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팀명이 주는 이미지 덕분이었을까. 첫 인상부터 강렬했다. 아직은 풋풋한 외모지만, 뿜어내는 카리스마는 대단했다.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영국 밴드 ‘더 뱀프스’(The Vamps)를 10월의 어느 주말,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만나봤다.
‘더 뱀프스’는 보컬 브래들리 심슨(Bradley Simpson), 기타 제임스 맥베이(James Mcvey), 베이스 코너 볼(Connor ball), 드럼 트리스탄 에반스(Tristan Evans)로 구성돼있다. 94년생 제임스 맥베이와 트리스탄 에반스, 그리고 한 살 어린 브래들리 심슨이 뭉쳐 팀을 결성했다. 96년생 막내 코너 볼을 영입하며 4인조 체제를 완성했다.
실제로 만난 ‘더 뱀프스’는 위의 짧은 프로필을 놀라울 만큼 정확하게 표현해냈다. 프론트맨인 브래들리 심슨은 한 눈에 보기에도 밴드의 중심다웠다. 가장 많은 질문을 소화한 입담꾼이었으며, 입덕을 유발하게 하는 잔망스러운 매력까지 고루 갖춘 멤버였다. 제임스 맥베이와 트리스탄 에반스는 맏형다웠다. 유쾌한 태도와 진중한 답변으로 존재감을 입증했다. 코너 볼은 (팬들 사이에서는)익히 알려진 대로, 수줍음 가득한 얼굴로 팀의 균형을 이뤘다.
말하자면, ‘더 뱀프스’는 소셜미디어가 낳은 스타 중 하나다. 유튜브에 커버 영상을 올리며 대중의 관심과 인기를 동시에 끌었다. 2013년 9월, 데뷔 싱글 ‘Can We Dance’로 마침내 업계에 돌풍을 예고했다. 영국 차트 2위에 올랐으며, 2014년 4월 데뷔 앨범 ‘Meet The Vamps’로는 미국 빌보드 차트 40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발매한 정규 3집 ‘Night & Day’의 ‘Night Edition’로는 영국 차트 1위를 거머쥐었다. 데뷔 4년 만에 오른 정상이었기에 더욱 값진 성적이자, 성장이었다.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 기준 20억 건에 달하는 스트리밍수와 6억 이상의 유튜브 조회수를 자랑한다는 ‘더 뱀프스’가 지난 7일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 음악 축제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018’을 통해 첫 내한했다. 그야말로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더 뱀프스’와의 공연 전, 짧은 인터뷰를 공개한다. 팀명(영화 ‘트와일라잇’ 속 주인공인 뱀파이어의 세련된 느낌을 살렸다는 설명)이 주는 엣지 있는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Q. 팬들의 환영인사가 공항에서부터 시작됐어요. 한국 팬들을 만나 본 소감이 우선 궁금합니다. 서울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A. 저희는 한국에 처음 왔는데, 정말 멋졌어요. 공항에 많은 팬들이 있었고, 크게 환호해주셨어요. 선물도 많이 받았어요. 굉장히 멋진 쓰리피스를 받았어요. 한복이요! 전통적인 의상이죠. 한 번 보실래요? 괜찮은지 말씀해주세요.(브래들리 심슨은 휴대폰 앨범 속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저는 정말 마음에 들거든요. 각자의 이름이 들어간 티셔츠도 있었고요. 양말도 기억에 남아요! 애프터 쉐이브 로션도 챙겨주셨어요. 하하하.
사실은 오늘 아침에 절에 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길을 잘못 들어서 못 찾았어요. 근처에서 동네 사람들이랑 배드민턴을 쳤는데, 그것도 괜찮았어요.
Q. 본격적인 질문으로 들어갈게요. 멤버들끼리 어려서부터 함께한 걸로 알고 있어요.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A. 저희가 7년 동안 음악을 했잖아요. 당시에는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집을 떠나있는 게 힘들었어요. 투어링을 할 때 말이죠.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어요. 현재는 새로운 도전이 생겼어요. 팬들이 신선하게 느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거든요.
