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이상우가 특유의 느긋한 입담과 순도 100% ‘뼈 토크 장인’의 면모를 자랑하며 뜻밖의 재미를 선사했다.
아울러 ‘주말 드라마 흥행 퀸’ 한지혜를 비롯해 개성 넘치는 토크로 무장한 오지은, 이태성이 ‘황금 케미’를 선보이며 웃음 대결을 펼쳐 수요일 밤 시청자들의 배꼽을 강탈했다.
17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는 ‘주말 도둑’ 특집으로 주말특별기획 ‘황금정원’의 주연배우인 한지혜, 이상우, 오지은, 이태성이 출연해 입담을 과시했다.
우선 이상우는 “기본적으로 느리다. 재미있는데 엉뚱하다”는 김구라의 말처럼 본격적인 토크가 시작되자 느릿느릿한 입담과 예측 불가 엉뚱 매력을 발산하며 독보적인 예능 캐릭터의 탄생을 알렸다.
이상우는 앞서 배우 심형탁이 ‘라디오스타’에서 언급했던 속옷 사업과 관련해 “심형탁 덕분에 당시 드라마를 함께 했던 이동욱도 내게 물어보더라. 속옷 매출도 많이 올랐다”며 “기능성인데 디자인도 괜찮다”고 은근슬쩍 자랑해 웃음을 자아냈다.
“추운 거는 더운 거고, 더운 거는 추운 거다”라는 일반 사람들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명언을 남긴 이상우는 “추우면 냉방 이런 걸 꺼서 더워지지 않냐. 더울 때 에어컨 켜면 시원해지고. 좋은 일은 나쁜 일이고 나쁜 일은 좋은 일”이라고 덧붙여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이상우는 형사 역할을 하면서 깨달은 것으로 “한 옷을 오래 입으면 목이 늘어진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낸 것은 물론 “경찰인 동생 덕에 내 경찰 모자 사이즈를 알았다” 등과 같이 살이 붙어 있지 않은 ‘뼈 토크’의 진수를 자랑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제일 친한 여자 연예인으로 아내인 김소연을 뽑으며 사랑꾼의 면모까지 자랑한 이상우는 이후 ‘시청률을 쭉쭉 올려주는 노래’ 코너에서 이문세의 ‘파랑새’를 선곡, 짧고 굵은 무대를 완성하며 눈길을 끌었다.
‘주말 드라마 퀸’으로 불리는 한지혜는 ‘황금정원’의 촬영을 위해 최근 댄스 학원까지 등록했음을 알리며 “드라마에서 춤추는 장면이 나온다. 대본에 ‘싸이-나팔바지를 완벽하게 춰 주세요’하고 쓰여 있어 배우게 됐다”고 전했다.
MC들의 요청에 한지혜는 쑥스러워하면서도 완벽하게 안무를 소화해 많은 이의 박수를 받았다.
한지혜는 대선배 김영옥을 울린 사연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한지혜는 “배우를 하면서 제가 감정적으로 바닥을 친 적이 있다. 그때 김영옥 선생님이랑 같이 작품을 했었는데 그때 제가 기분을 밝게 포장한 거다. 그걸 보시고 선생님이 저를 까불까불하고 시끄러운 애로 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다른 작품에서 선생님과 다시 만났는데 그때는 어두운 역할이었다. 선생님이 ‘지혜야 너 원래 이런 성격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되게 차분해 보인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때 대인 공포증이 조금 있어서 억지로 밝게 표현했던 거 같다고 고백했더니 갑자기 막 우시더라”며 “이번 작품에서도 만났는데 잘 챙겨주신다”고 덧붙였다.
한지혜는 이탈리아에서 정우성의 말에 힘을 얻은 사연도 고백했다. 우연히 이탈리아에서 열린 동아시아 영화제에 참석하게 된 한지혜는 이후 정우성에게 “‘20대 때는 다 도전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분수를 깨닫고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더니, 정우성이 ‘지혜 언니, 자신을 가두지 마세요. 뭐든지 시도하고 도전해보세요’라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라디오스타’ 첫 출연인 오지은은 드라마 때문에 결혼 공포증이 생겼었다고 고백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오지은은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에서 신세대 며느리 역을 맡았다. 명절에 시댁을 먼저 가야 하는지, 친정을 가야 하는지 등 이런 문제에 대해 제안하는 캐릭터였다. 사이다 캐릭터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되바라졌다는 악플이 많이 달렸다”고 회상했다.
재미교포 남편과 행복한 결혼 생활 중인 오지은은 “이미 학습을 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전통적인 고부 갈등과는 거리가 먼 사람과 결혼을 했다. 시어머니가 한국에 들어오셨지만, 미국에서 계속 사셨기 때문에 문화가 다르다”며 “어느 날은 음식을 주러 오셨다고 하기에 맞이할 준비를 할까 하는데, 정작 남편은 이런 식으로 자꾸 들락날락하면 사적인 공간을 침해 받게 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평소 건망증이 심하다는 오지은은 그로 인해 다른 사람들과 화해를 하게 됐던 일화에 대해 고백하기도 했다. 오지은은 “수업에 늦어 뛰어가는데 친구가 보였다. 그래서 친구에게 인사를 했는데 반응 없이 싸하더라. 왜 그런가 했더니 우리가 어제 싸우고 절교를 했던 거다. 건망증 덕분에 화해했다”고 알리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 밖에도 오지은은 버스 안내 개인기, 이북 사투리 등의 개인기를 자랑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태성은 결혼식 사회를 보다가 분위기가 싸해졌던 경험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는 “결혼식 사회를 본 적이 있었다. 웃기고 싶은 마음에 개그맨 이진호에게 물어봤더니 3단계가 있다고 하더라. 첫 번째 단계로 ‘제1회 결혼식입니다’라고 하면 웃는다고 해서 진짜 했더니, 분위기가 냉랭하더라”고 운을 띄우며 그 뒤로도 줄줄이 망했다고 털어놔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악역을 위해 해부학 책까지 봤다고 고백한 이태성은 “할리우드 영화 속 악역들의 연기를 보니 칼을 맞거나 총을 맞으면 얼굴 근육을 너무 잘 쓰더라. 그래서 어디를 쓰면 얼굴 근육을 잘 움직일 수 있을까 싶어서 해부학 책을 봤다며 남다른 연기 열정을 자랑했다.
광을 내는 것이 취미라고 고백한 이태성은 “더러워진 것을 닦아서 깨끗해지는 것에 대한 카타르시스가 있다. 은의 경우 공기 중에 나와 있으면 색깔이 변한다. 그래서 일부러 그렇게 만든 뒤 폴리싱 천으로 닦고 사포 같은 걸 개조해서 광택을 다시 낸다”며 모두를 감탄케 했다. 그는 심지어 은 닦는 소리 ASMR로 유튜브를 하고 싶다고 밝히며 웃음을 더했다.
호평 속에 시청률도 의미있는 수치를 기록했다. 18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라디오스타’는 수도권 기준 1부와 2부가 모두 5.6%를 기록했고 최고 시청률 역시 6.6%(23:56)를 기록하며 의미를 더했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 사진=MBC ‘라디오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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