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입이 짧다. 맛 없는 건 절대 먹지 못한다. 다만 맛있으면 상황은 달라진다. 먹고 또 먹는다. 물론 질릴 때까지 먹지 않는다. 그건 입짧은 햇님이 먹방을 시작하면서 세운 나름의 규칙이다.
CJ ENM의 1인 창작자 지원 사업 다이아 티비 푸드 크리에이터 입짧은 햇님(본명 김미경). 2015년 12월 1인 방송을 시작해 꾸준히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tvN ‘놀라운 토요일’에 고정 출연하며 더 많은 팬들과 만나고 있다.
◆ 체중은 79kg 까지만
입짧은 햇님은 TV리포트와 인터뷰에서 “제가 올해 38살(1981년생)이다. 요즘 조금씩 늙어간다는 생각이 든다. 먹방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 하면 일단 건강해야 한다. 다행히 원래 건강한 체질이지만, 신경써야할 부분이다. 몸무게는 79kg 정도 된다. 체중계 건전지가 다 닳아서 그 이후로 재지않고 있다”며 웃었다.
입짧은 햇님의 방송은 본식과 후식으로 이뤄진다. 생방송이지만, 중간에 쉬어가는 타임이 그대로 노출된다. 새로운 상을 차리는 동시에 소화가 될 수 있도록 몸을 일부러 움직여준다. 그러고나면 후식이 더 맛있어진다고.
“제가 다른 먹방을 챙겨보진 못해요. 다른 일도 하고 있고, 제 방송을 준비하는데 시간을 쓰다보니 쉽지 않아요. 그저 제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과 소통을 잘 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갖고 있죠. 저는 말을 많이 하는 편이라, 소화도 잘 되는 편이에요. 물론 호불호가 나뉘죠. 제가 지금까지 구독자가 확확 늘지 않는 것도 그 이유에요. 먹기만 하는 방송 구독자가 훨씬 많거든요.”
입짧은 햇님은 어떻게 해야 구독자가 늘어나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방법대로 하지 않겠다고. 본인은 방송을 하는 목적이 단순히 먹는 게 아니란다.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송, 그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채팅창이 너무 빠르게 올라와서 다 읽을 수 없어요. 그렇다보니 일부러 골라서 읽을 수 없는 수준이죠. 그래도 맛에 대한 것들, 먹방에 관련된 질문들을 최대한 답변드리려고 해요. 아무래도 다같이 공감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원래 제 팬이었던 분이 방송 매니저로 많이 도와주세요. 센스있는 답변을 눈여겨 보다가 출석률 높을 분들 위주로 요청드렸죠. 그 중 한 분은 제가 월급을 주고 정식으로 일을 맡아주고 계셔요.”
◆ 소통도 소화도 잘하는 방송
1인 방송을 보다보면, 무수한 댓글 중 보기 불편한 글들이 많다. 심지어 먹으면서 그런 글들을 접하면 소화하기도 쉽지 안을 텐데. 입짧은 햇님은 항상 밝은 얼굴로 먹고, 웃고, 말을 한다.
“제가 나이가 있어서서 그런지 다 귀엽게 보이더라고요.(웃음) 귀여운 어그로는 신경도 쓰지 않아요. 제 방송에 올라오는 글 대부분은 좋아요. 가끔씩 팬인척 하면서 돌려까기 하는 분들 있어요. 본인이 원하는 대로 방송을 만들어달라는 요구에요. 물론 제가 잘못하고 있는 부분이라면, 바꿔야겠죠.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오직 한 명을 위해 방송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입짧은 햇님은 직접 요리를 하는 쿡방, 이곳저곳 돌아다녀 사오는 먹방을 병행한다. 때때로 방송 도중 배달해 오는 음식을 바로바로 받아 먹는 실시간 주문 먹방도 시도한다.
“다행히 배달해주시는 분들 중에 저를 알아보는 분이 없었어요. 만약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겁나지 않을 것 같아요.(웃음) 오히려 제 팬들이 걱정을 해주고 계셔요. 제가 방송을 하면서 알게 됐는데, 사생활 노출증이 있더라고요. 소통에 충실하다보니, 제 개인 얘기를 많이 해요. 그럴 때 마다 팬들이 그러지 말라고 해주세요. 물론 집주소 노출은 막아아죠. 하하”
입짧은 햇님 방송에는 빠짐없이 등장하는 춘삼이(반려견)와 그의 흔적들. 구독자들 중에는 먹방 보다 춘삼이에게 더 큰 관심을 갖기도 한다고.
“사실 춘삼이는 보기만 해도 눈물이 나요. 나이가 14살이거든요. 나이에 비해 건강한 편이지만, 귀가 잘 안들리는 것 같아요. 잠도 부쩍 는 것 같고. 부디 건강하게 제 곁에 오래오래 있어주면 좋겠어요.”
먹방으로 업계에선 이름을 널리 알린 입짧은 햇님. 혹시 다른 분야, 새로운 도전에 대한 꿈을 꾸고 있을까.
“그동안 메이크업 방송, 혹은 합방(다른 크리에이터과 콜라보레이션) 등은 상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진행했어요. 조회수 보단 만드는 사람이 행복해야 보는 사람들도 행복하다고 믿거든요. 앞으로도 억지로 하고 싶지 않습니다. 당장의 조회수, 구독자수, 돈보다 오래 멀리 가고 싶어요. 그래서 소통도 잘하고, 소화도 잘하는 입짧은 햇님이가 되겠습니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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