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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하 “‘VIP·’웰컴2라이프’ 극과극 연기…많이 성장한 1년”[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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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손효정 기자]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VIP’로 재발견 된 배우를 꼽을 때, 배우 신재하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극중 가장 바람직하고 따뜻한 인물로 통하며, 대중의 호감을 받았다.

신재하는 ‘VIP’에서 백화점 VIP 전담팀의 신입사원 마상우 역을 연기했다. 초반에는 눈치없는 어리바리 오지라퍼로 보였던 그는 알고보니 장관의 아들로 금수저이면서 인성이 바른 사람이었다. 특히 박성준(이상윤 분)과 온유리(표예진 분)의 사이를 알게 된 후, 나정선(장나라 분)을 위로해주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나이는 어리지만 키다리 아저씨 같은 모습이 훈훈했고 감동을 안겼다. 

올해 데뷔 6년차가 된 신재하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그는 2014년 SBS ‘피아노’로 데뷔했으며, 영화 ‘거인’에 출연했다. 이후 그는 KBS 2TV ‘너를 기억해’, ‘발칙하게 고고’,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 ‘원티드’, ‘당신이 잠든 사이에’,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시를 잊은 그대에게’ 등에 출연하며 다양한 연기를 소화했다.

특히 신재하는 올해 ‘VIP’ 이전에는 MBC ‘웰컴2라이프’에서 사이코패스 살인마 연기를 펼치며 시청자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캐릭터에 맞게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며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것. 유쾌하지만 연기에 대해서는 진지한 신재하와 지난 시간들을 돌아봤다.

– 촬영을 다 마치고, ‘VIP’를 본 소감은?

“사전제작 드라마를 하면,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초반부 1~4회 찍은 게 5개월 정도 된 것 같아요. 배우들끼리도 방송을 보면서 ‘이 회차 엔딩 뭐였지?’ 그런 얘기하면서…저희도 가물가물해서 대본을 다시 보고 그랬어요. 시청자의 눈으로 더 냉철하게 드라마를 본 것 같아요.”

– 냉철하게 보면서 느꼈던 점은?

“찍을 때도 느꼈지만 박성준(이상윤 분)은 나쁜 놈이에요. 농담이고(웃음). 주변에 반응들을 듣게 되는데 대부분 공통적으로 하는 반응이 ‘고구마 같다’, ‘답답하다’고 하는데 당연히 얘기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마지막회는 잘 끝날 것을 알고 보니깐 덜 했고, 고생한만큼 잘 나온 것 같아서 좋았어요.”

– 동료들이나 친구들의 반응은 어땠나?

“같이 작업을 했던 동료들, 선배들이 연락을 해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도 제가 드라마를 하면 ‘잘 보고 있어’인데,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지는 않거든요. 이번에는 되게 많은 친구들이 물어봐서 놀랐어요. 캐나다, 미국에 있는 친구들도 있는데, 한국인 친구들끼리 모여서 ‘VIP’를 본다고 반응을 보여드렸더니 상윤이 형이 라이브 방송에서 ‘세계적으로 욕 먹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 결말 만족하나? 

“권선징악이죠. 잘못한 사람들은 잘리고, 결국 전담팀에는 박성준, 온유리(표예진 분)를 뺀 나머지 분들만 남았죠. 저는 이 결말이 베스트라고 생각하거든요. 나라 누나(나정선 역)가 정의 구현을 간접적으로 해서 좋았어요. 직접적으로 하면, 너무 표독스러운 모습이 될 것 같아서요.

시청자분들이 상우가 정선이와 연결 됐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절대 그런 일은 없고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상우가 정선이를 좋아하고 많이 챙기는 것 같다는 거죠. 그런데 직접적인 표현은 나오지 않았어요. 그런 것까지 나오려면 드라마가 더 연장이 되거나, 얘기가 빨리 나왔어야 했을 거예요. 그랬다면 얘기가 조금 다르게 흘러갔겠죠.” 

– 중요한 역할인데 어떻게 캐스팅됐나?

