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역시 배우 조재현은 악역계의 절대 강자다. 피도 눈물도 없는 역대급 악역을 맡으니 조재현의 연기가 살아 숨쉬었고, 그는 첫 방송 만에 연기대상 후보로 떠올랐다.
지난 27일 KBS2 ‘태양의 후예’ 후속작으로 기대를 모은 ‘마스터-국수의 신'(채승대 극본, 김종연·임세준 연출, 베르디미디어·드림E&M 제작)이 베일을 벗었다. 기대 이상이라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 드라마는 ‘쩐의 전쟁’, ‘대물’, ‘야왕’ 등을 쓴 박인권 화백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전개가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여기에 영화를 보는 듯한 감각적인 연출이 어우러져 대작의 탄생을 알렸다. 무엇보다 구멍이 한 명도 없는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 특히 등장할 때마다 오싹함을 안겨주는 김길도 역의 조재현의 연기는 압권이었다.
조재현이 맡은 김길도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 돈에 대한 욕망이 엄청난 인물로, 살인을 저지르고도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다. 김길도는 친구인 하정태를 죽이고, 그의 국수 만드는 기술을 모방해 궁랑원을 차렸다. 국수집이 대성할수록, 김길도는 점점 괴물이 되어갔다. 김길도의 어린 시절은 바로가 연기했기에, 조재현은 드라마의 중반부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극 중 하정태의 부인은 남편이 김길도를 아는 것 같다고 생각해, 궁랑원을 찾아왔다. 김길도는 하정태가 살아 있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이를 숨기고 하정태를 걱정해주고 그리워하는 듯이 연기를 하면서 “내일 찾아 뵙겠다”고 말했다. 이때 조재현은 밝은 미소를 짓다가 금세 표정을 거두고, 능청스러운 연기까지 펼치며, 악인 김길도의 얼굴을 표현해냈다.
그리고 그날 저녁 국수를 먹던 하정태의 가족들은 모두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김길도가 국수에 독을 타놓은 것. 이때 나타난 김길도는 고통스러워하는 하정태의 가족들을 보면서, 집에 불을 질렀다. 역시나 김길도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으며 당당했다. 특히 그는 “미안하지만 하나도 안 미안해. 기어 나온 건 니들이야. 내가 끄집어 낸 게 아니고”라고 말해 보는 이들을 소름 돋게 만들었다.
특히 이 방화 신에서 조재현의 연기력이 폭발했다. 어둠 속에서도 그의 강렬한 눈빛 연기는 타오르는 불처럼 빛났다. 마치 불 속에 있는 조재현은 악마를 연상케하며, 극이 주는 쫄깃함을 배가시켰다.
극의 마지막에서는 불길 속에서도 살아남은 하정태의 아들 무명(천정명)과 김길도가 재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무명은 단번에 김길도를 알아봤고, 복수를 펼칠 것을 예상케해 흥미를 높였다.
2014년 KBS ‘정도전’으로 제2의 전성기를 연 조재현은 어떠한 연기든지 소화해내는 배우다. 특히 영화 ‘나쁜 남자’, SBS ‘펀치’ 등에서 악역을 맡아 열연한 바 있다. 그때마다 선 굵은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김길도는 이전에 그가 맡았던 어떠한 캐릭터도 뛰어넘는 악역이다.
조재현 역시 앞서 제작 발표회에서 “김길도는 정말 나쁜 놈이다”라면서 “악역도 이유가 있고, 동정 같은 것을 받는데 이번 역할은 그렇지 않다. 악함을 악하게 표현하는데 거부감이 있었는데 다행히도 감독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계속해서 연구해 나가야할 것 같고, 새롭게 찾아가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조재현의 말대로, 그가 이 역할을 위해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고, 한 신 한 신 노력을 쏟았는지 엿볼 수 있었다. 이러한 연기력으로 그는 단 한 회만에 연기 대상 후보로 점쳐졌다. 앞으로 약 3달간(20부작) 이어질 조재현의 연기 향연에 기대가 뜨겁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KBS2 ‘마스터-국수의 신’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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