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전 그분이 뭐라고 해도 좋습니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작 ‘옥자’는 올해 칸 최고의 화제작이다.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 최초의 칸 초청작이기도 한 ‘옥자’는 극장용 영화가 아니라는 이유로 개막 전부터 경쟁 제외 논란, 프랑스 극장 협회의 반발까지 샀다. 그 결과 내년 칸영화제부터는 프랑스 극장 개봉을 전제하는 작품만 경쟁 출품이 가능하다는 새로운 규정까지 만들어냈다.
여기에 심사위원장의 발언까지 더해져 논란은 더욱 뜨거웠다. 개막 당일인 지난 17일(현지시각) 스페인 영화감독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심사위원장이 “극장용 영화가 아닌 작품이 황금종려상을 받는 것은 거대한 모순”이라는 ‘옥자’를 겨냥하는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20일 한국 취재진 간담회에서 “그 분(페드로 알모도바르)이 뭐라고 하든 좋다. 그 분이 ‘옥자’를 본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그 자체만으로 흥분된다”고 밝혔다.
“그 분 영화만의 아름다움을 느껴왔고, 많은 영감을 받았어요. 기사를 보니 번복 혹은 무마하는 말을 했던데 굳이 안 그래도 되는데.(웃음) 심사위원장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굳이 그런 것 가기도 하고. 어쨌든 저에 대한 발언은 아니라고 보고요, 영화를 관람하는 최고의 행위로 극장 관람을 강조하기 위한 말이었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동의하는 바이고요.”
‘옥자’는 슈퍼돼지 옥자와 산골 시골소녀 미자의 이야기를 그린 봉준호 감독 최초의 사랑영화다. 지난 19일 영화 공개 직후, 미자를 연기한 안서현을 향한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변희봉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당찬 연기를 펼친 안서현은 그 담대한 눈빛 만으로도 영화 전체 분위기를 압도한다. 봉준호 감독은 여우주연상 수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안서현을 향한 극찬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촬영 전 시나리오를 읽은 관점에 대해 들어봤는데 딱히 제가 덧붙이거나 설명할 게 없었어요. 작품에 대해 완벽히 분석했더라고요. 중견 배우답더군요. 이후 촬영장에서도 제가 뭔가를 지시하는 양상은 아니었어요. 안서현은 담대하고 침착한 친구입니다. 집에서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촬영장에서는 미자다운 캐릭터였어요. 미자가 디즈니 공주처럼 툭하면 우는 캐릭터가 아니잖아요. 산골 바위 옆에서 잠들어 있다가 터벅터벅 집으로 들어갈 것 같은 소녀. 딱 안서현이었죠.”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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