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15년 차 배우 김지훈을 나타내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대표적으로는 ‘주말극의 황태자’, ‘어머님들의 엑소’ 등이 눈에 띈다. 이 같은 별명에 걸맞게 김지훈은 얼마 전 MBC 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의 모든 촬영을 끝마쳤다.
김지훈은 극중 자수성가한 검사로 분했다.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온 독기 충만한 캐릭터를 제 옷을 입은 듯 소화하며 또 한 번 이름값을 입증했다. 최근 김지훈을 만나 ‘도둑놈 도둑님’의 뒷이야기는 물론, 그의 오랜 연기관 등을 들어봤다.
-종영 소감 먼저 부탁드려요.
늘 그렇듯이 시원섭섭한 마음이 큽니다. 한준희 캐릭터에 몰입을 해서 그런지, 아쉬움도 많이 남아요. 대박까지는 아니지만 선방은 한 작품인 것 같아요. 좋은 댓글도 많았고요. 작은 성공을 이룬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한준희 캐릭터가 꽤 의미가 큰 것 같네요.
굉장히 독한 인물이에요. 어렸을 때 가족을 버리고 혼자 이를 악물고 성공한 사람이죠. 냉혈한으로 보일 수도 있어요. 그런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감정의 폭이 깊었기 때문에, 도전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의상이나 스타일에도 신경을 꽤 썼어요. 소위 말하는 ‘있어 보이는’ 느낌이 나면 안 되는 인물이거든요. 불쌍하고 가난한 이미지를 풍겨야 했어요. 헤어스타일도 제가 했어요. 최대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요. 정장도 루즈한 핏을 입었죠. 멋 부린 느낌이 나지 않게요.
-그러고 보니 이번에도 검사 역할이네요.
사실 이미지 변신에 대한 갈증은 늘 있어요. 도전을 안 한 것도 아니고요. 작품 속 이미지가 전문직인 경우가 많았어요. 일단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검사 역할은 내가 가장 잘한다’는 식이죠. 조급해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성실히 준비하다 보면, 또 다른 기회도 올 거라고 생각해요.
-법률용어 전문가이실 것 같은데.
가끔 대본에 적혀 나오긴 하는데, 아무리 봐도 친해지질 않아요. 외우기도 힘들어요. 그래도 남들보다는 잘 아는 것 같아요. 법률 지식은 전혀 없어요. 외우긴 했지만 머리에 남지는 않아요.
-주말극의 황태자로 등극한 소감은요?
감사한 표현이죠. 어머님들께 인기가 많은 것도 정말 좋아요. 하지만 주말극에만 국한된 이미지는 벗고 싶죠. 어떤 틀안에 저를 가두고 싶지 않거든요. 결국 제가 극복할 문제예요.
-MBC 파업과 얽히며 여러 프로그램이 영향을 받았는데, ‘도둑놈 도둑님’은 어땠나요?
우려했던 것보다는 상황이 복잡하지는 않았어요. 요즘은 원하면 언제든 방송(편성)을 접할 수 있는 시대잖아요. 아주 큰 불편함은 없었어요.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요?
뻔한 드라마보다는 모험을 하더라도 실험적인 작품을 하고 싶어요. 매너리즘을 경계해야 하거든요. 장르물이 어떨까 싶어요. 액션도 탐납니다.
-살짝 다른 말이지만, 아이돌스타 ‘차은우 닮은꼴’이라는 별명을 아시나요?
엄청난 칭찬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볼 때는 그렇게 닮은 것 같지는 않아요. 예능프로그램에서 실제로 만났는데, 예쁘게 잘생긴 친구더라고요. 미소년 이미지인데, 의외로 몸매도 탄탄하고요. 남자다운 매력도 겸비하고 있어요.
-아이돌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연기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서현 씨와 호흡을 맞추기도 했고.
아이돌이 연기하는 것에 대해 전혀 불만이 없어요. 발연기를 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요즘은 다들 잘 해내잖아요. 남들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면, 자리를 빼앗긴 사람 입장에서는 못마땅할 수 있어요. 저도 그런 자리에 있죠. 하지만 받아들이고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에요. 이해를 해야 해요. 서현은 정말 열심히 했고, 심지어 잘했어요. 기대 이상이었어요. 칭찬할 만 해요.
-2017년의 남은 목표가 있다면요?
저는 목표 없이 살고 있어요. 눈앞의 과제에 충실하자는 스타일이죠. 가고자 하는 방향은 분명하니까요. 달리 말하면 여유가 없다고 할까요? 방향만 틀어지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남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하는 게 현재 바람이에요. 그 정도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죠.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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