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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the guest’ 성공엔 보이지 않는 손, 김흥래가 있었다 [인터뷰]

이우인 기자 조회수  

[TV리포트=이우인 기자] OCN ‘손 the guest’가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는 데는 탄탄한 대본, 영화 같은 연출력, 귀신같은 연기력, 그리고 보이지 않는 손들이 있어 가능했다.

이 보이지 않는 손에는 ‘손 the guest’ 특유의 색채를 만든 촬영팀과 조명팀을 비롯한 스태프들과 흉한 분장을 하고 등장하는 이름 모를 배우들, 그리고 배우들이 귀신같은 연기를 할 수 있게 곁에서 혼신의 힘을 다한 모션 디렉터 김흥래가 있다.

‘절대 악’ 박홍주 역을 소화한 배우 김혜은은 김흥래를 “물건”이라고 극찬했고, 구마사제 최윤 역의 김재욱은 “김흥래 감독이 현장에서 이상한 소리를 잘 내주는데 몰입에 도움이 많이 됐다”면서 감사한 마음을 종영 인터뷰를 통해 직접 밝히기도 했다. 

‘손 the guest’에서 김흥래 감독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고, 배우들이 실감나는 연기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뿐만 아니라 장면 연출에도 김홍선 PD의 아이디어 뱅크 역할을 수행했다. 

TV리포트는 최근 김흥래 감독을 직접 만나 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 연기 우등생에서 모션디렉터 되기까지 

모션디렉터라는 직업은 해외에선 알려졌지만 국내에선 아직 낯선 게 사실이다. 김흥래 감독은 “해외에선 동작을 만들어 주는 일로, 보통 안무가라 한다”고 소개했다. 김 감독은 일반 안무가와 다르게 동작에 장면까지 연출하며 자신만의 전문 영역을 넓히고 있다.

김흥래 감독의 시작이 모션디렉터는 아니었다. 김 감독은 성균관대학교에서 연기 예술을 전공한 연기 학도였다. 말만 하면 누구나 알 만한 극단에서 여러 해 단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형편 때문에 학업을 채 마치지 못했고, 일찌감치 남들이 안 하는 CG 연기로 노선을 정했단다. 

그 이유를 묻자 김흥래 감독은 “그게 내 그릇이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두 가지 이유를 다시 들었다. “영화 ‘반지의 제왕’ 골룸을 보고 ‘이거다’ 했고, 또 다른 하나는 대학교 동기 중 김무열 이엘, 한 학기 위 이민정 때문이다”라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이어갔다.

“제가 연기를 참 잘했어요. 공연할 때 주연도 많이 했죠. 그런데 저들(김무열 이엘 이민정 등)을 보면서 ‘쟤들은 내가 못 이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학교 다닐 때부터 달랐어요. 특히 김무열은 동기인 제가 봐도 멋있었어요. 내가 아무리 해도 김무열을 따라갈 순 없겠다 하고서 고민하다 (CG연기를) 결정했죠.” 

이후 20대 후반 운명처럼 만난 작품이 영화 ‘미스터 고’다. 김흥래는 이 영화에 단 한 컷도 등장하지 않지만, 285kg의 로랜드고릴라 링링 역으로 연기했다. 김흥래를 빼놓고 ‘미스터 고’를 감히 논할 순 없다. 김흥래는 링링으로 ‘한국의 골룸’ ‘한국판 앤디 서키스’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 ‘손 the guest’ 귀신, 경험 살린 연기 

그러나 애석하게도 ‘미스터 고’ 이후 배우로는 크게 빛을 보지 못한 김흥래 감독. 모션디렉터 작업이 자신이 가야할 길임이 뚜렷해졌다. 사람은 물론 동물, 심지어 보지 못한 공룡에 이르기까지 김 감독은 관찰과 연구를 거듭해 자연스러운 표현을 창조했다.

‘손 the guest’를 더 실감 나게 표현할 수 있었던 비결은 실제 귀신을 본 김흥래 감독의 경험이 부마자들의 연기에 녹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스무 살 때부터 북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스물한 살 때가 정점이었다. 목 잘린 귀신이 극장을 날아다니는 광경은 제겐 흔한 풍경이다”라고 말했다. 

“집안 내력도 무시하지는 못해요. 어머니 쪽으로 무당이 두 분 계시거든요. 거짓말 같은데 소름이 돋는 일을 많이 겪었어요. 귀신이라고 하지만 별거는 없어요. 착각인가 의심되는 부분도 많고요. 이상하게도 결혼하고 나서는 본 적이 없어요.” 

김흥래 감독은 “부마자 배우들은 하나같이 ‘자신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실제로세 번째 연습까지는 먹먹해 하는 분들이 대다수다”라며 “결국은 부마자 연기에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게 모션디렉터인 저의 역할이었다. 배우가 감정을 콘트롤할 수 있게 돕고,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김흥래는 모션디렉터의 역할 외에도 귀신 목소리를 내거나 16부에선 손의 등장으로 ‘손 the guest’ 안에서 존재감을 표출했다. 그는 “배우들과 함께 숨 쉬며 연습했다. 부마자들이 등장하는 곳에 제 숨결이 있다”며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모션디렉터 홀대받는 현실 안타까워 

김혜은은 김흥래 감독과의 첫 만남을 인상적으로 기억했다. 김홍선 감독 옆에서 아주 열정적으로 의견을 내는 김흥래 감독의 모습이었다. “어째서 저렇게까지 열심히 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김흥래 감독은 이에 대해 “일하는 게 좋다”라고 답했지만, 실은 모션디렉터를 고용하는 작품이 없기 때문에 더 절실했던 것이다.

“언젠가 일이 생기면 ‘내가 해야지’하며 늘 공부하고 있어요. 일이 없을 때는 CG회사에서 근무한 적도 있는데, CG를 하다 보면 레이아웃 작업이 중요하거든요. 잘한다고 레이아웃 팀장도 맡겨줬어요.(웃음) ‘손 the guest’는 김홍선 감독님 옆에서 작업하면서 연출적인 부분을 많이 배웠어요. 김홍선 감독님 머리에 들어가려고 무지하게 애를 썼죠.” 

김흥래 감독은 ‘미스터 고’에 이어 ‘신과 함께-인과 연’, 그리고 오는 25일 개봉하는 영화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2: 새로운 낙원’에도 참여했다. 김 감독은 “평생 어떻게 하면 호랑이가 될까, 고양이가 될까 연구했다”며 “신체 연기가 필요한 모든 현장엔 제가 있을 것 같다. 이 분야에서는 제가 유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과 같은 일을 하는 배우들의 처우에 대해서 “좀비 연기자라고 막 쓰는 경향이 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낸 김흥래 감독. “정말 실력이 있는 친구들이다. 무술팀 못지않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정극 배우로도 제안을 받고 있지만, “절 믿고 따라온 친구들에게 동력이 없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라며 CG크리에이처 전문가의 길을 꿋꿋이 걷겠노라 다짐한 김흥래 감독.

지금은 거친 흙뿐인 그의 길에 화려한 레드카펫이 깔리는 날이 머지않을 거라 믿는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김흥래), ‘손 the gu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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