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뤼미에르 극장에 압도됐어요”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 영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변성현 감독)의 전혜진은 25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칸 마제스틱 호텔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칸 레드카펫을 처음 밟은 소감과 남편 이선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불한당’은 범죄조직 1인자를 노리는 재호(설경구)와 세상 무거운 것 없는 패기 넘치는 신참 현수(임시완)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영화다. 지난 24일 오후 11시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레드카펫과 상영회를 갖고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냈다. 올해 칸에 초청된 한국영화 가운데 최장 시간인 7분간 기립박수가 터져나왔다.
영화의 홍일점인 전혜진은 재호와 현수에게 예상치 못한 위기를 안기는 경찰 천팀장을 연기했다. 시원시원하고 군더더기 없는 연기를 펼친 전혜진은 프랑스 현지 관객들에게도 웃음과 쾌감을 동시에 이끌어냈다. 전작들에서 그러했듯 그 인물, 직업으로 평생을 살아온 듯 자연스러운 연기로 해외 관객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 다음은 전혜진과 일문일답
-기립박수 받을 때 울컥하더라.
감독님 생각이 많이 났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인데도 해외 기자들이 많이 와있어서 놀랐다. 거기다 저 멀리서 박찬욱 감독님이 서 계신데 감사하고 울컥했다. 감독이 참석하지 않아서, 사실 좀 그렇잖아. 안타까웠지. 정말 감사하게도 박찬욱 감독님이 계시니까 위안이 됐다.
-심사위원장 박찬욱과는 어떤 얘길 나눴나
‘술자리에서만 보다가 이런 데서 보다니!’. 감독님께서 배우들 한명 한명 안아주셨는데 진짜 감사했다. 일정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힘든 일정이라고 하더라. 사실 우리는 비경쟁부문이니까 굳이 안 와도 되는데, 바쁜 와중에도 와주셔서 감사했지. 영화 끝나고 나서도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려주시는데 울컥했다.
-남편 이선균도 2014년 영화 ‘끝까지 간다’가 칸에 초청받았다. 7분 기립박수 소식을 듣고 뭐라던가.
당시엔 세월호 참사 때문에 감독님만 참석했고, 이선균은 한국에 있었다. 칸에 가기 전에 ‘즐겨라, 좋겠다, 집에서 잘해라’라고 했다. 카톡이 여기저기서 너무 많이 와서 안 열리더라. 휴대전화를 아예 못 보고 있다.
-이선균 기념 선물이라도 사가야 하는 것 아닌가.
어휴. 우리는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이선균도 야상이 똑같은 게 5개나 있고 스니커즈도 꺾어 신고. 관심이 없다.(웃음) 아, 칸이 춥다고 해서 이선균의 야상을 하나 가져왔는데 잘 입고 있다.
-한국 돌아갈 때 허전한 마음이 들까, 뿌듯한 마음이 들까.
할 만큼 다 했다. 마실 만큼 다 마셨고.(웃음) 공기가 좋아서 그런지 숙취가 없다. 버티게 되더라. 마시면 마음이 편안해지고.(웃음)
-배우에게 칸영화제의 의미는 남다를 것 같다.
뤼미에르 극장의 암막이 걷히는 순간부터 ‘여기가 진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압도 당했다. 어렸을 때부터 프랑스 영화를 워낙 좋아했거든. 2500석의 서포트를 받으며 영화를 보는데, 굉장한 경험이었다. 여하튼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욕심이 생겼다. 의욕도 생겼고.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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