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음식으로 떠올리는 엄마와의 추억, 영상으로 남기는 엄마 밥 기록. ‘어머니와 고등어’가 음식과 함께 엄마를 떠올리고, 생각할 시간을 선사했다.
24일 방송된 KBS2 ‘어머니와 고등어’에는 노사연 노사봉 자매, 유세윤과 어머니 여운자 씨, 이수지와 어머니 박애희 씨가 출연했다.
노사연은 이른 아침부터 언니의 초대를 받고 언니 집으로 향했다. 그의 언니 노사봉은 동생을 위해 상다리 부러지게 화려한 아침 밥상을 준비해 둔 상태. 노자매는 푸짐한 아침 밥을 먹고 사진을 보며 추억에 잠겼다.
방송 초반 “나는 먹방 시조새다. 특히 엄마 밥과 인연이 깊다. 그 힘으로 40년간 방송 활동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던 노사연. 자매는 음식에 얽힌 엄마와의 추억을 사진으로 곱씹었고,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노사연은 “엄마는 우리 곁에 굉장히 오래 계실 줄 알았다. (돌아가셨을때) 한 축이 그냥 무너진 것 같았다”라며 “마음의 고향을 잃어버린 것 같은데, 엄마가 늘 ‘사봉이가 있어서 사연이는 걱정이 없어’라고 하셨다. 언니는 그 말을 듣고 항상 나에게 딸 처럼 해줬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는 “엄마가 늘 보고 싶다”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이후 두 사람은 한강으로 운동을 나섰다. 다음 식사를 더욱 맛있게 먹기 위한 노력이었던 것. 한 손에 훌라후프와 돗자리를 들고 걷기 시작한 자매는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걸음에 화음을 쌓아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우애 깊은 두 사람의 모습에 패널들은 “저런 자매가 흔치 않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찰떡같은 호흡을 자랑하는 언니 노사봉과 동생 노사연. 노사연은 언니에게 “내 소원 들어달라. 오래오래 내 옆에 살아달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후 인터뷰에서 노사연은 “언니와 나의 관계는 남편들이 질투할 정도”라고 털어놓기도.
이후 노사연 노사봉 자매가 고기를 먹기 위해 찾은 식당에서 깜짝 놀랄 손님이 등장했다. 그는 배우 한상진으로 노 자매의 사촌 동생이기도 하다. 넙쭉 큰 절을 올린 동생에게 누나들은 반가움을 표했다. 이들은 고기에 냉면까지 거한 한 끼를 했다.
노 자매의 산증인이기도 한 한상진은 추억속 자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노사연 ‘만남’ 좋아요” 등 가요대상을 받게 하기 위해 수많은 엽서를 썼다. 영어 단어보다 더 많이 썼던 것 같다”라며 “누나가 상 받던 날, ‘나도 해방이구나’ 싶어서 눈물이 났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노사연은 “나도 그 사연은 몰랐다”고 말했다.
대식가 집안에서 자란 한상진은 “어린 시절 하굣길에 할머니가 치킨 한 마리 사주시고, 집에 와서 밥을 또 먹으라고 하셨다. 배불러서 안 먹는다고 하면 ‘반편이 같은 놈’이라고 하셨다”라며 “일반인처럼 먹기만 했는데 두달만에 48kg이 빠졌었다”고 털어놨다.
사촌 동생과의 추억여행 이후 노사연은 노사봉과 함께 음식 만들기에 나섰다. 추억의 음식은 소금게장. 난생 처음 게손질에 나선 노사연은 시작부터 요란했지만, 그런 동생을 보며 노사봉은 칭찬일색이었다.
노사연은 엄마의 손맛을 이어받은 노사봉의 손맛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마치 만담하듯 요리에 나섰다. 이들은 엄마의 애창곡을 함께 부르며 맛있는 식사를 마련했다. 그리고 노사봉은 소금게장 맛을 궁금해 하는 이들을 위해 한가득 음식을 준비해 스튜디오로 보냈다. 출연진들은 노사봉 표 소금게장을 맛보며 황홀한 시간을 보냈다.
유세윤은 어린시절 먹었던 엄마 표 돈가스를 떠올렸다. 그의 어머니는 한식자격증까지 보유한 금손. 자신의 VCR 상영을 앞두고 “노사연 집에 비교하면 우리집은 소박한 밥상”이라고 말했던 유세윤이지만, 막상 공개된 영상에는 유세윤과 그의 친구들을 위해 육해공을 넘나드는 화려한 밥상을 마련해준 어머니의 솜씨를 볼 수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유세윤은 “어머니의 부엌에는 들어가면 안된다. 커다란 비밀이 있다”고 말해 궁금증을 안겼던 바. 공개된 유세윤 어머니의 부엌에는 가스불 대신 전자렌지만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알고보니 고등어구이까지 인스턴트 음식을 데워주셨던 것.
