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귀임 기자] ‘불야성’ 이요원과 유이가 차원이 다른 강렬함을 안겼다.
지난 21일 첫 방송된 MBC 월화특별기획 ‘불야성’(한지훈 극본, 이재동 연출)에서는 믿고 보는 배우들의 하드캐리 열연과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쫄깃한 이야기 전개 등으로 시청자를 쥐락펴락했다.
‘불야성’은 첫 장면부터 달랐다. 맨발로 빗속을 헤매는 절박한 이세진(유이)과 차갑고 냉정한 서이경(이요원)의 대립이 펼쳐진 것. 이후 견제 속에서도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서이경의 욕망과 탐욕의 세계로 발을 내딛는 흙수저 이세진과의 만남,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 운명으로 엮인 박건우(진구)와의 인연 등이 펼쳐졌다.
극의 중심축이 돼 이야기를 이끌어간 이요원과 유이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하드캐리 열연을 펼쳤다. 자신만의 왕국을 세우려는 거대한 야망을 가진 ‘황금의 여왕’이자 피도 눈물도 없는 ‘얼음여왕’ 서이경으로 분한 이요원은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뜨거운 욕망이 형형하게 살아있는 연기로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이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배짱과 차가운 아우라는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여주 캐릭터의 등장을 알렸다.
모태 흙수저 이세진 역의 유이는 현실에 굴하지 않는 밝고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로 연기 변신했다. 특히 첫 장면의 임팩트는 이경을 만나 욕망에 눈을 떠가며 앞으로 유이가 보여줄 연기 스펙트럼에 대한 기대도 높이고 있다.
‘불야성’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부분은 이요원과 유이의 치명적인 워맨스다. 차가운 욕망으로 세진을 집어삼켜버린 이경이 자신의 페르소나, 분신과도 같은 ‘도플갱어’ 만들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세진에게서 잠재된 욕망을 발견하고 위험한 제안을 하는 이경과 그녀를 통해 욕망에 눈을 뜨게 될 세진의 관계는 극의 흥미로운 구조로 긴장감을 높였다. 함께 쇼핑을 하는 등 친구가 된 듯 보였지만 자신을 향한 함정에 세진을 내보내는 이경의 냉정함은 심상치 않은 파란의 전초전이었다. 쫀쫀한 연기 호흡으로 펼친 케미스트리와 애증과 우정을 오가는 아슬아슬한 관계가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감정도 돈이야. 아껴 써”, “돈 앞에서는 겸손하고 솔직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신, 그게 바로 돈이야”, “돈 없고 빽 없으면 매일 매일이 급해요” 등 돈과 욕망에 대한 고찰이 돋보이는 한지훈 작가 특유의 명대사는 강렬하게 꽂히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여기에 긴장감 넘치는 전개 속에서도 인물들의 심리상태를 놓치지 않은 섬세한 이재동 PD의 연출이 더해지면서 명품 드라마의 탄생을 예고했다.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MBC ‘불야성’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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