“감독님께서 제안을 주셨는데, 제가 제이와이드컴퍼니에 온 지 1년이 안 됐을 때였어요. 전 회사를 나오고 공백이 있는 기간이었던 것 같아요. 나중에 전달을 받고 대본을 읽어보고 미팅 정도인 줄 알고 갔는데 하자고 제안을 준 것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첫 만남부터 정말 좋았어요. 지금은 마상우라는 캐릭터가 정선이를 위로해주고 부각이 됐잖아요. 대본을 받았을 때는 뒷부분을 보고도 이 정도까지인 줄 몰랐어요.” 

– 장나라 짝사랑 느낌은 일부러 준 것인가?

“그렇게 연기를 하기는 했어요. 처음에는 좋아하는 선배의 연민이었고, 그다음에는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 짝사랑의 마음으로 발전한 것은 맞아요. 그런데 대본으로 읽는 것보다 드라마로 보니까 앞 상황들이 붙고 정선을 보살피는 장면들이 나오니깐 더 크게 보여진 것 같아요.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화제가 돼서, 이래서 편집이라는 것이 중요한 거구나 느꼈어요.(웃음)” 

– 선배 장나라와의 호흡 어땠나?

“‘너를 기억해’ 때 잠깐 회차 에피소드로 나갔어요. 그때는 잘 기억이 안 나요. 배우들끼리 모두 세팅이 되고 감독님과 저녁식사 자리가 있었는데 나라 누나가 ‘재하 씨 기억해요, 같이 했던 거?’라고 먼저 물어봐주셔서 정말 감동 받았어요.

같이 호흡을 맞춰보니깐 왜 장나라라는 배우가 그렇게 인정을 받고 시청률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는지 알겠더라고요. 자기 것을 잘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스태프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을 품어주는 그런 게 있어요. 그릇이라고 해야하나, 사랑이 넘쳐서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에너지 때문에 저절로 모이게 돼요. 그래서 모두 자연스럽게 친해졌죠. 선배들 성격이 다 좋고 따뜻해서 즐거웠어요.”

– 현장에서 선배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고 들었는데?

“현장에서도 마상우라는 캐릭터를 놓지 않았어요. 마상우 모드로 돼버려서, 아무래도 제가 제일 막내다 보니깐 장난도 많이 치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자리가 저를 둘러싸고 있어요. 보면 선배들끼리 ‘언니 사랑해요’ 하고 하트를 날리고 그러고 있어요. 그걸 보고 한마디 던지는 것인데 누나들이 재밌어 보였나 봐요. 상윤이 형도 고생한다고 한 마디 했어요.(웃음)

–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대화의방에서 정선이를 위로해주는 장면이요. 정선이를 그 전과는 다른 감정으로 보는, 임팩트 있는 장면이었던 것 같아요. 그 뒤에 모든 신들이 어렵더라고요. 모두 같이 있는 공간에서 티를 내기도 그렇고 안 내기도 그렇고…중간선을 지키는 것이 조금 고민이기는 했죠.”

– 마상우 캐릭터가 처음에는 오지라퍼에서 배려심 넘치는 캐릭터로 바뀌었다. 어떻게 연기했나?

“처음에 제가 생각했던 마상우는 달라지지 않았어요. 눈치가 없다기 보다는 안에 있는 말을 솔직하게 하는 친구라고 생각했거든요. 원래 해야할 말은 하고 궁금한 것은 물어보는 인물이에요. 그게 다만 일적인 것, 옳지 못한 질문들을 해서 혼났던 것이죠. 정선이한테는 다정하고, 박성준 이사님을 제어시키는 것도 솔직하게 말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 마상우가 한 말 다 하는 것이 금수저이기 때문 아닐까?

“아무래도 없지는 않겠죠. 부모님이 딱 한 신 나오셨잖아요. 그 모습을 보면, 부모님이 사랑이 많으신 가족이라는 것이 보여진 것 같아요. 사랑이 많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가정환경 때문에 그렇게 했다고 생각해요. 장관 아들이라서 모든 소리를 다 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원래 성격이 그런 것 같아요.”

– 박성준의 불륜 상대로 의심도 받았는데?

