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백종원은 요리연구가를 넘어 대한민국 경제를 움직이는 큰손으로 불린다. 그는 현재 SBS에서 방영 중인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을 통해서 ‘선한 영항력’을 과시하고 있다.
먼저 ‘골목식당’은 침체된 골목 상권을 살리기 위해 요식업계 대부 백종원이 나서 솔루션을 해주는 프로그램. 이제 백종원하면 ‘골목식당’이 연관 검색어처럼 떠오를 정도다. 지난 2018년 1월 5일 첫방송 된 ‘골목식당’은 지난 1월 8일 100회를 맞이했다. 수요일 동시간대 1위를 수성하고 있으며, 겨울특집으로 꾸며진 99회가 11.9%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제주도로 이전한 포방터 돈가스집처럼 착한 식당도 있었지만, 지금은 개과천선했지만 포방터 돈가스집, 청파동 피자집처럼 ‘빌런’으로 불린 식당도 많았다. 그러다보니 시청률을 위한 자극적인 전개를 하려고 빌런을 섭외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들이 나왔다. 이에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백종원은 “시청자분들의 오해”라고 강조했다.
“‘골목식당’을 하면서 골목 첫 촬영할 때 가장 힘들고, 두근두근해요. 풀리지 않은 실타래 같아요. 의심병이 되게 많아져요. 학교에서 매일 보고 생활하는 친구도 2~3달은 지나야 진짜 성격이 보이잖아요. 작가님들은 섭외를 할 때 2~3번의 미팅을 통해서 인포메이션을 뽑고, 촬영을 일주일 정도 남겨두고 식당이 결정 돼요. 빌런의 소지가 있는지 없는지를 어떻게 알겠어요.
그래서 저도 두근두근 하면서 사장님들을 만나고, 실제 정체는 두 번쯤 촬영해봐야 나와요. 이분들의 성격이 어떠냐에 따라서 대놓고 나오는 분들도 있고, ‘네네’는 하지만 진심이 아닌 것 같을 때도 있고요. 그런데 거의 대부분의 분들은 평균치예요. 일부러 이상한 분들을 섭외한 적은 없어요.”
또한 백종원은 시청자들의 또 다른 오해도 해명했다. 시청자들은 백종원이 ‘골목식당’을 촬영하면서 ‘홧병’에 걸릴 것 같다고 걱정한다. 이에 대해 백종원은 화를 못 참을 때도 있지만 시청자의 생각과 다른 점이 있다고 짚었다.
“시청자분들은 식당 주인이라는 것을 먼저 놓고 생각하잖아요. ‘사업을 해야하는 사람인데 왜 저럴까’ 전제조건을 놓고 생각해서 화가 나는 거고, 저는 시청자분들보다는 화가 덜 나요. 이분들이 식당을 하는 것 뿐이지, 그것을 빼면 일상적으로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일단 식당 주인이 왜 그럴까 해서 화가 더 나는 거예요.
저도 안 참는 경우도 많아요. 어떨 때는 막말할 때도 많아요. 그런데 이게 촬영이라고 생각하면 못해요. 이렇게 방송을 오래할 수 있는 것도 카메라를 잊어버려서 같아요. 특히 ‘골목식당’은 모니터링도 안 해요. 모니터링을 하면 리얼이 안 되고 예능이 되잖아요.”
한 예로 백종원은 홍제동 팥칼국수집을 언급하며 “그분도 팥칼국수집 사장님이라고 놓고 봐서 그렇지 그냥 일반적인 사람이다”면서 “100회까지 하면서 가진 노하우가 있다. 억지로 하지 말자는 거다. 본인이 솔루션을 힘들어하거나, 의사를 밝히면 그뜻을 존중해서 거기서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백종원을 향한 오해는 ‘백종원 프렌차이즈 식당은 가격을 안 줄이면서, 골목식당만 줄이라고 하냐’는 것이다. 백종원은 “그게 가장 억울하다”면서 “우리 가게에 득이 되게 하려면, 작은 가게들은 다 망해야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난 프렌차이즈와 개인은 타깃이 다르기 때문에 경쟁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하면서 ‘골목식당’을 하는 목표에 대해 밝혔다.
“우리 점주들도 회사에 기대지만, 결국에는 자신만의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식업자들의 경쟁력이 좋아져야 경쟁력 있는 음식들이 많이 생기고, 사람들이 주머니를 여는 거예요. 저는 ‘골목식당’을 통해서 음식장사의 어려움을 시청자분들이 봤으면 했어요. 외식 문화가 발전하려면 파는 사람도, 사먹는 사람도 중요하거든요. 요즘 소비자분들의 눈높이가 높아졌어요. 그래서 전반적인 분위기가 좋아진거거든요. 이렇게 문화가 자리잡고, 파이도 커지면 우리도 먹고 사는 거죠. 나 좋자고 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당장을 위해서 경쟁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경쟁력을 갖추자는 거예요.”
그렇다면 ‘맛남의 광장’은 어떨까. ‘맛남의 광장’은 지역의 특산품이나 로컬푸드를 이용한 음식을 만남의 광장에서 파는 프로그램. 목요일에 방송되며 ‘골목식당’과는 또 다르게 훈훈하고 정겨운 맛으로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백종원은 ‘맛남의 광장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맛남의 광장’ 메인 작가 황보경 작가가 ‘3대 천왕’ 세컨 작가였어요. 저랑 차를 같이 탄 시간이 많았고 얘기를 많이 했어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은 새로운 브랜드를 기획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여기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시청률을 보고, 우리는 브랜드를 만들고 소비자 반응을 보는 거죠. 단기적으로 시청률이 잘 나오는 프로가 좋은가, 장기적으로 봐서 좋은 호응을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좋을지 항상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식자재를 잘 모르고, 외국에서는 휴게소에서 각 지역 특산물 음식을 팔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맛남의 광장’이에요.”
‘맛남의 광장’으로 인해 지역 특산품 소비량이 늘어나고 경제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휴게소의 맛에 대한 평은 좋지 않다. 이에 대해 백종원은 “우리가 방문한 휴게소의 맛이 다시 돌아간다는 반응을 알고 있다. 스트레스를 엄청 받는다. ‘골목식당’으로 다시 가야하나 생각도 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그는 “현재 휴게소 상황이 골목식당 보다 안 좋은 곳도 많다”고 덧붙였다.
백종원은 또한 “우리 프로그램의 목적은 휴게소에 음식 메뉴를 주는 것이 아니다. 잊혀져서 안 먹는 식자재를 홍보하는 것이 목적이다”면서 “일반 시청자분들이 방송을 보면서 음식을 해먹어 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방송이 늘어져 보이더라도 레시피를 자세히 보여주는 것이고, 저의 유튜브에 ‘맛남의 광장’ 레시피를 서비스로 해드리는데 반응이 좋아서 앞으로도 계속 올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백종원은 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맹점주들을 위해 전국 1480여 개 가맹점을 지원해 선한 영향력으로 화제를 모았다. 2개월치 로열티를 전액 감면하고, 커피원두와 정육, 소스 등 주요 식자재에 대한 공급가를 한시적으로 인하한다. 또한 휴점 기간 동안 발생한 폐기 식자재에 대한 비용을 본사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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