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귀임 기자] ‘모두의 주방’이 따뜻하고 소소한 재미를 남긴 채 안방극장을 떠났다. 그야말로 힐링 예능프로그램이었다.
올리브 예능프로그램 ‘모두의 주방’을 연출한 박상혁 CP와 김관태 PD는 최근 TV리포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약 10주간의 여정을 의미 있게 마무리한 만큼 하고 싶은 말도, 기억에 남는 일도 많았다.
‘모두의 주방’은 혼자 와서 모든 것을 처음 같이 해보는 사람들 간의 예측불허 소셜다이닝을 주제로 한 요리 예능 프로그램. 지난해 12월 파일럿 방송 후 호평을 받으며 정규 편성을 확정 짓고 10주 동안 시청자들과 만났다.
그래서 일까. 박 CP와 김 PD도 ‘모두의 주방’ 종영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CP는 “개인적으로 애착이 많이 갔던 프로그램이었다. 만족도도 높았다. 출연자들은 물론, 시청자들도 애정을 가지고 계속 봐주는 분들이 있어서 뿌듯했다”고 했고, 김 PD는 “기분 좋게 마무리 된 거 같아서 만족스럽다. 출연진도 기분 좋게 마무리하고 돌아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쏟아지는 ‘쿡방’ 혹은 ‘토크쇼’와 분명 달랐다. 이에 시청자들은 신선하게 느꼈고, 출연진과 제작진의 만족도도 높았다. 소셜 다이닝이라는 트렌드를 잘 읽어냈기에 가능했다. 야노시호 이루마 등 흥미로운 섭외도 한 몫을 했다.
박 CP는 “다들 잘 모르는 사이지만, 함께 만든 요리가 모여서 식탁으로 갔다. 제작진의 개입이 전혀 없고, 모니터로만 상황을 보기 때문에 물가에 내놓은 아이 같기도 했다. 서로 요리를 도와주고, 자유롭게 하니까 그게 또 잘 된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PD도 “각자 아는 지식을 담아서 어떻게든 요리를 완성해냈다. 그럴 때보면 신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요리 프로그램 보면 요리가 오래 걸리니까 미리 준비했다가 바꿔치기 하기도 하고, 모든 세팅을 미리 해놓기도 한다. ‘모두의 주방’은 그런 과정을 뺐다. 그래서 주방 구조도 신경 써서 바꾸고, 촬영 현장에도 제작진이 들어가지 않았다. 제작진이 같이 있으면, 계속 촬영을 중단해야 하고 녹화 시간도 길어진다. 제작진은 후반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덕분에 잘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모두의 주방’ 레시피도 인기였다. SNS 등에는 이 레시피를 따라한 게시물도 상당히 올라와 있을 정도. 박 CP와 김 PD는 “모든 요리가 다 맛있었다. 레시피를 따라해 보기도 했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맛있었던 요리에 대해 박 CP는 강호동의 라자냐를, 김 PD는 웬디의 치즈 닭갈비를 각각 꼽았다. 박 CP는 “강호동이 유명한 송훈 셰프에게 라자냐 레시피를 배웠다. 라자냐를 케이크처럼 만들어서 의미 있었는데, 맛까지 있었다”고 강조했고, 김 PD는 “웬디의 치즈 닭갈비가 진짜 맛있었다. 지금까지 먹어 본 닭갈비 중에 제일 맛있었다”며 극찬했다.
잘 꾸며진 공유 주방을 찾아내거나,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조합을 섭외하는 등 제작진의 숨은 노력도 있었다. 이에 따라 ‘모두의 주방’ 방송 후 공유 주방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다.
김 PD는 “공유 주방이 상당히 많은데, 우리 프로그램 콘셉트를 듣고 한 사장은 ‘우리가 하고 싶었던 포맷’이라고 했다. 정말 좋아해줬다”며 “파일럿 방송 후에도 반응이 있었다. 촬영했던 장소의 예약이 다 차서 그곳에서 촬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겼다”고 전했다.
박 CP는 “사실 연예인들은 계속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일의 연속이다. 그렇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 토크쇼에 같이 출연했다고 해서 친해진다는 생각도 하지 않을 거다. ‘모두의 주방’은 그리 길지 않은 녹화 시간이지만, 촬영 후에 서로의 전화번호를 교환하기도 하더라”며 “한 공간에서 같이 식탁을 차리는 것이 어떤 미션을 수행하는 것 같고, 뿌듯해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급속하게 친해지는 것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소셜다이닝 매력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정말 잔잔해서 지루할 수 있는데, 많은 분들이 애정을 가지고 봐줬다. 심심한 평양냉면 같은 매력에 빠지기가 쉽지 않은데,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올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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