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진심은 통한다.”
배우 김미경이 최근 종영한 KBS2 금토드라마 ‘고백부부’를 통해 매회 시청자를 울렸다. 극중 김미경은 마진주(장나라)의 엄마 고은숙으로 분했다. 딸이 38살인 현실에서는 이미 유명을 달리한 엄마. 하지만 진주가 남편과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은 다음날, 시간은 진주가 20살이던 시절로 돌아갔다. 그렇게 모녀는 재회했다.
안방에서 이미 식상한 소재로 꼽히는 ‘타임슬립’이지만, ‘고백부부’는 달랐다. 엄마 은숙과 딸 진주의 이야기는 전국의 엄마와 딸을 울렸고, 많은 시청자는 이 작품을 ‘인생 드라마’로 꼽았다.
“감히 ‘장나라와 내가 만나지 않았다면 이 정도 효과가 나올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무리 내가 진심으로 연기한다 해도, 상대방이 진심이 아니라면, 시청자가 드라마에 녹아들 수 없거든요. 장나라가 나를 쳐다보며 ‘엄마’ 하는데 어느새 내 딸이더라고요. 우리의 진심이 안방에 고스란히 전달된 것 같아요.”
김미경과 장나라는 ‘동안미녀’에 이어 두 번째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서로의 캐스팅 소식을 듣고 믿음을 느꼈을 정도라고.
“연기는 기교로 될 수 있는 게 아녜요. 장나라는 마진주를 연기한 게 아니라, 살아있는 진주 자체였어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거든요. 서로의 눈만 봐도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눈물을 꾹꾹 참으며 연기했다니까요(웃음). 그 어떤 누가 나를 이런 눈으로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장나라를 딸로 만나서, 무척 다행이고 행운이었어요.”
‘고백부부’ 엄마로 시청자를 울린 김미경은 실제 88세 엄마의 딸이자, 22살 딸을 둔 엄마다. 안방 공감을 자아낸 만큼 연기한 자신 또한 엄마로 딸로 공감한 작품이었다고.
“연로하신 어머니, 딸도 있다 보니 ‘고백부부’는 엄마의 입장과 딸의 입장이 공감된 작품이었어요. 단순히 드라마를 찍는 게 아니라 ‘고백부부’를 하면서 나를 돌아보게 됐죠. 어머니와 딸을 조금이라도 더 들여다보는 계기도 됐고,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고요. 그 짧은 드라마가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어요. 작품도 캐릭터도 잘 떨쳐내는데 이번 작품은 오랜 여운으로 남을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
극단 연우무대 출신 김미경은 1999년 브라운관에 발을 들였다. 매 작품마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 덕분일까. 쟁쟁한 선배들을 잇는 또 한 명의 ‘국민 엄마’까지 노릴 정도다.
“진짜 연기 장인 선배들이 들었던 ‘국민 엄마’. 내가 듣기에는 부끄러워요. 칭찬이지만 아직 난 부족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시청자들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는 거대한 꿈은 꾸지 않아요. 다만 ‘끝까지 정직하게 연기하겠다’고 내 스스로 다짐하죠. ‘진심은 통한다’고 믿거든요. 하는 데까지, 정직하게 연기하고 싶어요.”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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