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스무살이 되면 어른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은 과도기에 있는 것이고, 인생에 대한 고민이 깊은 것이라고…. 열여덟살, 18세 때 성장통을 겪으면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이 아닐까.
네이버와 유튜브에서 방영된 플레이리스트 ‘에이틴(A-Teen)’. 18세의 꿈과 사랑에 대한 고민을 현실감 있게 그렸다. 시청자의 많은 공감과 사랑을 받았다. 웹드라마계의 1위를 차지하며, 국민드라마로 자리잡았다.
특히 그 중심에는 주인공 도하나가 있다. 똑단발 머리에 무심해 보이는 표정의 도하나. 차가울 것 같지만 여리고 감성적이고, 의리도 있는 캐릭터다. 도하나는 그시절 남자든 여자든 누구나 좋아하는 18살의 얼굴을 하고 있다.
◆ ‘에이틴’ 닮고싶은 도하나
도하나를 연기한 배우는 신예은이다. 신예은은 실제로는 22세고,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에 재학 중이다. JYP 연습생으로 있다가 오디션을 보게 됐고, 당당하게 캐스팅됐다. 도하나와 김하나 두 캐릭터로 오디션을 봤는데, 최종적으로 도하나를 만났다고. 신의 한 수 캐스팅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만난 신예은은 작품 속 모습보다 더욱 여성스럽고 조용하다. 신예은 스스로도 자신과 도하나는 많이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신예은은 이미지 변신을 위해 그동안 고수해온 긴머리를 싹둑 자르기도 했다.
“저는 학창시절에 머리도 엄청 길었고, 교복도 길었어요. 교복을 줄이거나 리폼하는 것보다 그 정석이 예뻤던 것 같아요. 단발머리는 중학교 1학년 이후로 처음 잘라봤어요. 처음 머리 잘라야해 할 때는 ‘잭품 배역 위해서 자를 수 있지’ 했는데, 막상 가위가 앞에 있으니깐 무섭더라고요. 예쁘게 안 나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다행이었어요. 지금은 많이 적응됐고, 머리를 유지해야하나 생각하고 있어요.”
‘에이틴’에서 도하나는 하민(김동희)을 남몰래 좋아하면서, 수줍은 18살의 짝사랑을 보여줬다. 그런 도하나를 사랑하는 남자는 하민과 다른 매력의 남시우(신승호). 도하나는 어느날 남시우의 마음을 알게 되고, 자신을 항상 챙겨주고 다정한 그에게 빠져들었다. 두 사람은 결국 커플로 이어졌다. 함께 있기만 해도 설레는 도하나, 남시우 커플은 흐뭇함을 자아냈다.
그러나 짧은 드라마 성격상 도하나의 심정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 도하나는 하민을 좋아하다가, 남시우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하자 마음이 바뀌었다. 이 부분이 갑작스럽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신예은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도하나가 모태솔로고,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뭐가 사랑인지 모르잖아요. 민이의 친절이 사랑이고 나를 좋아하나 착각해서 좋아하다가, 진짜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니까 이게 진짜 사랑이구나 느낀 것 같아요.”
실제 두 남자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신예은한테 하민 역의 김동희는 동생, 남시우 역의 신승호는 오빠로 각기 다른 매력을 지녔다고 짚었다. “동희는 1살 어린 동생인데, 굉장히 똑똑한 면도 있고, 귀엽게 대하는 면도 있어서 누나로 다가갈 수 있었어요. 승호 오빠는 더 많이 붙었잖아요. 전화도 많이 하고, 어떻게 연기하면 좋을까 얘기를 많이 했어요. 둘다 각자 다르게 편했던 것 같아요.”
◆ 예술가 집안, 연기 열정 많은 배우
신예은은 어떻게 배우의 길을 걷게 됐을까. 알고보니 신예은 집안은 예술가 집안으로,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게 됐다. 그는 안양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꿈을 키웠다. 신예은은 “고등학생 때는 짝사랑 경험이 없었다. 연애에 관심이 없었고, 나한테 관심이 많았다. 꿈, 열정, 연기 생각만 많이 했다”고 전했다.
“친할아버지께서 강원도 속초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연극배우였거든요. 연극 무대를 접하고 자연스럽게 연기라는 직업을 알게 됐어요. 그런데 저희 언니가 음악을 해서 같이 음악을 했고, 언니가 예고에 가면서 언니를 따라서 음악을 할까, 저만의 꿈, 환상 같은 연기를 할까하다가 연기를 하게 된 것 같아요.”
신예은은 입시 전쟁을 치르고,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에 진학했다. 재학 중 ‘대학내일’ 표지 모델을 하면서, JYP 엔터테인먼트 관계자의 눈에 띄어 소속사도 들어오게 됐다. 신예은은 차은우, 서신애와 동기라면서, 모든 동기들이 끈끈한 사이라고 밝혔다.
“활동 중인 친구들하고는 잘 못만나기는 하는데, 동기들과 돈독해요. 30명 밖에 안 되거든요. 저희 현역 친구들은 서로 질투도 없고 감싸주고, 다같이 뭔가 하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카페 갈래’하면 30명이 다 와요. 제가 과대와 학교 홍보대사를 했기 때문에, 동기들에게 공지를 많이 전달하고 그랬어요.”
신예은은 다채로운 매력을 지녔다. 청순하면서도 세시하고, 단아하면서도 강단이 있다. 20대 배우 기근 시대에 신예은이라는 색다른 매력의 여배우의 발견이 반갑다. 신예은은 이순재를 존경한다면서,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앞으로 롱런할 그녀가 보여줄 행보에 기대가 쏠린다.
“항상 생각했던 것인데, 저는 ‘저 배우 진짜 예쁘지’ 이런 말을 듣기 보다, 탄탄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에이틴’ 촬영을 하면서, 여러 반응 중에 저를 롤모델 삼고 싶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이 친구들이 저를 롤모델로 삼을 수 있게끔, 더욱 모범적이고, 믿음이 가는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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