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귀임 기자] ‘슬기로운 감빵생활’ 신원호 PD가 또 한 번 원석을 발굴하는데 성공했다. 이 중 배우 정민성을 빼놓을 수 없다. 정민성은 고박사 역으로 인생이 달라졌다.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이우정 정보훈 극본, 신원호 연출)에 출연한 정민성은 최근 TV리포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옥살이 중 하루 일과 반은 고소장을 쓰고 나머지 반은 법률 외우기에 올인하는 고박사 역을 맡아 열연 했다.
고박사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주요 캐릭터였다. 주인공 김제혁(박해수)은 물론, 팽부장(정웅인) 장기수(최무성) 등과 엮이면서 훈훈하면서도 애잔한 에피소드를 완성한 것. 1999년 영화 ‘박하사탕’ 단역으로 데뷔한 정민성은 연기 인생에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촬영하는 4, 5개월 동안 배우로 행복했어요. 현장에 이렇게 오래 있었던 작품이 없었거든요. 대부분 짧게 출연하고, 촬영하고 그랬죠. 이번에는 달랐어요. 제 대사가 가장 많았을 정도니까요. 분량이 정말 많았어요.”
정민성은 고박사를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 40대 가장이라는 것과 정직한 성격까지 닮았던 것. 본인 스스로도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고 말할 정도였다. 여기에 대본 필사까지 하면서 캐릭터를 분석하는데 집중했다.
“고박사와 겹치는 부분이 많았어요. 정직하고 열심히 해도 헛똑똑이라는 거랑 제가 40대 가장이라 그 무게도 많이 공감됐죠. 사실 대본상으로는 공감을 했지만, 카메라를 받는 시간이 긴 만큼 그걸 잘 채울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 부담이 커서 다른 작품에 비해서 정말 열심히 했어요. 전작에서는 하지 않았던 대본 필사까지 했거든요. 이걸 본 사람들이 ‘고박사와 똑같다’는 말을 해줬어요. 그걸 들어보니 ‘고박사는 진짜 이렇게 하겠다’ 싶더라고요. 촬영이 바빠져도 안 할 수가 없어서 마지막까지 대본 필사를 했어요. 무식하고 미련한 짓 같은데도 법률 용어는 외우기 어려웠는데 필사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정민성에게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인생작이고, 고박사는 인생 캐릭터였다. 이는 시청자들도 인정하는 부분. 훌륭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잘 살렸기에 가능한 평가였다. 정민성도 처음으로 대사 스트레스까지 받으며 최선을 다했다.
“제가 대사 때문에 NG를 많이 냈어요. 이렇게 말을 많이 했던 작품은 없었던 거 같아요. 처음으로 대사 스트레스까지 느껴봤죠. 사실 예전에는 대사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해를 못했어요.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됐어요. 그리고 그동안 배우 정민성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됐어요. 한계에도 많이 부딪혔고요. 본격적인 배우를 함에 있어서 제가 갖춰야 할 것들을 많이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터닝포인트라고 말한 정민성. 데뷔 18년차지만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아 보인다.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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