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마동석은 몇 해 전 한 술자리에서 중국동포 범죄조직을 잡는 강력한 형사들의 이야기를 꺼냈다. 실제 친분이 있는 형사에게서 전해 들었다는 그는 이를 영화로 만들 것이라며 흥에 겨워했다. 한창 주가를 올리던 그가 쉴 틈 없는 다작 행보로 소모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던 때였기에, 그의 이야기에 크게 마음이 끌리지 않았다.
하지만 4년 뒤 이 이야기는 영화 ‘범죄도시’로 만들어져 500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그 사이 마동석은 팀 고릴라를 꾸려, 시나리오 기획, 집필을 시작했다. 개봉을 앞둔 ‘원더풀 라이프’, ‘곰탱이’와 촬영 중인 팔씨름 소재의 ‘챔피언’도 마동석이 직접 기획하고 작가를 꾸린 작품들이다.
“워낙 영화를 좋아해서 직접 기획을 하게 됐어요. 작가들과 시나리오 쓰는 것도 있고, 웹툰의 영화화도 준비 중이고. 다양한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범죄도시’도 그중 하나고요. 아이디어가 많다 보니 그 가운데 빼앗긴 기획도 있긴 한데,(웃음) 아깝진 않아요. 영화가 기획이 중요하긴 하지만 시나리오와 연출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일이 좀 많긴 하지만 보람 있고 재밌어요.”
그가 오래전부터 기획하고 있는 작품 가운덴 좀비물도 있다. 지난해 한국형 좀비버스터 ‘부산행'(연상호 감독)에서 로맨틱한 상남자 상화 역으로 분해 천만 관객을 사로잡은 마동석. 그는 ‘부산행’과 관련해 흥미로운 이야기도 건넸다.
“원래 ‘부산행’ 시나리오에는 좀비로 변한 상화가 등장해 용석(김의성)을 덮치는 장면이 있었어요. 너무 후반부 스토리라, 그냥 상화가 죽은 것처럼 이야기를 바꿨죠. 연상호 감독에게 만약 ‘부산행2’ 만들면 저랑 정유미랑 낳은 딸이 크고, 제가 상화 쌍둥이 삼촌으로 나오면 안 되냐고 했더니 ‘형님, 그건 안 됩니다’라고 하대요.(웃음)”
‘범죄도시’로 물오른 마동석은 11월 2일 개봉을 앞둔 영화 ‘부라더'(장유정 감독)로 다시 한번 관객을 홀린다. ‘부라더’는 뼈대 있는 가문의 진상 형제가 멘탈까지 묘한 여인 오로라를 만나 100년간 봉인된 비밀을 밝히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마동석은 ‘부라더’에서 자신의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코믹한 캐릭터 석봉을 맡았다. 석봉은 가보도 팔아먹는 캐릭터. 마동석 특유의 은근한 유머와 덩치와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매력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정유정 감독은 “마동석은 코미디에 천부적 재능이 있다”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일부러 웃기려 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타이밍이 중요하죠. 특히나 코미디 영화에는 애드리브가 필수적이에요. 시나리오에 빈 공간이 있게 마련인데, 그 여백을 한 두마디 애브리브로 채우는 거죠.”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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