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연 “박보검 닮고 싶어 따라 하다 홧병 나…나는 나의 길 가겠다” (‘동궁’) [RE:인터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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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지호 기자] 배우 곽동연이 ‘동궁’ 특별출연을 결심하게 된 배경부터 세자 캐릭터를 완성하는 과정까지 솔직하게 털어놨다.
곽동연은 24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동궁’ 공개를 기념해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은 귀(鬼)의 세계를 넘나드는 능력을 가진 구천(남주혁)과 비밀을 간직한 궁녀 생강(노윤서)이 왕(조승우)의 부름을 받아 동궁에 깃든 저주의 실체를 파헤치는 미스터리 판타지 사극이다.
극 중 곽동연은 특별출연임에도 강렬한 특수분장과 액션을 소화하며 세자 역으로 존재감을 남겼다. ‘동궁’은 그가 군 입대 전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날 곽동연은 특별출연이었지만 흔쾌히 작품에 합류하게 된 이유부터 들려줬다. 그는 “‘눈물의 여왕’이 끝날 무렵 제작진으로부터 ‘나중에 한 번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는데 그때 잘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들었었다”며 “시간이 흘러 ‘동궁’ 대본을 받았는데 처음에는 사실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또 “작품이 어떻게 구현될지 쉽게 그려지지 않았다”면서도 “함께하는 제작사 분들이 모두 평소 좋아하고 신뢰하던 분들이었다. 결국 그 믿음을 보고 합류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독창적인 세계관을 가진 작품에 끌렸던 이유도 있었다. 곽동연은 “오컬트라고 국한 짓기는 어렵지만 독창적인 세계관을 가진 작품들에 관심이 컸다”며 “요즘은 대중들이 워낙 다양한 작품을 많이 봤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게 쉽지 않은 시대다. 결국 아이디어 싸움이라고 생각했고,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화법, 기법이 작품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처음 경험한 특수분장과 크로마 촬영은 배우로서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특수분장도 그렇고 대놓고 크로마에서 연기하는 것도 처음이었는데 너무 좋은 경험이고 기회였다”고 밝힌 곽동연은 “앞으로 국내 작품들도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런 테크니컬한 촬영이 더 많아질 텐데 배우들도 익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직접 참여하면서 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남주혁과 노윤서를 향한 존경도 드러냈다. 그는 “두 분은 촬영 기간이 나보다 훨씬 길었다. 나는 시작부터 끝까지 하면 5~6개월 정도였는데 두 분은 추울 때 시작해서 더울 때까지 계속 촬영했다”며 “가끔 한 달에 한 번 정도 현장에 나가면 스케줄표 앞뒤가 전부 ‘구천’, ‘생강’이었다. 얼마나 고될까 싶었는데도 항상 어떻게든 장면을 더 풍성하게 만들고 좋은 합을 만들어내려는 열정이 정말 대단했다”고 치켜세웠다.
세자는 화려한 액션과 임팩트에 비해 대사가 많지 않은 인물이었다. 그만큼 표현 방식에 대한 고민도 컸다고. 곽동연은 “부담감이라기보다 대사가 거의 없는 캐릭터라 인물과 상황을 시각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장면이 많았다”며 “혼자 말 없이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세트와 미술, 분장, 촬영 등 모든 파트에서 자연스럽게 도와주셨다. 그 이후부터는 훨씬 마음 편하게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완성된 작품을 모두 본 뒤 가장 크게 감탄한 건 기술 스태프들이었다. 그는 “촬영, 조명, 미술 등 기술 파트 스태프분들이 정말 존경스러웠다”며 “감독님과 작가님이 큰 그림을 제시한다면 작은 질감을 완성하는 건 각 파트의 몫이다. 각자의 아이디어가 유기적으로 만나 완성된 결과물을 보고 정말 감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는 상상도 못했던 그림들이 화면에 펼쳐졌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창작진과 스태프들이 작품에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세자라는 인물을 어떻게 바라봤는지도 설명했다. 곽동연은 “권력욕이 욕망의 항아리 같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했다”며 “귀신의 소리를 듣는 능력을 타고났고, 스스로 선택받은 존재라고 믿으며 살아왔을 텐데 후계 구도에서 밀려난 아이러니가 이 사람을 더욱 집요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또 “수년간 쌓인 울분과 답답함,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인식도 분명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것마저 선택받은 사람이 감당해야 할 운명이라고 여겼는데 결국 그 믿음이 부정당하면서 극한까지 내몰린 인물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작품 공개 이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꺼먹살이’에 대한 애정도 전했다. 곽동연은 “나는 촬영이 다 끝난 뒤 작품을 보고 나서야 꺼먹살이를 봤다. 같이 등장하는 신이 없어서 존재를 몰랐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촬영이 끝난 뒤 제작사 사무실에 갔는데 실제 크기의 꺼먹살이가 있더라. 작품을 보면서도 너무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까 ‘이게 대기업의 힘이구나’ 싶었다”며 “‘나 같아도 사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갖고 싶었는데 아직 할 몫이 남았다며 안 주시더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입대를 앞둔 근황과 새로운 소속사에서의 생활에 대해서도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곽동연은 입대 전 계획을 묻자 “사실 비가 계속 와서 할 수 있는 게 딱히 없더라. 여행을 가려고 해도 예상치 못한 폭우가 한 번씩 내린다”며 “그래도 내가 좋아했던 지역들을 조금씩 들르면서 조용히 쉬다가 들어가는 게 최선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최근 더블랙레이블로 둥지를 옮긴 소감도 밝혔다. 