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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경찰’ 영화 홍보팀에서 흥행감독되기까지[인터뷰]

김수정 기자 조회수  

[TV리포트=김수정 기자] 올여름 극장가 최대의 반전은 ‘청년경찰’의 활약이다. 제작비 100억 원을 훌쩍 넘는 쟁쟁한 경쟁작 사이에서 손익분기점의 2배가 넘는 400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기자시사회부터 반응이 심상치 않긴 했으나, 국민배우도, 역사적 실화도, 압도적인 스케일도 없는 이 영화가 이토록 뜨거운 열풍을 일으킬 것이라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청년경찰’은 믿을 것이라곤 전공 서적과 젊은 뿐인 두 경찰대생이 눈앞에서 목격한 납치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현장경험 전무한 경찰대생이 책으로 배운 대로 예측 불가한 상황을 돌파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영화만큼이나 감독의 이력도 흥미롭다. 중2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김주환 감독은 워싱턴 D.C. 조지타운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했다. 이때 배운 인문학이 ‘청년경찰’의 자양분이 됐다. 이후 장교로 복무하는 동안 영화의 꿈을 품고 메이저 투자배급사 쇼박스에 입사했다.

김주환 감독은 쇼박스에서 투자팀과 홍보팀 등을 오가며 틈틈이 단편을 연출했다. 2013년에는 장편 ‘코알라’로 호평받고, 단편 ‘안내견’으로 지난해 칸영화제 단편 비경쟁부문에 초청받으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쇼박스를 퇴사한 뒤 본격적으로 ‘청년경찰’ 시나리오 작업에 올인했다.

바닥이 보이기 시작한 퇴직금, 끝이 보이지 않는 불안정한 과정 속에서도 내 영화를 만들겠단 마음만큼은 식지 않았다. 열정, 집념, 진심이 만나 오늘날 ‘청년경찰’을 만들어낸 셈이다.

■ 다음은 김주환 감독과 일문일답

-경찰대생의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출발은 미생에 대한 애착이었다. 2013년 중반부터 시나리오를 썼는데, 청년이라든가 경찰이라는 정서는 그 이전부터 생각했던 부분이다. 장교 근무하면서 사관학교 학생들이 또래보다 더 빨리 직업적 딜레마를 겪는 모습을 봐왔다. 회사원이 할 고민을 학생들이 하는 지점이 흥미로웠다. 말하자면 어른스러운 고민이지. 아이돌이 그렇다고 하더라. 맹목적으로 노래하는 게 좋아서 아이돌이 됐는데,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되는 거다. 

-유머도 유머지만 수사물로써의 기능도 제대로 했다. 이질적인 두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점이 신선했다.

시나리오 각색 과정에서 톤앤 매너와 장르가 조금씩 바뀌었다. 어떤 버전은 조금 더 스릴러 같았고, 범죄 내용도 달랐다. 최근 사회에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을 고민하며 지금 버전의 톤을 잡았다. 물론 영화의 소재가 불편할 순 있겠지만 그럼에도 즐겁게 웃고 나올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난자 적출이라는 소재가 셌다. 일부 관객들은 다소 불편하게 느끼기도 하더라.

대부분 범죄물에서 쓰이는 소재가 성매매 아닌가. 새로운 걸 찾고 싶었다. 관객들을 포함한 주인공들에게 충격을 줄 만한 소재가 필요했다. 주인공들이 성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런 무서운 범죄가 벌어질 때 대체 어른들은 뭐하고 있었어요. 우리가 할게요’잖아. 수사물에서 흔히 쓰이는 범죄는 아니길 바랐던 이유다. 여기에 (지난 정권 이슈였던) 줄기세포 등이 켜켜이 쌓여 지금의 소재를 택하게 됐다.

-말이 나와 얘긴데, 크리티컬 아워 7시간을 통해 세월호를 연상시키고 싶었다고.

