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배우 하정우는 김용화 감독에 대해 “감정도, 삶도 드라마틱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웬만한 영화 못지않게 굴곡진 삶을 버텨왔다. 어린 시절부터 아픈 부모님을 보필하던 그는 태권도 선수로 은메달까지 땄지만 성공을 꿈꾸며 중앙대 영화학과를 진학했다. 한국의 스티븐 스필버그를 꿈꾸던 것도 잠시, 대학 시절 양친을 여의고 생선 장사를 하며 생업을 이어갔다.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에는 김용화 감독 개인의 삶이 투영된 작품이기도 하다. 원작 웹툰에서 자신의 모습이 겹쳐 보였던 그는 적지 않은 위로와 공감을 얻었고, 이를 영화를 통해 관객과 나누고 싶었다. 두 번이나 감독이 교체된 프로젝트임에도 그가 뛰어든 데는 이와 같은 배경이 숨어 있다.
■ 다음은 김용화 감독과 일문일답
– 영화 시작부터 하정우 먹방이 등장한다. 의도된 장면일까.
하정우 배우에게 먹방 이미지가 강하게 생성돼 있으니, 이를 활용해 전반부 릴렉스를 주고 싶었다. 또 한편으로는 장례식 음식 퀄리티 개선을 요구하는 장면이기도 하다.(일동폭소) 먹방의 신도 거부하는 육개장은 대체 얼마나 맛이 없다는 건가.
– 영화를 보고 나니 감독이 과거 인터뷰에서 ‘긴 병에 효자 없다’라는 말을 했던 게 생각나더라.
우리 가족이 참 힘들었다.(잠시 울컥하며 말을 잇지 못한 뒤) 어머님이 굉장히 아프셨다. 내가 보필해야 하니까 학교도 다 그만뒀다. ‘신과함께’의 출발은 바로 그 지점이었다. 이 얘길 미루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얕은 기교보다는 원작의 메시지를 잘 계승해 진심이 담긴 영화를 만들어야겠다 싶었다. 나 자신도 웹툰을 보고 엄청난 위안을 받았거든. 시나리오 쓰며 울기도 많이 울었다. 내가 느낌 감정과 위안 그대로 관객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 그런 면에서 신파라는 지적이 서운했을 법도 하다.
서운하긴 했지만 우리 영화는 신파가 아니다. 신파는 느닷없이 개연성 없는 장치로 눈물을 강요하는 것이고, 우리 영화는 초반부터 차분히 이야기를 만들어갔잖아. 신파와 감동의 차이는 바로 여기서 발생한다. 신파는 슬픔 그 자체, 감동은 위로라는 보상이 주어진다.
– ‘국가대표’에서 설탕 뿌린 토마토가 있었다면 ‘신과함께’에는 누룽지가 등장한다.
둘 다 어렸을 때 어머님이 많이 해주셨던 음식들이다. 어머님이 아픈 몸에도 누룽지를 많이 끓여주셨다.
– 드라마 ‘신과함께’는 어떤 식으로 그려질까
일단은 논의하던 부분을 다 중단했다. 영화의 결과를 보고 나서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기본적으로는 원작에 가깝게 만들 생각이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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