그리고 유세윤 어머니의 하루가 공개됐다. 아침 일찍부터 바쁘게 외출 준비를 한 어머니는 문화센터로 가 밤 늦게까지 한복 만들기에 열중했다. 외로움을 잊기 위해 누구보다 바쁜 하루 일과표를 짜둔 것이었다. 밤늦게 돌아온 집에서 어머니는 소세지를 데워 간단하게 저녁을 대신했다. 이를 지켜보던 노사연은 “짠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어머니는 “혼자 먹기 위해 음식을 하는게 불필요하게 느껴졌다. 재료를 준비하는 것도 귀찮고, 버리는게 태반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며 유세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두 눈 가득 눈물이 고이기도.
이후 유세윤은 어머니와 자신의 일기를 읽었다. 어린 시절을 추억한 유세윤은 “이때 엄마가 해주셨던 음식이 떠오른다”고 말했고, 어머니는 아들을 위한 밥상을 차리기 위해 급하게 외출 준비를 했다.
돈가스 재료를 사기 위해 시장을 찾은 모자. 하지만 음식 만드는 것이 익숙치 않은 엄마는 재료를 사며 돈가스 만드는 방법 등을 물어 모두를 웃게 했다. 유세윤 또한 돈가스를 만드는 데 어떤 가루가 필요한지 상인들에 물어보기도 했다.
재료를 모두 구매한 뒤 집으로 돌아온 모자. 오징어 찌개와 돈가스 만들기에 나섰다. 오랜만에 가스렌지 사용을 앞둔 엄마는 “가스가 나오긴 하려나”라며 걱정하기도 했다. 설 이후 오랜만에 가스렌지에 음식을 올린 모자. 오징어찌개와 버터사골김치찌개, 옛날 돈가스가 보는 이들의 침샘을 자극했다.
개그맨 이수지의 어머니는 돌고래 급 성대를 보유한 에너지 넘치는 인물. 박촐랑 여사라는 별명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이수지와 웃는 모습이 똑닮아 모두를 놀라게 한 바. 이수지는 대구에 위치한 본가를 찾아 엄마 표 집밥을 맛봤다.
“엄마가 해 주는 미역국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는 이수지는 국 그릇 대신 냉면기 한가득 미역국을 줄 것을 요구했고, 그런 딸의 모습에 어머니는 “네가 산모냐”고 타박하면서도 상 가득 딸을 위한 음식을 내놨다. 이수지는 “미역국에 어머니의 얼굴이 둥둥 떠다니는 것 같다”며 엄마를 향한 사랑을 드러냈다.
‘개그콘서트’ MT까지 따라나섰다는 딸 사랑 어머니. 이수지는 “라디오 공개방송도 올 거냐”고 물었고, 그런 딸에게 엄마는 “사람이 움직이면 다 돈이다”며 어려운 상황임을 토로했다. 그리고 엄마와 딸의 대담이 펼쳐졌다. 마치 개그 콘서트를 보는 듯 지침없는 딸과 엄마의 유쾌한 대화가 웃음을 안겼다.
이후 이수지와 어머니의 낙지닭볶음탕 만들기가 펼쳐졌다. 이수지의 입담과 끼가 어머니에게서 왔음을 짐작게 할 만큼, 카메라가 있음에도 뛰어난 입담을 자랑하는 그의 어머니. 음식 만드는 것이 낯설기만 하다는 이수지는 엄마의 도움 아래 음식 만들기를 열심히 배웠다.
며칠 뒤 양손 가득 음식을 챙겨들고 딸의 자취집을 방문한 엄마. 마침 ‘개그콘서트’를 함께하는 개그맨들이 이수지의 집을 방문했고, 상다리 휘어지는 엄마 표 밥상을 선물받았다. 냉면 그릇 가득한 고봉밥은 덤. 이들의 먹방이 시청자들의 식욕을 자극했다.
‘어머니와 고등어’는 국민 생선 고등어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소박한 맛이 일품인 요리, 바로 엄마 밥! 그런 엄마 밥을 오래오래 기억하기 위해 시작된 엄마 밥 기록 프로젝트. 그동안 엄마 밥을 먹을 줄만 알았던 자녀들인, 가수 노사연, 개그맨 유세윤, 이수지가 저마다의 방법으로 ‘엄마’의 레시피를 기록한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KBS2 ‘어머니와 고등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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