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완성보다 뭔가를 한다는 행위 자체가 중요하죠.”
영화 ‘프리즌'(나현 감독)의 한석규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TV리포트와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프리즌’은 감옥에서 세상을 굴리는 놈들, 그들의 절대 제왕과 새로 수감된 전직 꼴통 경찰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과감한 설정과 탄탄한 플롯, 디테일로 가득한 시나리오로 일찍이 업계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연기 인생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한 한석규는 교도소에 군림한 제왕 익호 역을 맡아 영화 전반에 걸쳐 비장한 무게감을 불어넣는다. 대중의 뇌리에 강하게 박힌 그의 다정다감한 목소리에 서늘한 절대악의 늬앙스를 끼얹는 쉽지 않은 작업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쉬리’, ‘구타유발자들’, ‘베를린’ 등 충무로 현대사 중요한 순간을 함께 한 그는 매번 자신의 연기에 대해 “아쉽다”고 평했다. ‘연기신’이라 불리는 그가 유독 스스로 연기에 야박한 이유는 뭘까.
“후.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게 되네. 예전엔 내 연기가 꼴보기 싫었어요. 눈이 좀 멍때린다고 해야 하나. 요즘 조금 봐줄만 해요. 관객으로서 내 연기를 보면 눈에 이제 좀 사연이 담겨 보여요. 그게 마흔 살은 넘어야 가능하더라고요.”
한석규는 “뭘 이루고 완성하는 건 하나도 안 중요하다”고 했다. 뭔가를 해내는 결과보다 한다는 행위 자체, 연기 그 자체가 유의미한 것이라고.
“젊었을 땐 이루는 것, 잘하는 것, 해내는 것에 정신이 팔려 있어요. 어느 순간부턴 그게 별게 아니더라. 하나도 중요하지 않더라고요. 중요한 건 일단 하는 게 중요하구나. 저는 늘 플레이어로 남고 싶어요. 특별히 변하게 된 계기는 없어요. 자식도 낳아보고, 죽음도 보고, 나이 먹으면서 점점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프리즌’은 3월 23일 개봉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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