이제 막 사귀기 시작한 연인처럼 잘 지내는 중이다.
Q : 프리선언 한 걸 후회하지는 않았냐
A : 순간순간 ‘나 큰일 났네’ ‘나 왜 그랬지?’ ‘실수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더라. 그렇다고 지금 KBS에 가서 통사정할 수도 없는 일이고, 그런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다. 스스로 위로하는 수밖에 없다. 제가 잠을 못 자는 이유가 이 생각 저 생각하느라 그렇다. 그렇다고 비관적인 건 아니다. 전체적인 삶을 바라볼 땐 낙관적인 성격이다.
Q : 혼자 몸이 됐다. 어떤 마음 가짐인가
A : 회사를 나오고 나니까 더 겸손해졌다. 뒤에 믿는 구석이 있으면 큰소리치고 그러는데, 저도 없지 않아 그랬던 것 같다. 과거를 반성했다. 이젠 몸 하나 남아 있다. 유리 멘탈 몸(웃음). 이걸 건사하려면 겸손하게 잘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내 인생을 잘 꾸려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전투적인 마음가짐이 생긴 것 같다.
신나라 기자 norah@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 MBC ‘나 혼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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