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포스트 셀레나 고메즈’ 수식어로 소개되긴 아쉽고, 또 아쉽다. 입이 벌어지게 만드는 인형 같은 미모, 작은 체구로 담고 있는 강렬한 에너지, 이 모든 걸 사랑스러운 애티튜드로 표현해내는 미국의 떠오르는 신예 사브리나 카펜터(Sabrina Carpenter)가 그 주인공이다.
사브리나 카펜터가 지난달 말 아시아 프로모션을 위해 서울을 찾았다. 소소한 응원을 보내온 팬들과의 교감을 위한 시간이었다. 지난 8월 28일에는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사옥에서 30여 명의 팬들을 초대해, 작은 쇼케이스를 열었다. 29일에는 국내 취재진과 만나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소감과, 향후 계획 등을 들려줬다.
잠시 설명하자면, 열아홉의 이 소녀는 나이와 맞지 않는 엄청난 커리어를 지녔다. 데뷔는 2011년이다. 미국 드라마 ‘성범죄수사대’를 통해 연예 산업에 발을 들였다. 단역이었지만, 방송 제작자들의 눈길을 제대로 사로잡은 듯하다. 바로 디즈니 채널의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작품인 ‘라일리의 세상’, ‘마일리 머피의 법칙’에서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업계를 넘어 대중에게까지 존재감을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이때부터 셀레나 고메즈(Selena Gomez), 마일리 사이러스(Miley Cyrus)를 잇는 라이징 스타라는 칭호가 따라다녔다.(앞의 두 사람 모두 디즈니 채널을 통해 스타가 됐다.)
사브리나 카펜터 또한 디즈니 스타들의 행보와 같았다. 연기뿐만 아니라 음악에도 두각을 드러냈다. 2013년에는 디즈니 뮤직 그룹의 할리우드 레코드와 계약을 체결할 정도였으니, 실력은 이미 프로급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2014년 데뷔 EP ‘Can‘t Blame A Girl For Trying’이 나왔고, 2015년 정규 데뷔 앨범 ‘Eyes Wide Open’으로는 빌보드 앨범 차트 43위까지 기록했다. 단발성 화제가 아니었다. 2016년에는 정규 2집 앨범 ‘EVOLution’을 발표, 빌보드 28위까지 올랐다. 라디오 디즈니 뮤직 어워드 2회 수상은 덤으로 따라온 결과였다.(2015-2016)
이뿐 아니다.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와 더 뱀프스(The Vamps)의 투어 오프닝 무대도 장식하며, 공연 경험도 꾸준히 쌓아올렸다.
가능성으로 똘똘 뭉친 소녀가 한국을 찾았다. 매력은 거침없었고, 실력은 탄탄했다. “인천 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너무 기뻤다. 곧 다시 한국에 오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역대급 한국 사랑을 보여준 사브리나 카펜터와의 짧은 인터뷰를 공개한다.
Q. 첫 내한인데요. 바비큐를 먹고 싶고, 노래방에 가고 싶고, 화장품을 사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전부터 한국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것 같네요. 직접 방문하니 어떤가요, 투어도 좀 하셨나요?
A. 공항에 내리면서부터 설레고 좋았어요. 어제는 한국식 바비큐를 구워 먹었어요. 잊을 수가 없는 맛이었어요. 노래방에도 가고 싶었는데, 목 상태가 안 좋아서 못 갔어요. 한국 노래방 시설이 그렇게 끝내준다면서요. 화장품은 출국하는 날 사러 갈 거예요!
사실 관광도 하고 싶었거든요. 마침 어제 비가 굉장히 많이 왔잖아요. 아쉽게도 다음을 기약하게 됐어요. 곧 다시 한국에 돌아올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Q. 쇼케이스 당시, 작은 에피소드가 있었다면서요. 조금 놀랐겠어요.
A. 공연을 하고 있었는데, 동시에(관객들, 관계자들에게서) 진동 소리가 울리는 거예요. 알고 보니 폭우를 조심하라는 재난 문자였어요. 제 휴대폰에도 와있었거든요. 너무 갑작스러워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사람들이 침착하게 앉아있어서 놀랐어요. ‘나만 무섭나?’ 싶었죠. 하하하.
Q. 추억 아닌 추억인 셈이네요. 한국 팬들과 처음 만났어요. 어땠나요?
A. 정말 특별했어요. 한국에서의 첫 공연이었는데, 관객들과 친밀한 거리였어요. 자주 있는 기회는 아니지만, 제가 좋아하는 순간이에요. 팬들이 진짜의 나를 가까이 볼 수 있으니까요. 화려하게 꾸며진 모습 말고요. 더욱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무대가 될 것 같아요.
