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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넬 “‘힘내라’ 가사는 없지만…위로 됐으면” [인터뷰]

김풀잎 기자 조회수  

[TV리포트=김풀잎 기자] “그래서 이번 앨범 어떠셨나요?” 

모던 록 밴드 넬이 돌아왔다. 약 3년 만에 8번째 정규앨범 ‘컬러스 인 블랙’(COLORS IN BLACK)으로 컴백을 앞두고 라운드 인터뷰를 위해 지난 7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김종완이 끝 인사로 한 말이다. 

김종완의 단단한 자신감이 묻어나듯, 넬의 이번 앨범은 예전과도 다르다. 데뷔 20주년을 맞아 작업 과정 자체부터 변화를 뒀다. 꿈꿔온 동시에 미뤄왔던 일을 드디어 실현했다. 태국 한 녹음실을 찾아 약 한 달의 시간을 보낸 것. 

김종완은 “굉장히 유명한 분이 태국 스튜디오의 오너”라며 “영화 음악 작업도 많이 하신 분이고, 한스 짐머와도 친분이 있으시다. 그분이 뮤지션들이 다른 것에 구애받지 않고, 음악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만든 스튜디오다. 녹음실 안에는 수영장도 있고, 음식도 준비가 된다.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동안에는 바람을 쐬러 가고 싶어도, 스튜디오 밖으로 나오면 도시 아니냐. 중간 중간 펜션에 가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번에는 정말 마음이 편했다. 우리가 겉으로 바쁜 팀은 아니지만, 한국에 있으면 일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다 보면, 한국 음악신도 알게 모르게 많이 의식하게 되는 것 같다”고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준비물은 따로 없었다. 네 멤버는 오직 악기만 가지고 태국으로 떠났으며,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고. 김종완은 “서로 돈독해지는 계기가 됐다”며 “우리가 음악을 얼마나 좋아하고,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계기가 됐다”고도 덧붙였다. 

그래서 탄생할 수 있었던 게 이번 앨범이다. ‘컬러스 인 블랙’은 검정색이라고 느껴지는 감정들에도 사실은, 여러 가지 색이 들어 있다는 뜻. 어둠도 잘게 쪼갤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 원래는 다른 타이틀을 생각하고 있었다”던 김종완은 “1~2년 전부터 색깔이 없는 검정색에 가까운 음반을 만들려고 생각했다. 태국에 가서 순수하게 음악만 생각하다보니, 온통 어둠만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슬픔이나 좌절, 우울감에도 여러 가지 색깔이 있을 수 있지 않냐. 가끔 우리가 갖고 있는 어두운 이면들에 갇혀 벗어날 수 없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많다. 그러나 그 안에도 다양한 색깔이 있다는 걸 알았다. 모두 각자의 이유가 있고, 다양한 색이 있다. 그렇게 보면, 되게 큰 어둠이 아닌 것 같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넬에게는 1년 전 사건 사고가 많았고, 사적인 측면에서도 안타까운 일이 많았다는 것. 내면에 쌓여있던 독기를 푼 기회가 됐다고도 김종완은 자신했다. 

그렇게 나온 게 ‘오분 뒤에 봐’라는 타이틀 곡이다. 넬의 솔직하고 어쩌면 다크한 세계관의 정점으로도 보인다. ‘오분 뒤에 봐’는 하루가 멀다 하고 함께하던 친구들과의 만남이 언젠가부터 월중행사로, 또다시 연중행사로 바뀌어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노래다.

이에 대해 김종완은 “우리 팀은 어린 시절 친구들이 모였다”며 “여전히 친하기는 하지만, 언젠가부터 매주 보던 게 한 달에 1번 혹은 2번이 되더라. 다 같이 모이는 건, 1년에 1~2번 정도다. 생각해보니, 우리 나이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더라. 어느 순간 씁쓸하고 두려워졌다. 안타깝기도 하더라. 그래서 이 곡을 쓰게 됐다”고 나지막히 웃었다.

멤버들 역시 “(노래) 의미적으로 봤을 때는 밝다고만 볼 수는 없다”며 “서울 작업실에서 했을 때는 나오지 않았을법한 음악들이 나온 것 같다. 가사가 굉장히 현실적이고, 개인적으로는 많이 무겁다고 생각하지만, 사운드가 균형을 잡아준 것 같다”고도 풀이했다. 

김종완이 느끼는 차이점은 또 있다. “현 상황이나 감정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진 것 같기는 하다”는 그는 “예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면 인정하기 힘들어하는 부분들이 많았다.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나 싶었다. 지금도 안그런건 아니지만, 그때 당시에는 주변 사람들을 더 힘들게 했다”고 털어놨다. 

거부한다고 거부할 수 없다는 진실을 깨닫고 초연해졌다는 것. 김종완은 “일어나는 일들은 뭐가 됐든 일어난다고 생각한다”며 “화를 낸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다.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감정이 아니라는 것도 느꼈다. 많은 분들이 예전 앨범부터 어둡다고 말씀하시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치기어리고 전투적이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뭐가 더 정신 건강에 좋고 나쁜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내는 앨범과는 그런 차이가 있지 않나. 예전에는 노래를 만들고 나서 깨달았다. 뱉고나서 보자 했다. 요즘은 어떤 생각을 하고 나서 음악에 담는 느낌이다. 작업하는 과정은 지금이 좀 더 힘든 것 같다 ”고도 스스로 분석했다. 

한뼘 더 성장한 넬은, 앞으로의 성과도, 좌절도 모두 감당하겠다는 각오다. 그리고 이는 성공에 의존하지 않는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김종완은 “그냥 우리 모두 조금만 더 여유를 갖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그러다보면 이런 노래가 안 나올 정도로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멋쩍은 웃음으로 인터뷰를 끝맺음했다.

“그래도 바람은, 우리 음악이 어떤 식으로든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 위로가 되길 기원한다. 힘내라는 가사 같은 건 없지만…”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스페이스보헤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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