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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다’ 이정화 “아이비 언니와 다른 저만의 매력 있어요”[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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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손효정 기자] 뮤지컬 ‘아이다’가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성황리에 공연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주목받는 배우가 있다. 바로 암네리스 역의 이정화다.

청아하면서도 그 속에 힘 있는 목소리를 지닌 이정화는 ‘아이다’를 보러 온 관객을 홀리고 있다. 앞으로 그녀의 작품을 찾아보겠다는 팬이 생길 정도. 극에서 암네리스는 이집트 왕국의 철부지 공주에서 아이다, 라마데스와 삼각관계를 형성하면서 왕비로 성장하는 인물이다. 이정화는 팔색조 매력을 발산하며, 미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그녀는 뮤지컬계에서도 떠오르는 스타다. 2010년 뮤지컬 ‘투란도트’로 데뷔해, ‘모차르트, ‘노트르담 드 파리’, ‘체스’, ‘고래고래’, ‘머더 발라드’, ‘삼총사’ 등에 출연했다. 두터운 암네리스의 분장을 벗고 만난 이정화는 순수하고 꿈 많은 여배우였다. 관객에게 희망과 용기를 싶어서 뮤지컬 배우가 됐다는 그녀는 꿈을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 ‘아이다’ 캐스팅  경쟁률이 굉장히 높다고 들었다. 어떻게 캐스팅됐나.

“여자 배우들은 ‘아이다’도 그렇고 암네리스 역할도 정말 해보고 싶은 인물이라서, 모두 지원했다고 봐야겠죠. 사실 지난 시즌 때 아이다로 오디션을 봤는데 암네리스로 준비해오라고 하더라고요. 이번에 분장, 메이크업, 의상까지 암네리스와 비슷하게 하고 가서 오디션을 봤어요. 저한테 풍기는 이미지가 암네리스 같지 않아서 어떻게 어필할 수 있을까 생각이 많았거든요. 그런 준비된 자세를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 이정화 씨가 끌린 암네리스의 매력은 무엇인가?

“다른 인물은 예상이 되는데, 암네리스는 변화가 되는 캐릭터예요. 예측불가죠. 철없고 발랄한 공주에서 여왕으로 변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어요. 철부지 공주 연기가 처음에는 오그라들고 그랬는데, 하다 보니까 재밌는 것 같아요.”

– 아이비와 더블 캐스팅이다. 이정화 만의 차별화된 매력이 있다면?

“아이비 언니가 연기하는 것을 보고 ‘저렇게도 연기할 수가 있구나’ 배운 게 많아요. 언니도 암네리스 연기가 처음인데 원래 하고 싶은 작품 중 하나라고 하시더라고요. 외국 연출님은 아이비 언니가 딱 디즈니가 바라는 공주상이라고 하시더라고요. 한국 연출님은 ‘네가 한국인 정서에 좀 더 설득되는 것이 있다’고 해주셨어요. 배해선 선배님이 암네리스를 연기할 때 느낌도 있다는 말도 들었어요. 관객분들 평도 좋은 것 같아서 감사해요.”

– 이전의 ‘아이다’ 공연을 안 찾아 봤다고 들었다. 

“예전의 공연을 보고 제가 연기를 하면, 어떤 것들은 저도 모르게 똑같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시즌은 전체적으로 라인업을 젋고 새롭게 캐스팅했어요. 새로운 색깔을 입히는 것인데, 연출님과 대본만 믿고 상상을 꾸려가서 하는 것이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 ‘아이다’가 다른 뮤지컬과 다르게, 관객을 매료시키는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색감이 굉장히 좋은 작품인 것 같아요. 디즈니 뮤지컬다워요. 한 노래에 200개 큐가 있는 것 같아요. 이전까지는 ‘노트르담 드 파리’가 가장 완벽한 뮤지컬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아이다’인 것 같아요. 스토리도 좋고 남녀노소 구분하지 않고 봐도 후회하지 않을 만족스러운 작품인 것 같아요.

배우로서는 시국이 시국인지라 연기하면서 느끼는 바가 많아요. 암네리스가 진짜 사랑을 알게 되고 여왕이 되는 과정을 보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도자 상을 생각하게 돼요. 토요일마다 저는 공연을 하고 있어요. 집회는 참석하지 못하고 공연을 하니까 그런 점을 더욱 느끼는 것 같아요.”