팬들에게 받은 선물도 대단했어요. 감동적인 내용의 편지가 많았고요. 손으로 만들어서 준 물건도 있었어요. 팩도 받았고요. 코끼리가 그려진 잠옷 바지를 받았는데, 진짜 귀여웠어요.
Q. 오늘(29일) 아침, 걸그룹 레드벨벳과 찍은 사진도 화제였어요. 어떻게 인연이 됐는지 궁금해요.
A. 저는 사실 K-POP의 굉장한 팬이에요. 그중에서도 레드벨벳 노래를 좋아했어요. 6개월 전쯤부터 레이블 관계자들과 레드벨벳 이야기를 했는데, 드디어 어제 만난 거예요. 만나자마자 많이 친해졌어요. 앞으로도 잘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방탄소년단도 알아요. AMA 어워드에서 봤어요. 공연하는 모습이 멋있었고, 재능이 넘치는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때 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똑같이 느꼈을 걸요. 공항에 도착했더니, 방탄소년단의 광고가 깔려 있어 더욱 신기했어요. 한국에는 방탄소년단 같은 최고의 보이그룹이 많은 것 같아요. 걸그룹도 많아졌으면 합니다!
Q. 사브리나 카펜터의 이야기로 돌아가 볼게요. 디즈니 출신 스타로 이미 유명하잖아요. 앞으로의 방향성이 궁금해요.
A. 디즈니 작품 속 캐릭터로 저를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또, 가수 사브리나로 알고 계시는 분들도 있죠. 결론은, 밸런스를 맞춰가야 할 것 같아요. (뭐가 되었든)내면의 생각을 나눌 수 있다는 건 멋진 일이에요. 그게 바로 교감이죠.
Q. 미국에서는 포스트 셀레나 고메즈라고도 불리던데요. 본인의 생각은 어떤가요?
A. 셀레나 고메즈도 디즈니 출신이고, 저와 비슷한 세대이나 보니 사람들이 그렇게 말을 해주는 것 같아요. 셀레나 고메즈는 성공한 가수에요. 저로서는 (그런 비교가)감사하고 영광이에요. 시작점은 같았지만, (음악적으로)가는 길은 조금은 달라요. 저도 셀레나 고메즈처럼, 어렸을 때부터 지켜봐 온 팬들이 함께해 주길 바라요.
Q. 가사를 보면, 사랑 소재가 많아요. 어떤 방식으로 곡을 쓰나요?
A. 의식하고 있지는 않았는데, 이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듣고 보니, 작곡한 노래가 거의 사랑을 말하고 있더라고요. 사랑이라는 감정은 복잡한 것 같아요. 행복, 분노, 혼란 등 여러 가지 마음이 뒤섞여 있잖아요. 영감을 얻기엔 딱인 것 같아요. 어릴 때는 판타지를 그렸어요. 지금은 진짜 경험과 생각을 갖고 곡을 써요. 사랑이 혼란스럽다는 내용이 많은데, 아직은 저에게 사랑이 그런(혼란) 것 같아요.
Q. 사브리나 카펜터만의 롤모델이 있다면요?
A. 너무나 많아요. 존경하고, 영감을 받고, 닮고 싶은 점이 있는 아티스트가 다양하게 있어요. 특정한 인물을 꼽을 수가 없어요! 연기적으로, 음악적으로 모두 같아요. 요즘은요, 유명인이지만 사람들을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하는 인성을 가진 아티스트가 좋아 보여요. 저도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Q. 아리아나 그란데, 션 멘데스, 샘 스미스 등의 곡을 커버하면서도 유명해졌는데요. 컬래버레이션 하고 싶은 아티스트도 있을까요?
A. 당연하죠. 제가 정말 좋아하고 우러러보는 분들도 있어요. 감히 컬래버레이션을 꿈꿀 수도 없는 분들이요. 신인들 중에서는, 시저(SZA)와 트로이 시반(Troye Sivan) 음악이 멋져요. 아, 레드벨벳도 빼놓을 수 없어요!
Q. 마지막 질문이에요. 한국을 넘어, 팬들에게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나요?
A. 자신의 길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올해 안에 앨범이 나올 거예요. 이후 투어를 돌게 되는데요, 한국에 또 오고 싶어요. 그때도 함께해 주실 거죠?
사브리나 카펜터는 한편, 지난 6월 새 싱글 ‘Almost Love’를 발표하고 왕성한 활동 중이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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