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문정 기자] ‘대화의희열2’ 한혜진이 콤플렉스를 딛고 톱모델이 되기까지, 열정으로 써내려간 그녀의 이야기를 공개했다.
1일 방영된 KBS2 주말 예능 ‘대화의 희열2’에서는 모델 20주년을 맞은 한혜진이 출연했다.
이날 한혜진은 어릴 때는 키가 큰 것이 콤플렉스였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키 크고 못생긴 애였다. 어딜 가나 머리 하나가 더 있어서 제발 작아지는 게 소원일 정도로.. 선생님보다 더 컸다. 6학년 때 168cm를 넘었다”며 “체육시간이 제일 싫었다. 짧은 체육복을 입고 체육시간에 밖에 나가는게 죽을 만큼 싫었다”고 고백했다.
그랬던 한혜진이 자신감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한혜진은 “길거리 캐스팅 명함을 엄청 많이 받았었다. ‘내가 좀 특별한 사람인가?’ 그런 생각을 했다. 그래서 모델 학원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슈퍼모델 선발대회에 나간 한혜진은 “나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큰 줄 알았는데 거기 200명이 있더라. 그때 깨달았다. 여기가 내가 있어야하는 곳일 수 있겠다. 나보다 더 큰 사람이 있더라. 너무 좋았다. 아무도 날 쳐다보지 않고 아무도 날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지 않더라. 잘하면 이게 내 직업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끼많은 참가자들을 보고 좌절했다는 한혜진. “수영복 차림에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분도 있었다. 장기자랑에서 ‘저는 없습니다’하고 돌아와 바로 탈락했다. 그런데 대회연출자였던 지금 저희 회사 대표님이 따라오셨다. 무조건 모델을 해야한다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이어 “매일 집으로 전화하셨다. 몸이 좋다고 하셨다. 나이가 어린데 키가 크고 동양인 치고 허리가 길지 않고 두상이 작다, 새로운 세대가 나타났다고 생각하셨나 보더라”며 그때 모델 학원에 등록해 걷는 법, 옷입는 법, 화장하는 법을 배웠다고 밝혔다.
모델 데뷔는 오디션을 통해 시작했다는 한혜진은 이후 거의 모든 쇼에 다 섰다고. 하지만 17세 어린 나이에 모델 일은 쉽지 않았다.
한혜진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아예 없었고, 전 학업을 하고 있으니까 그걸 다 소화를 해낼 수가 없었다. 또한 수백 명, 수천 명 앞에서 속옷을 못 입는 게 고통스러웠다. 그게 제일 힘들었다. 하루에 수백 번을 그만두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쪽 세계로 나가니까 뭐라고 하는 사람들 천지더라. 맨날 혼나는 게 일이었다. 그래서 그만두고 싶었다. 그런데 무대에 딱 올라가니, 돌겠더라. 너무 좋아서… 죽는 날이 온다면 여기서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무대를 향한 애정을 내비쳤다.
그렇게 모델 7년차가 되던 해에 한혜진은 뉴욕행을 선택했다. 해외진출을 시도한 것.
한혜진은 “100% 대표님 때문에 가게 된 거다. 저는 가기 싫어서 도망다녔다. 저는 생각보다 되게 안주하는 스타일이다. 7년을 한 일을 했으니 저는 한국에서 베테랑이었다. 일도 많았고. 다시 가난해지라고 하니. 누가 그러고 싶겠냐. 몇 달을 버티다가 나가게 됐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2006년 뉴욕땅을 밟은 한혜진은 전투적으로 오디션을 보러다녔다고. 오디션 장소로 각자 찾아가야하는 시스템으로, 많이 갈수록 쇼에 설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한혜진은 “하루 25개까지 다녀봤다. 살이 하루에 3kg씩 빠지더라. 저는 방향치라 너무 힘들었다. 지도를 가지고 다녔는데, 맨날 반대로 다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한혜진은 첫 시즌에 뉴욕에서 30개 무대에 섰다고 밝혔다.
뉴욕을 시작으로, 파리, 밀라노, 런던까지 세계 4대 패션쇼 무대에 선 한혜진은 그야말로 열정적으로 활동하며 톱모델의 자리에 올랐다. 유희열은 “더 오래 잘될 수 있었는데 간지 4년 정도 만에 돌아오지 않았냐. 왜 빨리 접었냐”고 물었다.
이에 한혜진은 “너무 외로웠다. 정말 미칠 정도로. 광고도 찍고 잡지도 다 찍었고, 이름만 대면 아는 쇼도 다 했고, 모델로서 할 수 있는 건 다 누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서 중요한 걸 생각해봤더니 사람들이더라. 무엇보다 너무 힘든 게 한국에 일 때문에 들어갔다가 다시 뉴욕으로 들어갈 때 가족이랑 헤어지는 게 너무 힘들더라”며 해외활동을 마무리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혜진은 “제가 37살까지 모델 일을 할 줄 몰랐다. 모델 일을 오래 하는 것도 선배들이 현역에서 잘 버텨주는 게,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지금처럼 느낄 때가 없다. 저도 그런 영향을 후배들에게 주고 싶다. 방송을 하고 있지만 모델 일을 놓지 않고 있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김문정 기자 dangdang@tvreport.co.kr / 사진= ‘대화의희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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