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 하수나 기자] ‘현재는 아름다워’ 박인환과 박상원의 핏줄을 뛰어넘은 애틋한 부자애가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KBS 2TV 주말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연출 김성근, 극본 하명희, 제작 SLL,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콘텐츠지음)의 李가네 대들보 경철(박인환)과 민호(박상원)는 입양으로 연결된 부자다. 이들은 언제나 서로 서로를 살렸다고 말한다. 상처와 결핍을 함께 보듬으며, 핏줄보다 끈끈하고 돈독하게 하나가 되기까지의 힘겨웠던 세월의 가치는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는 울림의 깊이 역시 남다르다.
한부모였던 경철은 결핵에 걸려 보살필 수 없었던 딸을 잠시 고아원에 맡겼다 잃어버렸다. 그곳에서 천안역 사고로 동시에 부모를 잃은 민호를 만났다. 또래 친구들이 때려도 “부모가 없으니까 맞아도 된다”는 민호가 눈에 밟혔고, 누군가 딸을 거둬 정성껏 키워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자신도 민호를 입양했다.
하지만 민호가 경철을 완전한 아버지로 받아들이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조금만 늦었어도 복막염으로 진행되었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복통에 시달렸지만 말하지 않았다. 아프다고 말하면, 혹여 다시 고아원으로 보내질까 두려운 마음 때문이었다. 병원에 가자는 경철에게 오히려 돈이 많이 든다고 거부할 정도였다. 본인만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스스로를 재수없는 아이라고 생각하는 민호를 들쳐 업고 병원으로 내달렸던 경철은 억장이 무너질 듯 아팠다.
경철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완전히 상처가 극복된 줄 알았건만, 민호는 다시 아이처럼 눈물을 쏟았다. 숙부가 찾아와 친부의 손글씨로 쓰여진 유서를 건넸기 때문. 숙부 앞으로 유산을 상속한다는 거짓 유서였지만, 친부의 존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자 가슴 저 깊은 곳에 묻었던 어릴 적 상처가 다시금 올라왔다.
그리고 그런 민호의 상처를 가장 먼저 본 이는 경철이었다. 아들 앞에선 숙부의 거짓 유서와 유산 상속 포기 종용에 대해 일침을 가했지만, 그를 따로 만난 자리에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숙부 역시 편편치 못한 자식의 형편 때문에 민호에게 남겨진 선산을 탐냈던 것. 경철은 말하지 않아도 그 속뜻을 간파했고, 돈봉투를 건네며, 민호 같은 아들을 보내줘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슈퍼맨 아버지 경철이 민호를 어떻게 보살펴왔는지, 얼마나 깊은 마음으로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 가운데, ‘현재는 아름다워’에는 또 다른 입양 가족이 있다. 바로 미래(배다빈)의 엄마 수정(박지영)이다. 알츠하이머로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는 어머니 미영(이주실)이 가슴으로 품은 딸 수정은 자신이 입양됐다는 사실을 전혀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남편 진헌(변우민)의 반대로 결혼할 때 이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 장사꾼 집안의 시어머니 정자(반효정)가 학벌 콤플렉스로 인해 교육자 집안의 딸 수정을 무척이나 자랑스러워 하기 때문. 그래서 수정은 정자가 “근본은 못 속인다”며 핏줄 얘기를 꺼낼 때마다 불편하다.
수정은 어머니 미영을 요양원에서 모시고 나와 집에서 보살피길 바라고 있고, 시어머니를 설득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점점 더 기억을 잃어가는 미영과 어깨에 잔뜩 힘을 주게 하는 며느리가 입양됐다는 사실을 모르는 정자. 두 어머니가 한 집에서 살게 된다면, 어떤 이야기가 그려질지, 또 다른 입양 가족의 이야기에 궁금증이 심어진다.
‘현재는 아름다워’는 매주 토,일 저녁 8시 KBS 2TV에서 방송된다.
하수나 기자 mongz@tvreport.co.kr /사진제공 = SLL,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콘텐츠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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