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귀임 기자] ‘트랩’ 감독이 이서진의 연기력 논란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이유가 있었다.
박신우 감독은 최근 OCN 드라마틱 시네마 ‘트랩’(남상욱 극본, 박신우 연출) 종영을 맞아 TV리포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트랩’은 알 수 없는 덫에 걸린 국민 앵커 강우현(이서진)의 충격적인 전말을 그린 하드보일드 추적 스릴러 드라마. 영화 ‘백야행’ 메가폰을 잡은 박신우 감독이 연출을, 드라마 ‘특수사건 전담반 TEN’을 집필한 남상욱 작가가 극본을 각각 맡았다.
이날 박신우 감독은 “‘트랩’으로 드라마를 처음 접했다. 영화만 해봤기 때문에 드라마는 어색한 것도 있고,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그래도 좋은 파트너들과 큰 문제없이 끝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7부작으로 종영한 ‘트랩’은 그야말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인간 사냥’이라는 파격적이면서도 강렬한 소재에 영화 감독과 드라마 작가의 만남이 인상적이었던 것. 배우 이서진의 연기 도전 역시 흥미로웠다. 그 결과, 시청률 4%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서진 캐스팅과 관련해 박신우 감독은 “일단 ‘트랩’ 총괄 프로듀싱을 담담한 이재규 감독과 다른 작품하면서 인연이 있었다. 사실 강우현이 반전이 강한 캐릭터였다. 이서진의 호감형 이미지가 꼭 필요했다. 누가 봐도 나쁜 짓 하지 않을 것 같고, 선한 이미지라 적합한 캐스팅이었다”면서 “이서진과 직접 만났을 때도 멜로가 아닌 다른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 캐릭터적인 변신을 하려는 의지가 있었다. 그리고 농담이지만 이서진이 ‘내 안에 악이 있다’고 말해주더라. 그렇게 함께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트랩’을 통해 이서진은 본색을 철저하게 숨긴 소시오패스 강우현 역을 통해 한층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OCN 장르물 첫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평까지 들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서진의 연기력 논란을 제기했다. 박신우 감독 역시 이를 모를 리 없었다.
“이서진 같은 경우에는 다른 것 같아요. 초반의 모습은 거짓이잖아요. 그래서 촬영할 때도 이서진에게 어떤 아버지의 모습을 따로 강요하지 않았어요. 아이를 잃고도 저렇게 담담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연기해야 되는 것이 맞았죠. 그렇게 시청자들이 이상하고, 의뭉스럽다고 느껴주길 바랐어요. 그런데 연기력 논란까지 나올 줄은 몰랐어요.”
박신우 감독은 이서진의 연기력 논란을 보면서 ‘트랩’ 5부를 기다렸다. ‘트랩’ 5부에서 소시오패스 강우현의 모습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때문. 그는 “그런 논란들이 있어도 5부부터는 진면목을 볼 거라 믿었다. 그래서 빨리 5부가 방송되길 바랐다”면서 “그 때 강우현의 대사마저도 ‘그렇게 어색했나?’였다. 뭔가 시청자들에게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이었다. 모든 촬영이 끝난 후라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는데, 원래 대사였다. 일부러 한 것처럼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됐다. 그렇게 맞아 떨어지는 재미는 있었던 것 같다”고 알렸다.
박신우 감독에 따르면 반전을 위한 장치들이 많았다. 햇빛이 쏟아지는데 비가 내렸고, 애를 잃고 엄마가 혼비백산해 있는데 카페 주인은 갑자기 계산하러 가버리기도 했다.
“상식적이지 않은 상황들이 겹쳤어요. 이서진에게 어떤 아빠의 모습을 강조하지 않았던 것도, 옥의 티가 있어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모든 것은 가짜였으니까요. ‘트랩’을 다시 보면 그런 설정 보는 재미가 있을 겁니다.”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OC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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