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명신 기자] “따뜻한 영화 한 편을 보고 싶던 차에 시나리오를 받게 됐어요. 모두가 지친 시기인 만큼, 관객분들도 삶의 위로가 되는 영화를 보고 싶지 않을까 싶었죠. 제가 ‘해피 뉴 이어’를 선택한 이유입니다.”
영화 ‘해피 뉴 이어’는 ‘클래식’ ‘엽기적인 그녀’ 등을 만든 곽재용 감독의 신작으로, 한국판 ‘러브 액츄얼리’라는 평가를 이끌고 있다. 따뜻하고 다양한 사랑 이야기는 공감과 위로를 선사하며 극장가를 녹여내고 있다. 14명의 출연진 가운데 친구에게 15년째 고백을 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소진 역을 연기한 한지민은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캐릭터”라며 각별한 소회를 밝혔다.
한지민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하나의 연결고리가 있듯, 연결돼 있는 지점들이 마음에 들었다”면서 “특히 그동안 해왔던 내가 중심이 아닌 다양한 인물들 간의 이야기를 매끄럽게 연결해주는 인물로, 그 무게감을 조금은 덜고 시작해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선택할 당시, 사실 개인적으로 침체 돼 있고 마음이 좋지 않은 시기였어요. 작품을 선택할 때마다 저의 상태가 많은 영향을 끼치거든요. 무난하고 따뜻한 영화를 찾고 있었고 그렇게 시나리오상의 설렘과 따뜻함이 잘 묻어나온 거 같아요.”
극중 친구를 15년째 짝사랑하는 캐릭터 소진에 대해 한지민은 “그런 점이 사실 신선했다”고 말했다. 기존의 캐릭터들과는 차별된 지점이 그를 이끌었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은 조금 예쁘게 꾸며도 되겠다 싶었다. 그 점 역시 흥미로웠던 지점”이라고 털어놨다.
“원래 초등학교 때부터 혼자 좋아하고 누군가에게 좋아한다는 말 못 하고 쳐다보기만 하는 성격이었던 거 같아요. 성인이 돼서도 누가 마음에 들어도 혹시라도 거절 당할까봐 거의 말을 못 해요. 이젠 좀 달라져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하하하.”
새로운 모습과 도전으로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이는 그는 “‘해피 뉴 이어’는 어둠에 있던 나를 꺼내준 작품 같은 느낌”이라면서 “현장에 나가서 연기를 하는 게 나를 치유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소진 캐릭터를 통해 기존과는 다른 밝은 느낌들을 받아서 돌이켜 보면 고마운 작품이 될 거 같다”고 각별한 의미를 담았다.
“사람은 항상 상황에 맞게 변해야 하고 나쁜 형태만 아니면 익숙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못했던 선택들이 내년, 후년에는 할 수도 있고, 그렇게 나라는 사람을 규정짓지 말자는 생각이에요. 변하는 것들에는 용기가 필요하죠. 기대 만큼의 결과가 아니더라도 용기 낸 나의 모습에 만족하고 싶어요. 점점 하고 싶은 게 소박해지는 거 같아요.”
오랜기간 동안 최고의 배우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그는 “나의 원동력은 팬”이라면서 “내가 출연한 작품으로 무언가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되고 힘이 됐다는 평가를 보면서 내가 대단한 일을 하고 있고 허투루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점이 내가 열심히 활동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데도 다양한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죠. 부족한 저에게 무조건적인 큰 사랑을 주셔서 너무 고맙고 감동스럽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일이 보답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나이 들수록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매 작품이 소중한데 이번 작품도 정말 잘 한 선택인 거 같아요. 앞으로도 ‘한 번 해보자’ 하는 용기를 낼 수 있는 한지민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명신 기자 sini@tvreport.co.kr / 사진=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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