“촬영할 때 제가 농담으로 했던 거예요. 저희들이 페이크샷을 따면서 나라 누나 시선에서 청아 누나가 보이고 예진 누나가 보이는데 ‘저도 한 번 볼까요?’라고 우스갯소리로 했어요. 주변분들이 ‘문자 누가 보냈냐’ 했을 때, 얘기를 못하니깐 ‘나야’라고 했어요. 시간이 지나니깐 저로 의심하시는 분들도 실제로 계시고요. 어머니한테도 저라고 말했더니, 나중에 ‘네가 보냈다’며 하고 믿고 계시더라고요.”

– ‘VIP’를 찍으면서 결혼에 대해 생각하게 됐을 것 같은데?

“가정을 꾸리는 것 자체가 인생 목표 중에 하나예요. 직업 특성상 결혼을 늦게 하지 않을까 생각은 들어요. 원래는 되게 빨리 하고 싶었고, 어릴 때부터 20대 후반~30대 초반에 결혼하는 게 꿈이었고, 늦어도 30대 중반을 넘기고 싶지는 않은 것 같아요. 또 하나의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VIP’에서 불륜이 나오기는 했지만, 그게 그렇게 되고 싶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되기 싫어서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그러지는 않은 것 같아요.”

– 연말 시상식에 참석하나? ‘VIP’ 배우 중 누가 상을 받았으면 좋겠나?

“다 같이 가서 축하해주고, 즐겁게 마지막 한 해를 보내자고 했어요. 아마 노미네이트 되든 상을 못 받든 갈 사람은 다 같이 갈 거 같아요. 저는 (송)민아 역할을 했던 곽선영 누나가 어떤 상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정말 좋은 배우고, 아마 앞으로 다양한 역할을 되게 인상깊게 할 누나인 것 같아요. 그분이 뮤지컬 할 때부터 봤어서 그 장면 보고 되게 놀랐어요. ‘VIP’에서도 셋째를 임신하고 남편한테 ‘송민아라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내가 욕심부리는 거냐’면서 우는데 같이 울면서 봤어요.” 

– MBC ‘웰컴2라이프’에서는 사이코패스 살인마 연기를 했다. 극과극인데 어땠나?

“‘웰컴2라이프’에서 사람을 몇 명을 죽였는지…하하. ‘웰컴2라이프’와 ‘VIP’는 촬영이 동시에 진행 됐는데, 오히려 저는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너무 달라서 어떻게 하지 고민했는데 너무 달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한 쪽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써야하고, 한 쪽은 치유받는 느낌이 들고…다른 면을 연기하면서 공부도 많이 됐어요. 

‘웰컴2라이프’는 한 번도 안 해 본 연기 스타일이고 캐릭터였는데, 정말 좋은 감독님을 만나서 연기에 대해서 되게 많이 배웠어요. 촬영 끝나고 감독님께 ‘감독님보다 선생님이셨던 것 같다’고 감사드린다고도 했을 정도로 많이 배웠어요. ‘VIP’에서는 힘을 빼는 연기를 배워서 거기서 많이 보여드린 것 같아요. 대화의 방에서도 담백하게 연기를 한 것도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린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 쉬지 않고 다작을 하는 이유가 있나?

“다작을 했었죠. 올해도 무리해서 두 작품을 했었고, 전에는 불안해서 쫓기듯이 했어요. 일 안하는 거 자체가 스트레스고, 안하면 도태되는 것 같고…. 일을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도 운이 좋았죠. 건강도 많이 상했었고, 다쳤는데 촬영하는 것 때문에 치료를 못 받은 것도 있고… 그만큼 몸을 돌보지 않고 일을 했었어요. 불안함 때문에 놓지를 못했는데, 올해 거의 다 끝났지만 그런 것을 내려놓자 했거든요. 