– 공연이 3월까지 한다. 처음으로 롱텀으로 연기하는 것인데 걱정도 많이 되겠다.

“목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물도 많이 마시고, 잠도 많이 자고 하면서요. 예전에 공연하다가 급성으로 천식이 온 적이 있어요. 목소리가 다시 돌아올까 싶을 정도로 심했었어요. 최선의 공연을 보여드리는 것이 저의 일이니 잘 관리해야죠. 그런데 걱정, 고민만 하면 더 아프더라고요. 긴 작품은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쉽고, 그래서 리프레시하면서 제 삶도 따로 가지려고 하고 있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일하고, 운동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면서요.”

– 어떻게 뮤지컬 배우가 됐나.

“원래 노래를 좋아했는데, 중2 때 뮤지컬 ‘명성황후’ 보고 압도 당했어요. 내가 하고 싶은 게 저런 거구나 느꼈어요. 그러다가 고3 때 뮤지컬로 진로를 바꿨어요. 공부를 계속해왔는데, 이 열정을 누르고 살 수 없을 것 같다고 부모님께 말했어요. 지금처럼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다고 했고, 부모님이 그 모습을 믿어주셨어요.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도 진로를 바꾼다고 하니깐 많이 놀랐죠.”

– 인정받는 뮤지컬 배우가 돼서 부모님이 좋아하시겠다.

“부모님은 공연을 보시면, 캐릭터로 안 보고 계속 저로 보시는 거예요. 앙상블 할 때는 힘들겠다 하시다가 ‘체스’ 할 때 세종문화회관에서 홀로 노래하는 것을 보고 인정받는 배우가 됐구나라고 해주시더라고요. 아무래도 부모님은 일반 회사원으로 살면 좋을 텐데 왜 고생하나 걱정을 많이 하신 것 같아요.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고 1년 뒤 계획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전 내일을 모르는 만큼 남들보다 훨씬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살고 있는 것 같아요.”

– 인생작이라고 생각하는 작품은?

“‘투란도트’인 것 같아요. 대학교 4학년 때 앙상블 하면서 투란도트 엄마 역할을 하고, 주인공 커버도 했어요. 5년 뒤에 작품에 주제 메시지 주는 ‘류’ 역할로 꼽혀서 연기했거든요. 그때 초심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많이 받았고, 그걸로 딤프에서 조연상도 받았어요.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거나 유명한 작품은 아니지만 제겐 특별한 작품이에요.”

– 외모와 달리 강한 역할을 많이 연기하는 것 같다.

“작년에 ‘체스’ 전까지는 약혼녀 전문이었어요. 이번에 말고 그전에 ‘스위니 토드’에 올라갈 뻔했는데 엎어지면서 할 작품이 없어서 1년 쉬게 됐어요. 어차피 쉬는 거 이미지 변신하도록 노래도 많이 배우고, 연기 레슨도 받고, 자연스럽게 나이도 먹었죠. 그러다가 ‘체스’를 하게 됐고, 터닝 포인트가 됐죠. 김수로 프로젝트라고 소극장 연극 ‘고래고래’와 ‘머더 발라드’도 했어요. ‘고래고래’ 할 때는 술도 안 마시는데 술 취한 연기를 했고, ‘머더 발라드’에서는 섹시한 역할을 맡았어요. 못한다고 했는데 연출진 분들의 계속된 설득에 하게 됐어요. 결과적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렸고, 그때 팬분들이 많이 생겼어요. ‘삼총사’ 때도 응원을 많이 받았고요. 그게 힘이 많이 돼서 좋은 작품들을 만나는 것 같아요.”

– 다음에 연기하고 싶은 역할과 앞으로의 각오는?

“‘황태자 루돌프’라는 작품이 있어요. 그 작품을 앙상블로 하면서 주인공 커버를 했거든요. 대사며 동작이며 다 알고 있어요. 그 작품을 한다면 다시 만나고 싶어요. 여자 주인공이 황태자 루돌프가 고뇌에 빠져있을 때 용기를 북돋아 주는 캐릭터예요. 제가 무대에서 주고 싶은 메시지가 그런 것이에요. 앞으로도 문화생활이나 예술 등을 통해서 ‘정의가 살아 있다’고 전달하는, 여운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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