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나라 기자] ‘라디오스타’에 베테랑 개그맨들이 다 모였다. 남희석 지상렬 조세호 남창희. 입담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꾼’들이다.
당연히 선배들을 주축으로 방송이 진행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날의 주인공은 노련한 남희석도, 언어제조기 지상렬도, 대세 조세호도 아니었다. ’18년째 라이징스타’ 남창희가 토크를 장악하며 시선을 싹쓸이했다.
TV리포트는 스케줄차 중국에 가 있는 남창희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해외에 머무느라 본방송은 보지 못했다는 그. 하지만 쏟아지는 지인들의 연락 덕분에 방송이 잘 나왔다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미세하게나마 떨리는 목소리의 남창희는 “녹화 당일에 어떻게 하고 왔는지 기억도 안 난다”며 말문을 열었다.
-다음은 남창희와의 일문일답
Q : 방송에서 몇% 정도 보여주고 온 것 같으냐
A : 준비한 게 더 있었는데 다 못 보여드린 것 같다. 그래도 80%는 하고 온 것 같다.
Q : 남희석이 엄청 밀어주더라
A : 형님이 항상 저를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여긴다. ‘라디오스타’도 저 때문에 지원군을 자처하신 거다. 녹화 때도 저를 돋보이게 해주셔 감사하다.
Q : 그래도 녹화가 성공적이었나보다. 뿌듯해하는 남희석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A : 그러게 말이다. 얼른 은혜에 보답해야 하는데. 형님이 10년 넘게 친동생처럼 많이 챙겨주셨다. 이걸 어떻게 갚아야 하나 생각을 해봐도 잘 되는 것 말고는 갚을 길이 없더라. 형님이 어느 자리에 가시던 늘 제 얘기를 많이 하셨다. 형님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신경써주신만큼 보답할 수 있도록 잘 해야한다는 책임감이 크다.
Q : 남희석을 향한 충성도는 몇%?
A : 제 충성도는 120%다. 희석이 형의 연락 때문에 여자친구와 싸운 적도 몇 번 있다. 만난지 얼마 안 돼서 희석이형한테 전화가 왔다. ‘잠깐 올 수 있겠니?’라고 물으시길래 제가 여자친구를 옆에 두고 ‘바로 가겠다’고 했다. 과잉충성이나 다름 없다. 그래도 희석이 형의 일에 있어서 만큼은 여자친구가 포기해줘야하는 부분이다. 이걸 터치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Q : 베테랑 예능인인데 신인 같으면서도 신인 같지 않은 이 기분은 뭘까
A : 제가 제대로 한 번 웃겨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거 아닐까?(웃음). 저는 방송 카메라 울렁증이 있다. 또 새로운 사람 만나는 걸 어려워 한다. 그런데 방송은 매일 매일 새로운 사람과 부딪히지 않냐. 저는 방송과 진짜 안 맞는 성격이다. 그래도 18년 정도 하다보니 어쨌든 저쨌든 안면을 튼 사람이 많아져서 이제 방송이 더 편해지고 있다. 18년만에 편해진 거다. 이쯤 되니 18년을 버틴 제가 스스로도 대견하다.(웃음)
Q : ’18년째 라이징스타’라는 말을 듣는 솔직한 심경은?
A : 역으로 생각하면 18년째 하고 있다는 게 불가사의한 일인 거다. 저는 큰 재능도 없는데 다른데서 돈 안 벌고 방송으로 돈 벌어 살고 있지 않느냐. 이런 사실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남들은 ‘안 된다’고 하지만 ‘된다 된다’ 해주는 저의 사람들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다. ‘라이징’이지 않느냐. 18년째 유망주라는 건 ‘노망주’나 ‘망한주’로 끝난 게 아니라는 뜻이니까 감사한 일이다.
Q : ‘라디오스타’ 나온 게스트는 대부분 잘 됐다. 희망적이다
A : 저도 잘하고 열심히 하고 싶은데 보여드릴 수 있는기회가 없어 천추의 한이 됐다. 좀 한풀이를 할 수 있는 장이 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라디오스타’를 통해서 기회 얻은 친구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저도 꼭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신나라 기자 norah@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MBC ‘라디오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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