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귀임 기자] ‘처음’은 언제나 기억에 남기 마련이다. 단역 배우 딱지를 떼고 조연으로 첫 장편 드라마를 마친 배우라면 더욱 의미 있을 수밖에. 게다가 크게 주목 받으며 연기 인생 꽃길까지 예약했다면 더할 나위 없다. 배우 김명준의 이야기다.
최근 ‘멜로가 체질’ 종영 인터뷰를 통해 김명준과 마주 앉았다. 선한 인상에 수줍은 미소까지 여느 신인 배우와 같았다. 연기에 대한 진지한 열정과 유쾌한 입담은 그의 매력을 배가 시켰다.
김명준은 ‘멜로가 체질’에서 베테랑 매니저 이민준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민준은 고등학교 친구였던 이소민(이주빈 분)의 매니저로 활약했다. 극 말미에는 이소민과 연인으로 발전, 현실 로맨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종영소감은 시원섭섭해요. ‘멜로가 체질’로 첫 작업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앞으로 배웠던 것들과 깨우쳐야 할 것들을 잘 준비해서 다음 작품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섭섭한 마음이 크지만, 좋은 반응들 주셔서 기분은 좋아요.”
이민준은 김명준을 통해 매력적인 캐릭터로 탄생했다. 이에 김명준의 인기도 덩달아 올라갔다. ‘멜로가 체질’에 출연한 배우들도 탐냈다고.
“배우들 중에서도 매니저 역할을 탐내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배우들과 만나면 ‘네 역할 너무 좋더라’ 뭐 이런 말들도 해주셨고요. 응원도 많이 해주셨어요. 특히 성인종 국장님이 유독 탐내셨어요.”
이주빈과의 로맨스에 대해 김명준은 “이번 매니저는 친구 버전으로 준비해야 하는 줄 알았다. 처음엔 로맨스에 대한 언급이 없으셨다. 첫 미팅 했을 때는 김영영 작가가 로맨스를 생각 안했을 것 같다. 저를 보고 ‘어떤 하고 싶냐’고 했을 때 ‘다 하고 싶다’며 횡설수설 했다. 그때 멜로가 어떠냐고,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멜로를 할 거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사전에 그런 이야기도 없었다. 친구로 생각하면서 준비를 했는데, 대본에 멜로가 있더라. 영광이었다. 이런 멜로 씬과 달달한 대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다는 자체가 부담 보다 즐거웠다”면서 “소민 누나와는 원래 알던 사이였다. 털털하고 편안하고 밥 잘 사주는 누나다. 서로 장난치면서 대사 주고받으면서 연습을 했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김명준은 영화 ‘글로리데이’ ‘안시성’ ‘바람 바람 바람’ ‘극한 직업’ 등 유명한 작품에 출연했으나 모두 단역이었다. 데뷔한 웹드라마 ‘긍정이 체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회사 없이 준비를 많이 했어요. 오디션 프로필도 직접 돌리고, 공연도 하고, 단편 영화도 찍었어요. 영화 오디션은 기회가 많았는데, 드라마는 진짜 할 줄 몰랐어요. 그런 찰나에 운 좋게 이병헌 감독님이 드라마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큰 기회를 얻었어요. 저는 좋았어요. 긴 호흡으로 저를 조금씩 알리면서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 같아요.”
특히 김명준은 ‘긍정이 체질’에 이어 ‘바람바람바람’, ‘극한직업’, ‘멜로가 체질’까지 이병헌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과거 김명준의 연극을 보고, 이병헌 감독이 오디션 제안을 했다. 그 인연이 네 작품 째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긍정이 체질’도 그렇고 모두 오디션 보고 들어갔어요. 늘 긴장됐어요. 작품하면서 이병헌 감독님을 무한 신뢰하게 됐죠. 이병헌 감독님이 연극 보시는 걸 좋아하시더라고요. 연극보고 캐스팅한 경우도 많고요. 이번 ‘멜로가 체질’의 보조 작가들도 연극보고 캐스팅하신 겁니다. 용기 있게 열린 시선으로 해주시는 것 같아요. 저도 그렇게 해서 된 케이스고요. 항상 감사합니다.”
아직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은 김명준. 이에 연기에 대한 각오와 열정도 남달랐다.
“여태까지 제 나이에 맞게 살아왔듯, 연기도 마찬가지로 나이와 상황에 맞게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행복한 좋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어디에 남겨도 기억되고, 남들이 봤을 때도 즐거우면 더 좋을 거 같아요.”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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