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미스마’ 그 귀신, 대체 누구지?
배우에게 중요한 건 분량이 아닌 존재감이다. 단 10분 여의 출연이었지만 극중 자신이 맡은 캐릭터 석자를 검색어로 만들었다. 주인공이 아님에도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짧은 분량이었지만 모든 걸 쏟아냈고, 그 열정이 시청자에게도 통했다.
SBS 토요드라마 ‘미스마:복수의 여신’에서 글래머러스한 무당으로 등장해 강렬한 존재감을 선사한 주인공은 배우 이선아였다. 대중에게 아직 이름 석자가 낯선 배우지만 SBS 11기 공채 탤런트 출신의, 연기 경력이 긴 배우다. 결혼 후 잠시 휴식기를 가진 그녀는 ‘미스마’의 출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내러티브가 있는 역할을 맡은 건 데뷔 후 처음이었기 때문에 유독 애정이 가는 작품이라고.
“전에는 단순히 정보 전달에 그치는 캐릭터를 맡았던 게 전부인데 ‘미스마’는 사연이 있는 인물이에요. 서소정이라는 사람의 삶을 분석하고, 살 수 있다는 게 기뻐요. 시청자들이 귀신인지 무당인지 물어보는데 그 둘을 연기한 여배우로 출연 중인거예요. 독특하죠? 연기하면서 처음으로 그 사람의 삶을 사는 기분이랄까요. 게다가 김윤진 선배가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할 뿐이에요”
서소정은 극중 미스 마(김윤진 분)가 쫓는 진실을 알고 있는 핵심 캐릭터다. 최근에도 드라마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장면을 함께 촬영했다.
“정말 중요한 신이거든요. 김윤진 선배가 감정이 잡히면 시작하자면서 기다려주셨어요. 근데 하필 그날 커피숍이 너무 시끄러운 거예요. 아이들 소음부터 트럭 소리까지 집중을 못한 상태에서 촬영이 끝났는데 마음에 편치 않았어요. 솔직히 제 입장에서는 ‘다시 촬영하자’라는 말을 하는 게 두렵잖아요. 근데 김윤진 선배가 먼저 눈치를 채시고 ‘마음에 안 들지? 한 번 더 갈래?’라고 얘기해주시면서 또 감정 잡기를 기다려 주셨어요. 지금까지 유명한 여배우 선배들과 몇 번 호흡을 맞춰봤지만 김윤진 선배처럼 인성도 연기도 훌륭한 분은 처음이었어요. 정말 감동까지 받았다니까요. 이런 배려가 처음이 아니라 익숙한 분 같았어요”
김윤진과의 작업은 배우로서도 영감을 줬다. 2016년 일반인 남성과 결혼한 이선아는 연예 활동에 잠시 회의를 느낀 적이 있었다. 우울증도 찾아왔다.
“여배우로 산다는 게 생각 보다 힘들 때가 있었어요. 여배우라서 경험해야 하는 일들이 있어요. 설명하기 복잡하지만, 그런 서러움이 좀 감당이 안되더라고요. 모든 게 싫어져서 다 놓고 연기를 접으려 했어요. 그때 남편이 가장 많은 도움을 줬어요. 정말 긍정적인 사람이거든요. 김윤진 선배의 배려심 역시 좋은 선배의 갈 길을 알려주신 것 같아요. ‘미스마’가 좋은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이선아가 연기 다음으로 가장 좋아하는 건 운동이다. ‘미스마’에서 보여 준 굴곡진 몸매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단련된 것이다. 관련된 책을 낸 적이 있을 정도로 운동에 지식도 깊다. 홈트레이닝이 유행하기 전 집에서 하는 운동에 관심을 가졌다.
“다이어트에는 왕도가 없어요. 마음을 잘 먹는 게 중요해요. 물론 그게 쉽지 않지만(웃음). 전 먹기 위해서 운동하거든요. 우울증도 운동으로 극복했을 정도로 애착이 있어요. 몸과 마음이 하나라고 생각해요. 몸이 좋아지면 마음도 좋아져요. 다이어트 하시는 분들에게 팁을 드리자만 자신의 체형과 비슷한 여배우나 모델 사진을 붙이고 목표를 삼는 거에요. 초반에는 힘들겠지만 3kg만 감량해도 몸이 달라지는 게 보이실 거에요”
남편의 취미도 운동이다. 남편을 언급할 때 마다 행복한 미소를 보인 이선아는 “얼굴은 안봐도 몸은 본다”며 운동을 좋아하는 남편의 몸매를 자랑했다.
“‘미스마’를 통해 연기하는 재미를 알아가고 있어서 아직까지 아이를 낳을 계획은 없어요. 남편도 연기하는 걸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고 있거든요. 앞으로도 이런 사연이 있는 인물 역을 맡고 싶어요. 인물과 공감하며 그 인물의 삶을 제가 위로해주고 싶어요. 한 사람과 가까워지려면 그 사람의 아픔을 먼저 알아줘야하는데 그런 점에서 배우는 이해심이 깊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인물들을 살아내며,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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