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수목 1위를 수성한 SBS 드라마 ‘황후의 품격’. 최팀장 역의 배우 이수련은 대중의 인지도가 수직상승했다. 이수련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을 신기해했다. ‘췌~팀장’이라는 별명이 좋다면서 웃는가 하면, “저의 전직을 알게 되고, 저를 통해서 꿈에 도전하는 의지가 생겼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고 감동받은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이수련은 ‘엄친딸’, ‘뇌섹녀’라고 할 수 있다.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 연세대 대학원 국제안보학과를 졸업했다. 특히 그는 청와대 경호실 최초의 여성 경호원 출신으로 2004년부터 10년간 근무했다.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을 경호한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매우 안정된 직업을 그만두고, 배우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것.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을까.
“제가 사표를 냈을 때가 33살이었어요. 부모님도 제가 입 밖에 뭔가를 내면 뭔가 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죠. 걱정은 하셨겠지만, 반대는 안 하셨어요. 응원한다고 해주셨어요. 이번에 ‘황후의 품격’이 잘 돼서 정말 좋아하세요. 사람들이 ‘황후의 품격’ 최팀장 하면 다 안다고 좋아해주시고, ‘수련아, 너는 이제 시작이야’라고 해주셨어요. 제가 늦은 나이에 새로 시작하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에 작품으로 주목받아서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이수련은 경호원 시절 대변인도 했기 때문에 배우가 되면서 이름을 바꿨다. ‘수련’이라는 이름은 ‘꽃’과 ‘수련하다’ 두 가지 뜻으로, 강인함과 여성스러운 매력 두가지가 녹아있다. 이수련은 데뷔작 SBS ‘피노키오’를 시작으로 ‘갑동이’, ‘화려한 유혹’, ‘푸른 바다의 전설’, ‘미녀 공심이’, ‘혼술남녀’ 등에 출연했다.
“이름 없는 시체였던 적도 있고, 대사가 없던 적도 있어요. 프로필에 출연했던 작품을 보면, ‘네가 거기 나왔어?’라고 묻는 분들이 많았어요. 아무리 작은 역할이라도 다 하려고 했어요. 그래야지만 준비를 해서 언젠가 큰 기회가 왔을 때 잡기가 쉬울 테니까요. 저는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안 올 것이라는 생각은 안 했어요.”
이수련은 지난 2017년에는 tvN ‘문제적 남자-뇌섹 시대’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수련은 당시를 회상하며 “문제가 정말 어려웠고, 예능이다 하고 나갔는데 탈진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수련은 과거 각종 예능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연기하고 싶은 기회를 만들고 싶어서’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현재는 예능 생각은 없다고. 다만, 그는 김종국이 출연 중인 예능 프로그램에는 나가보고 싶다고 했다.
“김종국 씨를 꼭 만나보고 싶어요. 사람들이 저의 생활 패턴이 김종국 씨와 비슷하대요. ‘여자 김국종’이라고 하더라고요. 아침 먹고 운동하고, 점심 먹고 운동하고 그러거든요. 경호원 시절에 체력 단련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다 보니까, 몸에 밴 거죠. 안 하면 찝찝한 기분이 들어요. 제가 술도 좋아하거든요. 경호실이 남자 조직이다 보니까 거기서 배웠어요. 샵에 메이크업 하는 친구가 안 마시고 안 뛰면 되지 않냐고 하는데, 마시고 뛰는거죠.(웃음)”
이수련은 그동안 ‘말하는대로’ 삶을 살아왔다.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더니 정말 ‘황후의 품격’이 왔고,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는 이수련이 똑똑하거나 과거의 스펙 때문이 아니다. 그의 노력이 현재를 만든 것. 이수련은 이제 오직 배우로서 인정받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순간순간 설레고 두근거리고,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온 것 같아요. 그냥 이 순간이 계속 됐으면 좋겠어요. ‘황후의 품격’ 최팀장하면 이수련을 몰라도, 점점 알게 돼서 언젠가는 이수련을 인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늙어서도 연기하고 싶고, ‘여인의 향기’,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같은 작품을 남기고 싶어요.”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이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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