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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7만 명 봤는데…역대 흥행 1위→7년 만에 다시 극장 찢으러 온 ‘이 영화’

강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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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지호 기자] 2019년 4월, 극장 안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캡틴 아메리카가 묠니르를 들어 올리자 객석에서는 환호가 터졌고, 사라졌던 히어로들이 포털을 통해 하나둘 돌아오자 박수가 쏟아졌다. 그리고 토니 스타크가 마지막으로 자신을 ‘아이언맨’이라 선언한 순간, 수많은 관객은 한 시대의 끝을 함께 지켜봤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났다.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그때의 전율을 다시 들고 오는 9월 23일 ‘어벤져스: 엔드게임 앙코르’라는 이름으로 극장을 찾는다.

단순한 재개봉이 아니다. 오는 12월 공개를 앞둔 ‘어벤져스: 둠스데이’의 독점 영상까지 더해지며 과거의 끝과 새로운 시작을 연결한다. 2019년 아이언맨을 떠나보냈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이번에는 ‘닥터 둠’이라는 전혀 다른 얼굴로 돌아오는 만큼 의미도 남다르다.

한 시대를 끝냈던 영화가 7년 만에 다시 출발점에 섰다. 그렇다면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당시 얼마나 대단한 영화였을까.

▲ 1397만 명이 함께 본 마지막…유독 뜨거웠던 한국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흥행은 숫자만 놓고 봐도 압도적이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국내에서 누적 1,397만 7,692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2019년 개봉 이후 지금까지도 국내 역대 외화 흥행 1위다. 한국 영화를 포함한 역대 흥행 순위에서도 최상위권이다.

흥행 속도는 더 놀라웠다. 개봉 첫날에만 133만 명이 넘는 관객이 극장을 찾았고, 개봉 11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당시 국내 극장가는 사실상 ‘엔드게임’을 보기 위한 공간처럼 움직였다.

물론 압도적인 스크린 확보를 둘러싼 독과점 논란도 함께 따라붙었다. 그만큼 ‘엔드게임’을 향한 수요와 극장가의 집중이 동시에 극단적으로 나타났던 시기였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당시 ‘엔드게임’은 그저 인기 있는 외화 한 편이 아니었다. 결말을 알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수많은 관객이 동시에 극장으로 향한 하나의 사건에 가까웠다.

그 열기는 세계에서 이어졌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전 세계에서 최종 27억 9,943만 달러(한화 약 3조 8,700억 원)의 흥행 수익을 올렸다. 북미에서도 8억 5,837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개봉 이후 약 7년 동안 MCU 최고 흥행작 자리를 지켰다.

당시에는 약 10년 동안 역대 글로벌 흥행 1위를 지켜온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까지 밀어내고 정상에 올랐다. 이후 ‘아바타’가 재개봉을 통해 다시 왕좌를 되찾았지만, ‘엔드게임’이 세운 약 28억 달러라는 기록은 지금까지도 역대 글로벌 박스오피스 최상위권에 남아 있다.

그리고 7년이 흐른 올해, ‘엔드게임’이 보유하고 있던 또 하나의 기록에도 변화가 생겼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북미에서 8억 5,837만 달러를 넘어서며 ‘엔드게임’을 제치고 역대 북미 박스오피스 2위에 올라선 것. 이로써 ‘엔드게임’이 2019년부터 지켜온 MCU 북미 최고 흥행작 자리도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에 넘어가게 됐다.

그럼에도 무려 7년 동안 깨지지 않았던 기록이다. 비록 북미에서는 새로운 MCU 흥행작에 자리를 내줬지만, 전 세계에서 약 28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한때 ‘아바타’까지 넘어섰던 ‘엔드게임’의 기록은 여전히 남아 있다.

▲ 사실 영화 한 편이 아니었다…22편, 11년을 끝내는 마지막 회

‘엔드게임’의 성공을 흥행 수치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관객들이 기다린 것은 타노스와 어벤져스의 마지막 싸움만이 아니었다.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11년 동안 이어진 MCU의 첫 번째 거대한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는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엔드게임’은 MCU 22번째 작품이었다. 앞선 21편을 봤던 관객에게 영화는 단순한 속편이 아니라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마지막 회처럼 기능했다. 이 때문에 영화 중반부의 시간여행도 단순한 설정에 머물지 않는다. 토니 스타크와 스티브 로저스, 토르 등은 2012년 뉴욕 전투를 비롯해 과거 MCU의 결정적인 순간들로 다시 돌아간다.

