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가장 파격적인 데뷔다. 영화 ‘버닝'(이창동 감독)으로 세상에 처음 얼굴을 알린 전종서는 한국영화에서 본 적 없던 얼굴, 묘한 매력으로 칸영화제를 달궜다.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버닝’은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세 젊은이 종수(유아인), 벤(스티븐 연), 해미(전종서) 사이에 벌어지는 미스터리 한 사건을 그린 작품. ‘밀양’으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전도연), ‘시’로 각본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신작이다.
학창시절을 캐나다에서 보낸 전종서는 세종대 연영과에 진학, 배우의 꿈을 품었다. 하지만 그 흔한 화보 촬영, 단편영화 작업 한번 없이 단번에 ‘버닝’ 여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제작부에서 찍어간 영상을 감독님께서 보시곤 저를 부르셨어요. 오디션이라기보다 제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말씀드렸죠. 제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하셨거든요. 저는 저를 보여드리는 데 거침없어요. 제가 자라온 과정, 사고방식에 대해 솔직하게 말씀드렸어요. 감독과 신인배우라는 느낌이라기보다 어른, 아버지 같은 분이 저라는 인격체에 관심을 갖고 진심으로 귀 기울여주시는 느낌이었어요.”
전종서가 연기한 해미는 평범함과 자신만의 특별함을 동시에 갖춘 스물일곱 살 청춘이다. 믿으면 실재한다고 생각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고양이를 종수(유아인)에게 맡기고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난 뒤 의문의 남자 벤(스티븐 연)과 함께 돌아온다. 당돌함과 순수함을 오가는 신비로운 인물이다. 베드신, 노출, 대마초, 담배 흡연 연기까지. 파격적인 설정을 담담히 해낸 전종서다.
“그것을 문제라고 생각하면 부담이 되겠지만 누구나 담배를 피우고 섹스를 하잖아요. ‘버닝’은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여주는 영화인데 누구나 하는 일이 빠지면 안 되겠죠. 돋보기를 놓고 그것들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을 놓고 봤을 때 노출, 대마초, 담배는 저한테 크게 부담을 주진 않았어요. 우리가 그렇게 살고 있고, 사는 모습이니까요.”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