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반가운 컴백 소식이다. 그 이름만으로 충분한,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영국 밴드 원디렉션(One Direction) 출신 리암 페인(Liam James Payne)을 소개하려 한다.
리암 페인은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더 엑스 팩터’(The X Factor) 시즌5와 시즌7 출신 스타다. 설명이 불필요할지 모르지만, 리암 페인에게는 잠재력으로 꽁꽁 쌓여있던 운명이 고개를 들이민 시점이었다. 리암 페인, 그리고 원디렉션의 역사가 시작된 지점이기 때문이다.
당시 함께 출연했던 나일 호란(Niall Horan),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 루이 톰린슨(Louis Tomlinson), 제인 말리크(Zayn Malik)와 2011년 팀을 결성했고, 이미 유명세가 있던 인물들이 모인 만큼 원디렉션은 데뷔와 동시에 슈퍼스타로 올라섰다. 우리나라 식으로 말하자면, 아이돌 스타 이미지로 큰 인기를 모았다.
데뷔 싱글 ‘What Makes You Beautiful’부터 살펴보자면, UK싱글차트 1위를 차지했고, 영국에서 가장 빠르게 많이 팔린 데뷔 앨범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의 경우, 최고 4위까지 올랐다. 같은 해 11월 정규 데뷔 앨범 ‘Up All Night’로는 미국에서만 17만 6천장을 팔아치우며 영국 그룹 최초라는 결과를 세웠다.
“원디렉션은 5000만 달러의 가치가 있는 비즈니스 제국”이라고 표현한 소니뮤직 UK의 최고 경영자 닉 가필드의 평은 결코 무리가 아니었다. 그렇게 세계를 무대로 한참을 달리던 중, 제인 말리크가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며 팀을 탈퇴한 2015년 원디렉션도 잠정 휴식기에 들어갔다.
홀로서기에 돌입한 리암 페인에게는, 또 다른 전설을 쓰기 위한 시간이기도 했다. 2017년 발매한 솔로 데뷔 싱글 ‘Strip That Down’ 성적부터 증명한다. 에드 시런(Ed Sheeran), 프로듀서 스티브 맥(Steve Mac)과 힘을 합쳐 만든 이 곡은 UK싱글차트 3위, 빌보드 싱글 차트 10위, 15개국 스포티파이 차트 10위권, 글로벌 스트리밍 조회수 18억 회 이상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 각종 시상식 노미네이트는 말할 것도 없다.
마침내, 본론이다. 원디렉션 당시와는 흐름이 달라졌지만, 디렉셔너(원디렉션 팬덤)들의 또 다른 디렉션이 되어줄, 리암 페인이 신곡 발표 소식을 알리며 국내 팬들과도 인사를 나누게 됐다. 다시 한 번 에드 시런, 스티브 맥과 작업한 ‘Stack It Up(feat. A Boogie Wit Da Hoodie)’ 발매를 기념해 얼마 전, 리암 페인과 나눈 짤막한 전화 인터뷰를 공개한다.(인터뷰는 곡 발매 전 진행됐음을 밝혀둔다.)
Q. 솔로 활동으로도 대성공을 거두고 있어요.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생각하나요? 모두 알다시피 원디렉션은 어마어마한 그룹이잖아요.
A. 사실 이렇게까지 잘될 줄은 몰랐어요. 지난 2년 동안의 성과가 담긴 자료를 최근에 받았는데요. 그동안의 스트리밍 횟수 등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 그런지 더욱 더 감사함을 느껴요.
Q. ‘Strip That Down’의 가사에도 잘 나와 있는데요.(You know, I used to be in 1D. now I’m out, free) 원디렉션 활동에 비해 스스로가 생각하는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음악적 색깔과 외모가 모두 변화한 걸로 보이거든요.
A. 솔로로 활동하다보니 모든 결정이나 책임을 혼자 도맡아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여기서 오는 부담감과 압박감이 아무래도 크죠. 반면에 음악이나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거든요. 이건 정말 좋은 점이죠.
Q. ‘Strip That Down’을 보면요. 곡이 굉장히 세련되고 트렌디한 느낌이에요. 요즘 인기 있는 DJ(제드, 조나스 블루 등)들과 컬래버레이션도 꽤 했잖아요. 보통 어디에 중점을 두고 곡 작업을 하나요? 곧 나올 신곡이 매우 기대됩니다.
A. 저는 협업을 좋아해요. 그 과정 자체가 정말 즐거워요. 흥미로운 사람들을 비롯해 좋은 뮤지션들을 많이 만날 수 있잖아요. 인터넷이 워낙 빠른 시대이다 보니, 사람들이 쉴 새 없이 음악에 노출되곤 해요. 제가 밴드로 활동하던 당시와도 또 다른 환경이에요.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어요.