부질없는 것처럼 생각이 들더라고요. 좋아서 하는 건데, 쫓기면서 하는 불안감 때문에 재밌게 하는 것들을 놓치는 것 같고, 더 잘할 수 있는데 뭔가를 흘려보낸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을 고쳐먹었어요. 올해도 두 작품을 하기는 했지만, 전과는 다른 의미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즐거웠고,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한 해였던 것 같아요. 그전에는 다음 작품 어떻게 할까 걱정했는데, 올해는 대본만 붙잡고 연기한 한 해였던 것 같아요.”

– 인생캐릭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어떤 것에 기준을 두는지가 차이인 것 같아요. 가장 연기하면서 임팩트 있는 것이라고 하면 ‘웰컴2라이프’고, 성장한 모습이 뭐냐고 하면 ‘VIP’인 것 같고, 개인적으로 치유, 힐링 받았던 것은 KBS 2TV 단막극 ‘페이지터너’ 같아요.”

– 벌써 데뷔 6년차인데 만족하나?

“그런 말 하잖아요. 언제로 돌아가면 잘 할 수 있을텐데…. 저는 이 이상 잘할 자신이 없는 것 같아요. 아쉬운 점들은 있죠. 조금 더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은 있는데 차근차근 잘해가고 있는 것 같아요.”

– ‘당신이 잠든 사이에’ 이종석·정해인과는 잘 지내나? 정은지와도 친해보이던데?

“종석이 형은 지금 군 복무 중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밖에서 보기에는 부담스럽고, 해인이 형도 너무 바빴잖아요. 연락은 자주 해요. 은지는 ‘발칙하게 고고’를 같이하면서 친해졌어요. 동갑이었던 친구들이 다 친해요. 지수와는 어제도 통화했고, 자주 보려고는 하는데 다들 바쁘니깐 시간 맞추기가 힘든 것 같아요.”

– 배우를 안 했으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나?

“배우를 꿈꾸게 된 것이 고등학교 1학년 때였어요. 배우를 하고 나서 문득 내가 만약 배우를 안 했다면 무엇을 했을까 생각한 적이 있어요. 특히 스튜어드를 하면 어땠을까 생각했어요. 공항을 가거나 비행기를 타면 기분이 설레는 것이 있어서 생각해 봤어요.”

– 학창시절에 아이스하키 선수도 하고, 공부를 잘했다고 유명하던데?

“아이스하키는 초등학교 때 선수 생활을 했던 거고, 그 뒤로는 취미로만 했어요. 중학교 3학년 때까지 공부를 안 하다가 외고에 갑자기 가고 싶어서 미쳐서 영어공부만 했어요. 떨어졌죠.(웃음) 내신이 엉망진창이니깐…. 그때 아버지가 제가 이상하다면서 뮤지컬을 보여주신 적이 있어요. 그게 자꾸 생각나서 부모님께 예고를 가고 싶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이 정도의 성적을 만들어라’라고 하셔서, 인문계로 진학하면서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1학년 마지막 모의고사 때 성적이 잘 나왔는데(전국 상위 1.2%), 운이 좋았던 것이 주관식을 찍었는데 다 맞은 거예요.(웃음) 그래서 아버지가 허락해주셔서 예고로 편입하게 됐어요. 그런데 공부를 꾸준히 하지는 않았어요. 장기적으로 공부를 못 해요.”

– 다음에 하고 싶은 연기는?

“잔인한 것은 당분간 좀 쉬고 싶어요. 제가 사실 지금까지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를 제대로 붙은 것이 많이 없어요.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유리 누나랑 연하남 연기를 하기는 했지만, 진중하게 붙는 것을 해본 적이 없어서 하고 싶어요. 사극도 해보고 싶어요. 퓨전 사극도 하고 싶고, (우)도환이 형이 한 진중한 사극도 해보고 싶어요. 영화 쪽도 해보고 싶죠. 못 만났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두드리고 있어요.” 

–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점점 모르겠어요. 어떤 배우가 되어야 할지,, 어떤 사람으로 남아야하지,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그런 질문이 점점 커지는 것 같은데, 딱 하나 바라는 것은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들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 캐릭터를 연기했던 누구했으면 좋겠어요. 누가 연기한 OOO보다, 제가 연기한 캐릭터들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면 좋지 않을까요.”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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