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지호 객원기자] 일본의 기이한 시구식이 화제다.
지난 1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돔에서 니혼햄 파이터즈와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경기에 앞서 특별 시구식이 열렸다.
미모의 치어리더들이 경기장 중앙에서 활기찬 치어리딩으로 경기장 분위기를 띄우는 가운데, 갑자기 전광판에 노이즈가 생기더니 여성의 비명소리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경기장으로 소복 차림의 귀신이 등장했다.
경기장에 들어선 것은, 일본 유명 공포영화 ‘링’에 등장하는 귀신 ‘사다코’였다. 또한 공포영화 ‘주온’ 시리즈에 등장하는 모자(母子) 귀신 카야코와 토시오가 뒤이어 등장했다. 사다코의 손에는 공과 글러브가, 카야코의 손에는 금속 배트가 쥐어져 있었다.
이날 시구식은, 일본에서 이달 18일 개봉하는 영화 ‘사다코 vs 카야코’의 홍보를 위한 이벤트로 꾸며졌던 것.
영화에서 갓 튀어나온 듯한 사다코와 카야코는 각자 투수, 타자 위치에 섰다. 토시오는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 양측 선수 대기석에서는 선수들이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마주하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지켜보고있 었다.
머리를 앞으로 길게 늘어뜨린 사다코는 기괴한 준비 동작으로 몸을 풀고 이내 공을 던졌다. 시속 96km. 카야코는 기다렸다는듯이 방망이를 휘둘렀고 경쾌한 금속음과 함께 공이 좌측 그라운드를 갈랐다. 안타였다.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대로 시구가 끝나는가 싶더니 앉아있던 토시오가 카야코를 대신해 1루로 뛰었다.
시구가 끝난 세 사람(?)은 몸을 이리저리 비트는 등퇴장할 때까지 귀신으로서의 표정과 몸가짐을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이색 시구를 지켜보던 관중들은 이들을 박수로 보냈다.
이같은 호러 시구는 일본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광고 효과는 만점이었다. 일본 온라인상에서는 이날 시구식이 며칠간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영화에 대한 주목도 또한 높아져, 작품성이나 재미를 떠나 꼭 한 번 영화를 보고 싶다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워낙 기이한 시구식이었던 만큼,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이날 시구식에 관한 글이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지호 기자 digrease@jpnews.kr / 사진=JP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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