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배우 장률이 기억에 남는 시청자의 반응을 전했다.
18일 오후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의 주인공, 배우 장률의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
서로의 ‘몸값’을 두고 흥정하던 세 사람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힌 후, 각자 마지막 기회를 붙잡기 위해 위험한 거래를 시작하며 광기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인 ‘몸값’에서 장률은 아버지를 위해 몸값 흥정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남자 고극렬을 연기했다.
악인들만 나오는 ‘몸값’에서 가장 복합적인 모습을 담은 캐릭터가 고극렬이다. 장률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극렬을 연기했을까? 장률은 “유도선수 출신이다. 운동을 포기하는 순간도 있었을 거고, 어려운 환경에서 아버지를 원망하기도 했다. 병상의 아버이를 보고 죄책감으로 몰려왔을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신장을 구해 아버지를 살리는 것이 금메달을 걸어드리는 게 아닌가 했다. 메달을 따서 보여드린 적이 없었을 거라고 상상했다”고 밝혔다.
아버지를 위한 신장을 얻으려는 극렬의 집요함은 어디서 나온 걸까? 장률은 “재난 상황에서 이겨내려는 마음이 집요함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그런 상상을 해나갔다”며 “극렬을 연기하며 신경 썼던 부분은, 인물들이 각자도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악에 받치고 본능적인 순간이 나오는데 그럴 때 인물이 갖는 목표, 선한 마음, 아버지를 살리겠다는 선한 마음을 잃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감독은 장률에 대해 디테일하고 성실하며, 메소드 연기를 한다고 극찬했다. 장률은 “감사하다”고 수줍게 웃으며 “제가 연기를 할 때 스스로 질문을 계속 해나가는 타입이다. 그렇게 안 하면 노력을 안 했다는 느낌이다. 끝까지 인물의 근간, 원념에 대해 깊이있게 들여다보려 하는 편이라 집요하게 스스로에 질문하고 저를 괴롭힐 때도 있다”고 본인의 연기 스타일을 전했다. 함께 하는 동료, 감독과 끊임없이 질문하고 나눈다는 장률은 “감독님과도 얘기를 나눌 때 감독님은 ‘가마솥 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해주셨다”며 “안에 뭐가 들었는지 모르지만 뜨겁게 끓는 가마솥이 어떤 느낌일지, 답답한데 열어보면 뭐가 있을지 두렵고, 그런 이미지를 상상했다”고 덧붙였다.
장률은 어떻게 ‘몸값’에 합류하게 됐을까? 그는 “나중에 알게 된 게, 감독님께서 ‘마우스피스’라는 공연을 보셨다더라. 연극에서 맡은 캐릭터와 고극렬이 닿아있다고 느끼셨던 것 같다. 그래서 제안을 주셨다. 가정 폭력도 당하는 어려운 아이였다. 갖고 있는 감정을 쉽게 못 꺼내놓는 역할이었다. 마지막에 자기 얘기를 꺼내놓는 순간이 있었는데 그때 큰 에너지가 느껴진다”
쓰러졌다가도 계속 다시 살아나고 돌아오는 고극렬, ‘좀비설’까지 나왔었다. 장률은 “반응 많이 찾아봤고 좋았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좀비 아니냐는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인물 연기를 하지는 않았는데, 극한 상황을 만나 계속 다치면서 살아남는데 얼마나 아플까 어떻게 견딜까 이걸 움직임으로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는데 그걸 좀비 같다고 생각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진선규, 전종서와의 극강 호흡도 이 작품의 관전 포인트다. 장률은 “좋은 분들을 만나 행복한 작업을 했다. 점수를 매길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만족하며 “합은 정말 좋았다. 원테이크라 연습하는 시간이 많았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선배님이라 같이 연습하는 게 행복했다”고 말했다. 전종서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해석하는 느낌들을 보여주신다. 제 생각과는 전혀 다른 장면으로 느끼게 해줬다. 고극렬로 존재하도록, 전종서를 그냥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인물에 집중할 수 있었다. 두 분께 많은 에너지를 받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원테이크 기법이 쉽지는 않았을 터. 장률은 “굉장히 큰 도전이 될 거라 생각했다. 언제 또 원테이크를 해볼까 했다. 열심히 해내면 도전으로 다가올 거라 생각하고 임했다”며 “리허설 과정을 많이 거쳤다. 여러 가지 요소를 생각하며 작업을 해나갔다. 연습 과정은 연극을 준비하는 것과 비슷할 수 있지만 촬영 현장은 카메라와 호흡해야 하는 것이기에 촬영, 조명 등 모든 스태프가 함께 공유해야 했다”고 작업 과정을 전했다.
너무 잘 맞아서 소름이 돋았던 순간도 있었다고. 장률은 “경매장에서 극렬이 작품에 들어오는 초반부였다. 감정적이고 절실한 순간을 표현해야 해서 집중력이 필요했고, 많은 배우가 합을 맞춰야 하는 순간이어서 ‘가능할까’ 부담도 많이 됐는데 모두가 다 같이 집중할 때 제가 더 큰 집중력이 생기더라. 촬영이 시작되고 모두가 느꼈을 거다. 집중되는 호흡이 생기면 하나도 거짓됨 없이 모든 배우, 스태프, 촬영, 조명의 합이 맞아 떨어졌고 ‘너무 좋았다’ 느끼고 모니터로 향했다”고 당시를 그렸다. 무려 15분의 테이트를 마치고 함께 모니터링을 했다는 장률은 “너무 아름다웠다”고 떠올렸다.
원테이크에 격렬한 액션도 소화해야 했던 장률은 진선규와 호흡을 맞추는 순간이 많았다. 그는 “고등학교때 진선규 선배의 공연을 처음 봤다. 몸을 너무 잘 쓰신다. 어떻게 저렇게 몸을 쓰실까 하며 배우 생활을 했었는데 몸으로 액션을 맞추는 순간이 와서 좋았다. 저 때문에 다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 이끌어 주셨다”고 진선규를 향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티빙
인터뷰②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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