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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말하자, 물음표 너머에 담긴 ‘참교육’ 받을 권리 [리뷰]

강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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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리뷰 기사는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TV리포트=강지호 기자] 학교는 야생이다. 야생의 룰은 약육강식이다. 학교는 언제부터 야생이 됐을까. 그리고 왜 이 야생은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을까.

교육적 의미에서는 조금 멀게, 통쾌한 카타르시스에는 더 가깝게. 정글 같은 학교에 등장한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홍종찬 감독·이남규 작가)이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참교육’은 선을 넘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로 인해 무너진 교육 현장을 바로잡기 위해 창설된 교권보호국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등을 연출한 홍종찬 감독과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눈이 부시게’ 등을 집필한 이남규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참교육’은 야생에 등장한 포식자들과도 같다. 무너진 생태계를 파헤치고, 교란하고, 다시 정리한다. 원작의 논란으로 제작 과정부터 쉽지 않았던 ‘참교육’은 지난 5일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 쉽게 할 수 없는 이야기…원작의 그림자를 짊어진 채 던진 물음표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참교육’은 연재 당시 논란을 빚었던 원작을 기반으로 한 시리즈다. 제작 소식부터 캐스팅 과정까지 잡음이 이어졌고, 공개 직전까지도 다양한 우려와 걱정이 뒤따랐다.

무엇보다 ‘참교육’은 단순한 학원 액션물이 아니다. 현시대 교육 현장이 안고 있는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출발부터 부담이 컸다.

한국의 교육 현장은 다양한 목소리가 충돌하는 공간이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는 물론 정치·사회적 이해관계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모두가 다른 위치에 서 있고, 각자의 사정이 존재한다.

여기에 스마트폰의 보편화와 학생 인권, 교권 침해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며 학교는 어느 때보다 뜨거운 공론의 장이 됐다. 그런 의미에서 ‘참교육’은 모두가 꺼리는 주제, 어쩌면 가장 다루기 어려운 이야기에 화두를 던진다는 점만으로도 의미를 가진다.

다만 그 물음표를 던지는 방식은 제법 폭력적이고 날카롭다. 논란의 원작과 강한 폭력성을 그대로 안고 출발한 결과다. 공개 전부터 작품을 향한 시선이 예민했던 만큼, ‘참교육’의 강렬한 액션 서사는 누군가에게는 통쾌함으로, 누군가에게는 상처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폭력으로 다가간다.

▲ 미디어적 과장된 서사?…실제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참교육’은 총 1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감독관 나화진(김무열)과 교육부 장관 최강석(이성민)의 서사를 중심축으로 삼되,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문제들을 정면으로 다룬다.

작품은 장르적 특성상 다소 과장되고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주요 에피소드 상당수가 실제 사회 문제와 사건을 바탕으로 구성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극 중에서는 학생들의 조직폭력배 연계, 마약, 불법 도박, 촉법소년 범죄, 온라인 괴롭힘, 시험지 유출, 이른바 ‘맞학폭’ 등 교육 현장을 둘러싼 여러 문제가 등장한다. 학생부터 교사, 학부모에 이르기까지 문제의 범위도 다양하다.

실제로 경찰청에 따르면 2023년 청소년 조직폭력범죄 검거 인원은 235명에 달했다. 2024년 적발된 10대 마약사범 역시 649명으로 집계됐으며, 최근에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유통과 권유 범죄까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청소년 도박 문제도 심각하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 발표한 ‘2024년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 가운데 4.3%가 평생 한 차례 이상 도박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로 환산하면 약 17만 명 수준이다.

극 중 등장하는 ‘와이파이 셔틀’ 역시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학교 내 괴롭힘 유형 중 하나다. 또한 촉법소년 송치 건수는 2021년 1만 1,677건에서 2025년 2만 1,095건으로 증가하며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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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 침해 문제 역시 작품이 주목하는 핵심 소재다. 교육부에 따르면 교육활동보호위원회 개최 건수는 2019년 2,662건에서 2023년 5,050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2024년에는 보호자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험지 유출과 교육 비리 역시 현실에서 반복되고 있는 문제다.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을 비롯해 최근 안동여고, 분당 지역 고교 시험지 유출 사건 등이 잇따라 발생하며 교육 현장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참교육’은 단순한 액션 드라마를 넘어 우리 사회 교육 현장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을 장르적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극적인 설정 뒤에 자리한 현실의 단면들은 시청자들에게 거대하고도 쓰린 물음표를 남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날카로운 ‘참교육’의 물음표

의미 있는 물음표였을지라도 ‘참교육’이 비판을 피해 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참교육’은 작품 내내 ‘이이제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구조를 따른다. 폭력은 응징의 도구가 되고, 가해자는 자신이 가한 고통을 직접 체감하게 된다.

물론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가해자가 피해자의 고통을 이해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장르적 쾌감 측면에서는 통쾌할 수 있어도, 교육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는 또 다른 질문을 남긴다.

극 후반부로 갈수록 단순한 폭력보다 교육적 메시지에 무게가 실린다. 나화진 역시 학생들에게 ‘어른’으로서의 책임과 메시지를 전한다. 그럼에도 작품 전반을 관통하는 응징 중심의 구조는 시청자들에게 교육적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높은 수위 역시 호불호가 갈릴 지점이다. 가해 학생으로 규정되는 순간 처벌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고, 학생이 불에 타는 듯한 연출이나 선을 넘나드는 묘사는 당혹감을 안긴다.

무고를 소재로 한 성범죄 고발 에피소드 역시 논쟁의 여지가 있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구성됐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으나, 학생 성범죄 사건이 피해자 진술을 중심으로 수사되는 경우가 많고 실제 피해자들에게 특정 프레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세심한 접근이 필요했다.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의 핵심은 결국 의무교육에 있다. 학교가 야생화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무고한 학생들이다.

모든 학생은 헌법 제31조에 따라 교육받을 권리와 균등한 교육 기회,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 문제 상황 속에서 가장 먼저 보호받아야 할 존재 역시 학생들이다. 그리고 ‘참교육’은 작품 곳곳에서 이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참교육’은 비판을 등에 진 채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을, 누군가에게는 통쾌함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위로를 건네는 작품으로 완성됐다. 신파적인 연출과 다소 익숙한 전개는 아쉬움을 남기지만, 교육 현장의 현실을 장르물의 언어로 정면 돌파하려 했다는 점만큼은 의미 있는 시도다. 김무열은 나화진이라는 다소 비현실적인 인물을 설득력 있게 끌고 가며 극의 중심을 잡았고, 이성민은 특유의 무게감으로 서사를 받쳐냈다.진기주는 액션과 함께 새로운 캐릭터에 성공적으로 도전했으며, 표지훈 역시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능청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콘텐츠로 풀어내기 쉽지 않은 주제를 선택한 만큼 불편함 역시 함께 남는다. 그러나 ‘참교육’은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질문을 던지는 작품에 가깝다. 학교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학생은 어떻게 보호받아야 하는가. 그리고 어른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 작품이 남긴 질문들은 결국 오늘날 교육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를 향한다.

대한민국의 모든 학생은 ‘참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마지막 한마디. 무엇보다 신예 배우들의 열연에 박수를

강지호 기자 / 사진= 넷플릭스 ‘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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