실제 존재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7시간 안에 누군가는 구해야 했었던 것 아닌가. 하, 현실이 너무 별로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차이가 너무 크다. 

-박서준, 강하늘의 캐스팅은 신의 한수였다. 두 사람이 이렇게 잘 어울릴(?) 줄 몰랐다.

박서준 씨가 먼저 캐스팅됐다. ‘코알라’에 출연한 (박서준과 절친인) 박진주 씨의 도움이 있었지. 박서준 씨에게 출연하겠단 답이 굉장히 빨리 왔다. 그 이후 0순위 강하늘 씨도 캐스팅이 됐고. 우리 영화 유머는 0.1cm의 차이다. 촘촘한 유머 코드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안 웃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영화 자체가 흔들린다. 전형화된 유머가 아니라 배우들의 몫이 컸는데, 박서준 강하늘이 참 잘해줬다. 관습적인 연기가 아니라 더 좋았다.

-박서준을 두고 “맏형 같다”라고 했다.

맞다. 박서준은 어른이다, 어른. 사람들 챙기는 능력이 굉장하다. 본인이 현장에서 예민하게 굴면 스태프들의 피로도가 한번에 터진다는 걸 잘 알고 참더라. 힘들다는 얘기가 목까지 차올랐을 순간에도 먼저 나서서 현장을 이끌고 솔선수범했다. 고마울 수밖에 없다.

-박서준은 큰 일 아니라고 했지만, 목욕탕 장면에서도 제법 크게 다쳤다고.

그 목욕탕이 황신혜 씨 어머님이 소유한 건물인데, 실제 폐목욕탕이다. 자갈들을 잔뜩 깔아놓고 폐목욕탕 느낌을 냈다. 천장에 매달리는 장면은 무술팀이 배우들을 들어 올려주고, 별 탈 없이 촬영했다. 그런데 박서준 씨가 천장에 손이 묶여있던 강하늘 씨를 받쳐주려다가 같이 넘어진 거다. 서준 씨가 하늘 씨를 놓으면 정말 큰 사고가 나는 상황이었는데, 끝까지 잡고 있어줬다. 서준 씨 어깨에 상처가 난 걸 영화 편집할 때야 발견했다. 미안하고 고마웠다.

-영화배급사 쇼박스 출신이다. 멀쩡한 회사를 그만두고 나와 수년간 시나리오 작업한다는 게 웬만한 정신력으로는 힘들 텐데.

맞다. 이게 진짜 영화가 될까, 캐스팅이 될까 걱정이 많았다. 시나리오 작업 마지막 1년은 퇴직금도 다 떨어진 상황이었다. 여자친구가 정말 많은 힘이 됐다. 

-친정인 쇼박스가 아닌 롯데엔터테인먼트와 하게 된 이유가 있나.

무엇보다 롯데의 결정이 굉장히 신속했다. 영화는 협업 아닌가. 더 나은 결과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피치 못하게 싸울 일이 생기는데 쇼박스에서 나는 ‘주환이’아닌가. 그 순간 나는 지는 거다. 

-배급사 직원에서 직접 메가폰을 잡게 특별한 계기가 있나.

투자팀, 홍보팀을 거치면서 약 40편에 가까운 영화를 했다. 언젠간 내 얘기를 하고 싶은 염원 같은 게 생겼는데, 감독들을 곁에서 지켜보며 건강한 시기심을 느꼈다. 영화라는 게 제조업, 혹은 서비스업이잖아. 배급사 직원으로서 서비스를 했다면, 감독으로서 제조업을 하고 싶었다. 만드는 게 제일 재밌더라. 

-가장 자극이 된 감독이 있다면?

압도된 적은 있다.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 속된 말로 뻑이 갔다.(웃음) 와, 저 감독 진짜. 말이 안 나오더라. 물론 홍보팀으로서는 힘든 작품이었다. 전화번호 뒷자리가 ‘4885’인 분들한테 항의전화를 어마무지하게 받았던 시절이다.(웃음)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영화 ‘청년경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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