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리포트=허장원 기자] 가을 극장가에 한 편의 한국영화가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개봉 3주 차에 접어들수록 오히려 관객이 늘어나는 이례적인 흐름 속에서, 이 작품은 올해 한국영화 흥행사에 새로운 이름을 올렸다.

주인공은 영화 ‘암살자(들)’이다. 작품은 1974년 8월 15일,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영부인 저격 사건을 소재로 그날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한다. 실제 사건에 남아 있는 여러 기록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덧입힌 극영화로, 개봉 전부터 소재만으로 적잖은 화제를 모았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암살자(들)’은 개봉 20일째인 지난 12일 누적 관객 300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 다섯 번째로 밟은 300만 고지다. 이어 지난 13일에는 하루 3만 2,851명을 동원하며 누적 관객 305만 7,418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암살자(들)’은 2026년 한국영화 흥행 순위 TOP 5에 이름을 올리며 10월 극장가의 확실한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 3주 차에 더 뜨거워진 흥행 곡선
이 작품의 흥행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숫자의 방향이다. 통상 개봉 첫 주에 정점을 찍고 서서히 내려오는 여느 영화들과 달리, ‘암살자(들)’의 관객 수는 시간이 갈수록 늘었다. 개봉 3주 차인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 동안 75만 8,587명이 극장을 찾았는데, 이는 2주 차 66만 7,698명보다 약 9만 명 많은 수치다.
주간 박스오피스 성적도 흔들림이 없었다. 개봉 이후 3주 연속 주간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고, 일별로도 누적 15일간 정상에 올랐다. 지난 11일에는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개봉 4주 차에 접어든 13일에도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여전한 화력을 입증했다.

관객 평가도 함께 올라갔다. 네이버 실관람 평점은 8.0점에서 8.8점으로 뛰었고, CGV 골든에그지수 역시 상승세를 탔다. 극장을 나선 관객들은 “올해 본 영화 중 최고”,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력이 만든 몰입감. 웰메이드 영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어요. 최근 본 영화 중 가장 짜임새 있고 재밌는 영화였어요”, “한 번 더 보려고요..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등의 평을 남겼다. 연출과 각본, 연기를 고루 칭찬하는 반응이 많다는 점에서, 화제성에만 기댄 흥행이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입소문이 흥행을 끌어올리는 전형적인 ‘롱런형’ 곡선을 그리고 있는 셈이다.


▲ 스크린 밖으로 번진 논쟁, 엇갈린 시선
흥행 열기만큼 논쟁도 뜨겁다. 실존 인물과 사건을 다룬 만큼 역사 왜곡 논란이 따라붙었고, 공방은 국회로까지 번졌다. 지난 7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이 영화의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두고 여야가 맞붙었다.
국민의힘 윤용근 의원은 “이 정도 폭력성과 욕설 등을 초등학교 5∼6학년이 충격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정연욱 의원 역시 “가르친 적도 없는 사건인데 도대체 어떤 지식과 경험을 근거로 수용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인가”라며 등급 분류 근거를 문제 삼았다. 김병재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은 “앞으로도 위원들의 독립성이나 자율성을 지켜야 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청소년 보호를 위해 신중하게 등급을 분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은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은 창작의 자유를 갖는다”며 “그 판단에 인위적으로 개입해 막을 권리는 없다”고 맞섰다. 같은 당 노종면 의원도 “그러나 특정 영화를 찍어서 ‘여기에는 이런 게 나온다’ 이런 식은 안 된다. 제발 선을 지켰으면 좋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마케팅도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탄환 모양의 홍보 상품 등을 문제 삼으며 “실제 비극을 마케팅에 활용했다”고 지적했고, 증인으로 출석한 고재수 CGV 사업본부장은 “영화에 대한 마케팅이나 기획은 배급사에서 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면서도 “본부장으로서 영화 마케팅, 기획, 운영에 따라 논란이 되고 피해를 보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제작진은 앞서 지난달 28일 공식 입장을 내고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홍보 과정에서 ‘역사의 진실’을 부각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허구임을 강조하는 태도가 모순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엇갈린 시선 속에서도 관객의 발길은 이어지고 있다. ‘암살자(들)’은 현재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허장원 기자 / 사진= 영화 ‘암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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