Q.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팀워크 비결이 따로 있을까요?
A. 운이 좋았어요. 사람들마다 성격이 다르잖아요. 별별 사람 다 있죠. 그런데 저희는 꽤 여유로운 편이에요. 같이 지내기 편한 사람들이에요. 또 누구 한 명이 다운돼있을 때는, 눈치껏 기분을 띄워주기도 하고요. 그런 게 팀워크 같아요.
Q. 네 분 모두 곡 작업을 하시는데, 음악적으로 의견 조율은 어떻게 하나요? 의견차가 생기면 어떻게 대처하는지 궁금합니다.
A. 주먹으로 해결해야죠! 검을 가지고 다니면서 결투를 합니다.(브래들리 심슨이 웃으면서 주먹을 가리켰고, 제임스 맥베이가 이에 맞서 농담을 건네 현장이 초토화됐다)
평소에는 음악 때문에 의견 충돌하는 일이 거의 없어요. 가끔씩은 대화로 해결하고요. 저희가 신뢰하는 몇몇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해요. 결국은 곡을 위해 좋은 결정을 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Q. ‘All Night’ 등 곡을 살펴보면, 사랑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주제를 그리고 있는 것 같아요. 각자 음악적 영감을 어디에서 얻나요?
A. 보통은 저희들의 경험을 녹여냈어요. 때로는 남들이 해보지 않은 콘셉트에 기반을 두기도 했고요. ‘What Your Father Says’가 대표적으로 그런 노래에요.
Q. ‘더 뱀프스’가 음악적으로 변화한 부분이 있을까요? 전체적으로 추구하는 색깔이 있다면요? 일부 팬들은, ‘더 뱀프스’의 노래가 제법 안정적이고 차분해졌다고 평하던 걸요. 물론 좋은 뜻입니다.
A. 첫 앨범이 나왔을 때 17살~19살이었어요. 16살 정도에 곡을 썼다는 이야기죠. 마냥 어리고 노는 게 좋았던 때였어요. 음악적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서 명확하지 않았죠. ‘Can We Dance’ 활동 즈음이겠네요.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저희만의 목소리를 내고, 색깔을 찾아가면서 지금의 형태로 진화했다고 생각해요. 프로듀싱에 직접 참여하면서 멤버들이 성장했다고 볼 수 있어요. 차분해진 게 맞아요. 이제 파티에서 벗어날 시간이잖아요.
무엇보다 가사가 솔직해지고 정직해졌어요. 어쩌면, 한 바퀴를 돌아서 제 자리로 온 것 같은 느낌이에요. 악기 연주에 더욱 집중하고 있기도 해요.
Q. ‘Night & Day’의 ‘Night Edition’으로 처음 UK 차트 1위를 차지했는데요. ‘더 뱀프스’에게는 더욱 뜻 깊은 성과라고 들었어요.
A. 최고였어요. 첫 앨범에서 터지고 부진한 것과는 반대로, 적절한 시기에 1위를 했다고 생각해요. 세 번째 앨범에서 인정을 받은 거니까요. 기쁘고 보람찼어요. 축하파티도 많이 했고요. 에드 시런(Ed Sheeran)처럼 대단한 분을 꺾고 1위를 했다는 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Q. ‘더 뱀프스’는 하나의 앨범을 두 개로 쪼개어 내는 걸로 유명하잖아요. 오직 팬들을 빨리 만나기 위해서요. 마지막으로 ‘더 뱀프스’가 음악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을까요?
A. 아시다시피 저희는 소셜미디어로 유명해졌잖아요. TV에 나와서 빵 터지거나 한 케이스가 아니에요. 점차 시간을 두고 신뢰와 사랑을 다져나가는 과정에서 자랐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팬들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어요.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게 중요하고 그렇게 하고도 있지만, 팬들이 듣고 싶어 하는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 해요.
일단 오늘 밤은, 한국 팬 분들이 저희의 어떤 곡을 좋아해주실지 기대돼요. 그래서 말인데요, 한국어로 ‘안녕, 고마워요’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 부탁드려요!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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