그는 “사내에서 직원 분들은 영어 이름을 쓰더라. 나는 ‘소크라테스’를 하고 싶다고 몇 번 이야기했는데 반려당했다”며 웃은 뒤 “그만큼 수평적인 사내 문화가 있고 구성원들도 젊어서 소통할 때 주파수가 잘 맞는다. 배우들끼리도 각자의 몫을 하면서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인 것 같아 함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새 소속사를 선택하는 데는 절친한 박보검과 이종원의 영향도 있었다. 곽동연은 “보검 형과는 워낙 친한 사이라 일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많이 봤다”며 “그것도 있지만 이종원 배우와도 사적으로 친하다. 두 배우가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몇 년 동안 지켜보면서 ‘저 회사와 함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입대를 앞두고 박보검이 건넨 응원도 전했다. 곽동연은 “보검 형은 군 생활을 정말 의미 있게 했던 사람이라 나한테도 좋은 시간이 될 거라고 늘 이야기해 준다”며 “내가 입대한다는 소식을 직접 전하지 못해, 형은 회사를 통해 알게 됐는데, 심란할 것 같아서 일부러 한참 뒤에 연락하려고 했다고 하더라. 그런 배려도 고마웠고, 만날 때마다 군 생활의 좋은 점들을 이야기해줘서 용기를 많이 얻고 있다”고 감사를 드러냈다.
군대에서도 이어졌던 박보검의 미담처럼 곽동연의 미담을 기대해도 되겠냐는 농담을 던지자, 그는 “군대에서도 미담이 있냐. 지긋지긋하다”고 애정을 담아 받아쳐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구르미 그린 달빛’을 촬영할 당시 내가 스무 살이었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가치관이 계속 흔들리던 시기였는데 보검 형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배우로서 존재하는 방식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며 “나도 저런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친절함과 배려심, 포용력까지 다 따라 해봤다”고 털어놨다.
또 “그렇게 1년 정도 지나니까 홧병이 나더라”며 웃은 뒤 “그때 ‘안 되겠다. 나는 나대로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래도 지금도 곁에서 보면 늘 좋은 영향을 주는 형이라 감사한 마음은 변함없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보검매직컬’ 출연을 통해 얻은 변화도 있었다. 곽동연은 “직업적인 공통점도 없는 분들, 정말 생판 처음 보는 사람들과 그런 정을 나눠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난다”며 “그곳에서 자연스럽게 감정적인 교류가 생겼다는 게 신기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조금 더 열고 서로 교류하면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예능에서 자신의 빈자리를 채운 고경표를 향해서는 “나도 경표 형을 정말 좋아한다.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군 입대로 인한 공백에 대한 걱정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곽동연은 “연기를 거의 스포츠처럼 해왔다. 작품 공개 텀은 있었지만 실제로 3개월 이상 일을 쉰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1년 반 정도 연기를 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있다. 혹시 녹슬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고백했다.
항상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그는 “늘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싶은 집착이 있는 것 같다. 관객들을 놀라게 하고 싶다”며 “이번 ‘동궁’에서 강렬한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다음에는 생활감이 묻어나는, 우리 주변에서 한 번쯤 봤을 법한 진짜 사람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연기 인생을 돌아보며 스스로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고 했다. 곽동연은 “예전에는 내 연기를 하나하나 뜯어보며 채찍질만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때는 그때의 최선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내 자신에게 조금은 너그러워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제대 후에는 삶을 조금 더 천천히 바라보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10대 후반부터 20대를 통째로 일하면서 보냈는데 돌이켜 보면 기억이 조각나 있다. 어떤 시기는 또렷한데 어떤 시기는 아예 비어 있다”며 “그만큼 열심히 살았다는 의미일 수도 있지만 조금 서글프기도 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일뿐 아니라 일상의 시간도 조금 더 음미하면서 살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팬들과의 소통에 대한 미안함도 털어놨다. 곽동연은 “더 자주 소통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크다”며 “내가 여러 가지를 동시에 생각하는 사람이라 하나에 집중하지 않으면 이도 저도 안 되더라. 여유가 생기면 더 자주 소식도 전하고 재미있는 것들도 함께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또 “팬분들이 대체로 정말 재미있는 분들이라 같이 놀면 늘 즐겁다”고 진심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가 나라를 든든하게 지켜드릴 테니 마음 편히 지내셨으면 좋겠다”며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 셋째는 행복이다. 건강해야 행복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각자의 하루를 잘 보내시다가 제가 돌아왔을 때 따뜻하게 반겨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팬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강지호 기자 / 사진= 더블랙레이블, 넷플릭스 ‘동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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