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생각이 많고 신중하다. 그래서 하나의 결론을 도출하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린다. 이는 작품을 선택할 때도, 인터뷰를 할 때도 마찬가지. 연기를 할 때도 예외는 없다. 깊이 빠져드는 탓에 가끔 오해 아닌 오해도 받는다. 그래도 그는 행복하다. 좋아하는 연기를 계속할 수 있음에.
최근 드라마 ‘손 the guest’(권소라 서재원 극본, 김홍선 연출)를 끝낸 배우 김동욱과 만났다. 이번 작품에서 김동욱은 귀신을 보는 영매 윤화평 역을 맡아 열연했다. ‘손’에게 가족을 빼앗긴 아픔을 겪고 그를 잡기 위해 20년 넘도록 찾아 헤매온 인물. 좀처럼 겪을 수 없는 복잡한 감정선을 빈틈없는 연기력으로 소화했다.
전작인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에 이어 ‘손 the guest’까지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김동욱. 그를 향한 박수는 아직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김동욱은 이를 즐기기보다 다음 걸음을 생각할 뿐이었다. 연기 생활 15년 차이자, 그와 함께 작업했던 감독도 선배도 극찬하는 배우기에 그의 자세에 조금 의구심이 들었다. 박수가 오히려 그의 조바심을 자극한 걸까.
“어느 한동안은 쉼 없이 작품을 하기도 했고, 어떤 때는 한 작품 끝나고 몇 달 쉰 적도 있었어요. 그러나 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 건 20대 중반 잠깐이었어요. 그 뒤로는 치열하게 경쟁하는 배우들에 비하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이제는 일하면서 열심히 달려보려고요. 그동안은 내 스스로 ‘신중한 선택’이라고 했던 것들인데, 누군가에게는 절실함이 덜 해 보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유독 ‘자신의 칭찬에 박하다’는 기자의 말에 그는 “(칭찬을 듣고) 혼자는 분명 좋아한다”며 김동욱은 웃었다.
“아직은 나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자신이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작품에 대한 좋은 이야기는 감사하죠. 하지만 나 스스로 내게 치열하지 않으면 정말 형편없어질 것 같다는 두려움과 걱정이 아직 있거든요. 습관처럼 그러는 것 같아요. 스스로를 채찍질하지 않으면 한없이 나를 내려놓을 것 같아서요.”
영화 ‘신과 함께’를 함께 한 배우이자 소속사 식구인 주지훈과 얼마 전 술잔을 기울이며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는 김동욱은 “열심히, 감사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을 이었다.
“내 딴에는 신중하려 했던 행동들이 ‘내 스스로 기회를 만들지 않았던 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주지훈 형이 저에게 ‘넌 좀 덜 신중해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되새기려고요. 하하하.”
영화로 드라마로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어느덧 2018년도 끝자락에 와 있다는 김동욱. “정말 한 해가 순식간에 지나갔다. ‘신과 함께2’는 언제 개봉할까 싶었는데 어느덧 ‘손 the guest’도 끝났다. 이 기세로 2019년은 더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키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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