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가영 기자] “그 배우가 이 배우였어?” 매 작품마다 다른 매력으로 흡수되는 배우가 있다. 고보결이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7일의 왕비’ 윤명혜, ‘도깨비’ 반장, ‘프로듀사’ 막내 작가 수많은 역할들을 모두 극과 극의 모습으로 소화해냈다. 그리고 ‘디어마이프렌즈’ 만삭 아내 하늘이까지. 배우 고보결이 아닌, 작품 속 인물로 살아왔던 시간들이다.
고보결은 “다 같은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작품마다 모습이 다르다”는 말에 “저도 그 부분이 좋은 것 같아요. 머리 모양이나 화장법에 따라 제가 달라지더라고요. 배우로서는 큰 자산인 것 같아요. 활용을 해야겠어요”라고 웃었다.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춘 tvN ‘디어마이프렌즈’. 고보결은 커플 연기 한번 해보지 못하고 바로 만삭 연기에 돌입했다. 이광수의 아내 하늘 역으로 출연한 것. ‘신인 배우’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극에 스며들었다. 대선배들 사이에서 튀지 않는 연기를 보여준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연기력을 보여준 셈이다.
“노희경 작가님도 모니터링을 하시고 ‘하늘이 무난했어’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작품에 참여하는데 의의를 뒀거든요. 그래서 그 얘기를 듣고 ‘다행이네요’라고 대답했어요.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 사이에서 무난했다는 건 다행 같았어요. 하늘이 나름대로 아픔이 있는 아이고 경험해보지 않은 연기였거든요.”
‘디어마이프렌즈’는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김혜자, 고두심, 나문희, 윤여정, 박원숙, 신구, 주현, 김영옥까지. 한 작품에 모이기 힘든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했기 때문이다. 고현정, 조인성, 이광수까지 연이어 합류하며 역대급 라인업을 완성했다. 고보결은 김혜자와 시어머니, 며느리 호흡을 맞췄다. 대선배 김혜자 연기. 그 역시 잊지 못한 순간이었다.
“김혜자 선생님은 처음 뵀는데 너무 좋으시더라고요. 원래 존경하고 있었지만. 시어머니로 나오셨는데 리허설 때도 진짜 뽀뽀를 하고 그랬어요. 제가 너무 좋아해서요. 하하. 선생님이 사람으로서도 너무 좋으세요. 진짜 엄마 같은, 푸근하게 안아주시는 그런 게 있었어요.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굉장히 많이해주세요. ‘같이 생각해보자’라는 느낌이 들게끔 말씀해주세요.”
고보결의 중고등학교 시절 롤모델은 성룡이었다고 한다. 문맹이지만 소리를 듣고 대사를 외워 연기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고 그때부터 롤모델로 꼽게 됐다고. 하지만 ‘디어마이프렌즈’ 김혜자를 만난 후 그의 롤모델도 바뀌게 됐다.
“김혜자 선생님은 신 분석을 놓치는 것 하나라도 있을까 여러번 읽는 편이고 작가님께 묻는 편이세요. 그런 열성이 너무 멋있으세요. 그래서 제가 항상 말할 때 ‘롤모델이 김혜자 선생님’이라고 말씀드려요. 아직도 제 방에 붙어있는 포스터가 ‘디마프’에요. 선생님들의 꽃을 들고 있는데 그 모습을 보며 제 미래를 그려볼 수 있었어요. 저에게도 그 작품에 대한 의미가 커요.”
김가영 기자 kky1209@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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