Q. 자세히 말해보면, R&B, 그리고 소울풍의 힙합 곡이 주를 이루는데요. 가사도 매우 관능적이고 솔직한 편 같아요. 용기, 우정 등 내용을 담은 팝이 메인이던 원디렉션 활동 당시와 정말 대조되는 장르 같거든요. 바로 리암 페인이 원하던 비전이었나요? 더 보여줄 색깔이 있다면요?
A. 지금은 R&B와 힙합에 몰두하려 해요. 이 장르의 뮤지션들에게 정말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시간이 지나면 다른 장르도 시도해 볼 수 있겠죠. 그래도 R&B와 비슷한 선상에 놓여있지 않을까 싶어요.
Q. 칭찬으로 들어주세요. 리암 페인의 솔로 무대를 보고 처음 떠오른 생각이 ‘저스틴 팀버레이크’였어요. 리암 페인도 그의 팬으로 알고 있어요. 이런 이야기를 종종 듣는 편인가요?
A. 가끔 들어요.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제가 정말 존경하고 좋아하는 뮤지션이자 사람이에요. 제가 만드는 노래에도 많은 영향을 줬어요. 이런 말을 들으면 너무나 기분이 좋아져요.
Q. 아까 살짝 언급했지만, 새 싱글 ‘Stack It Up’ 발매를 앞두고 있어요. 소개 좀 부탁드려요.
A. 우선 에드 시런과 곡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사실 곡을 처음 들었을 때는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너무 돈 이야기만 하는 건가?’싶었거든요.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 혹은 특별한 사람을 위해 돈을 번다는 내용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돈이 아무리 많아도, 함께 즐길 사람이 없으면 행복할 수 없으니까요.
Q. 에드 시런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에드 시런, 스티브 맥과 연이어 작업을 했는데, 기대치가 몹시 높을 것 같거든요. 어느 정도 성적을 예상하고 있나요? 세 사람이 함께한 에피소드가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A. 두 사람 모두 제 음악 스타일을 잘 이해하고 있어요. 스티브 맥은 현존하는 최고 프로듀서 중 한 명이기도 해요. 역시 ‘Strip That Down’과 비슷한 방식으로 작업했어요. 실력파 송 라이터인 에드 시런과 스티브 맥 조합이라니, 그저 기쁘고 영광일 뿐이에요. 자신감이 좀 더 붙은 시간이었어요.
Q. 조금 이를 수도 있지만요, 신곡이 곧 나오니 여쭤볼게요. 새 앨범 방향이나 앞으로의 계획 그리고 목표가 궁금해요.
A. 사실 앨범 작업을 한지는 1년이 훌쩍 넘었어요. 다만 발매일, 싱글 형식을 고집할지 등이 고민이에요. 예상보다 싱글에 대한 반응이 좋았거든요. 아직 앨범 발매에 대한 큰 압박감은 없는 상황이에요. 계속 준비하다가 적절한 시기에 선보이려 해요.
덧붙이자면, R&B의 영향을 많이 받은 앨범이 될 거예요. 싱글로 내지 못했던 곡들도 대거 수록될 예정이에요. 만족스럽게 만들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첫 앨범이니만큼, 열심히 작업하고 있어요.
Q. 원디렉션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한국에도 원디렉션의 팬이 많이 있어요. 현재 휴식기인데, 완전체 활동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A. 나일 호란, 루이 톰린슨과는 재결합에 대한 대화를 했었어요. 해리 스타일스와는 최근에는 기회가 없었어요. 언젠가 다시 뭉쳐 활동한다면 정말 좋겠죠. 지금 당장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Q. 통화가 끝나가는 데요. 가벼운 질문 하나 할게요. 기억하나요? BTS(방탄소년단) 지민과 마이크 돌리기 시합을 원한다는 팬의 트윗에 “내가 졌다”며 우스갯소리를 남긴 적이 있어요. 마이크 돌리기는 리암 페인의 시그니처 퍼포먼스 중 하나잖아요. 팬들이 진짜 시합을 원하고 있어요.
더불어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도 한국에 오고 싶다는 바람을 밝힌 적이 있는데요. 지민과의 대결이 성립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지 묻고 싶어요.
A. 무조건 지민 씨가 이길 거예요. 저도 그분이 마이크 뒤집는 영상 봤거든요. 하하하. BTS는 정말 프로다워요. 멤버 모두가 제가 원디렉션으로 활동했을 때나, 어렸을 때의 저보다 훨씬 더 자신의 커리어에 집중하며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BTS 안무를 보잖아요? 생전 처음 보는 움직임이 있을 정도에요. 언제나 느껴요, 그들은 정말 대단해요!
한국에 정말 가고 싶은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요. 한국 팬들에게 메시지 하나 남겨도 될까요? 시간이 지나도 언제까지나 제 옆을 지켜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얼마 전에 잠시 휴식기를 가졌었는데요. 이때 마저도 제 음악을 들어주시고 즐겨주신 걸 알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곧 한국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요.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유니버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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