관객 역시 함께였다. 토니는 젊은 시절의 아버지를 다시 만나고, 토르는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와 마주한다. 스티브는 자신이 그리워했던 페기 카터를 멀리서 바라본다.

팬들에게 익숙한 장소와 인물을 다시 꺼내는 ‘팬서비스’였지만, 동시에 캐릭터들이 자신의 과거를 정리하게 만드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엔드게임’은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도 거대한 전투만 계속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당한 시간을 상실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의 모습에 할애한다.

타노스에게 패배한 뒤 토르는 무너졌고, 나타샤는 남겨진 어벤져스를 붙잡았다. 클린트는 가족을 잃은 뒤 범죄자들을 처단하며 살아갔고, 스티브는 떠난 사람들을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반대로 토니는 가족을 얻으며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기 시작했다.

결국 ‘엔드게임’의 출발점은 복수가 아니라 실패 이후의 삶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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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적으로 살던 남자는 희생했고, 희생하던 남자는 자신을 택했다

그 중심에는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가 있었다.

두 사람의 결말은 MCU가 11년 동안 그려온 캐릭터 변화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초기의 토니 스타크는 자신감과 자기애로 가득한 인물이었다. 반대로 스티브 로저스는 언제나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두 사람이 정확히 반대편에 도착한다. 토니는 우주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다. 반면 스티브는 모든 임무를 마친 뒤 처음으로 자신을 위한 삶을 선택하고 과거로 돌아가 페기와 함께 살아간다.

특히 토니의 마지막은 MCU의 시작과 끝을 직접 연결했다. 2008년 ‘아이언맨’에서 토니는 기자들 앞에서 “I am Iron Man”이라고 선언하며 MCU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11년 뒤 타노스와의 마지막 순간, 다시 같은 말을 남기고 손가락을 튕긴다.

첫 번째 영화에서 캐릭터를 완성했던 문장이 마지막에는 그의 퇴장을 완성했다.

그래서 아이언맨의 죽음은 단순히 인기 히어로 한 명의 하차로 끝나지 않았다. MCU의 문을 열었던 배우가 직접 첫 번째 시대의 문까지 닫았다는 의미가 더해졌다.

▲ “어벤져스, 어셈블”…왜 극장에서 봐야 했나

‘엔드게임’이 지금까지도 특별하게 기억되는 또 다른 이유는 극장 경험에 있다.

캡틴 아메리카가 묠니르를 들어 올리는 순간, 사라졌던 히어로들이 포털을 통해 돌아오는 순간, 그리고 그토록 기다렸던 “Avengers, Assemble(어벤져스, 어셈블)”이 완성되는 순간까지 영화의 후반부는 11년 동안 쌓인 감정을 한꺼번에 터뜨린다.

당시 세계 각국 극장에서 관객들이 환호하고 박수를 치는 모습이 촬영돼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영화 한 편을 조용히 감상하는 것보다, 오랜 시간 같은 이야기를 따라온 사람들이 함께 결말을 확인하는 경험에 가까웠던 셈이다.

흥행 성공만큼 평가도 좋았다. ‘엔드게임’은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시각효과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주요 평론에서도 거대한 액션보다 오랜 시간 쌓아온 캐릭터들의 감정을 만족스럽게 정리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반대로 지나치게 팬서비스에 의존한다는 비판도 존재했다. 앞선 MCU 작품을 보지 않은 관객에게는 수많은 인물과 과거 장면이 낯설 수밖에 없었고, 3시간을 넘는 러닝타임 역시 부담으로 꼽혔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 점이 ‘엔드게임’의 정체성이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친절한 영화가 되는 것보다 11년 동안 MCU를 따라온 관객에게 가장 큰 보상을 주는 결말을 택했다.

그래서 오는 9월 다시 극장에 걸리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앙코르’는 일반적인 재개봉과는 조금 다르다.

무엇보다 새롭게 찾아오는 ‘둠스데이’에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닥터 둠으로 출연한다. 7년 전 토니 스타크로 자신의 목숨을 내놓으며 어벤져스를 구했던 얼굴이 이번에는 어벤져스가 맞서야 할 새로운 존재로 돌아오는 것이다.

때문에 ‘엔드게임 앙코르’는 과거의 성공을 다시 꺼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2019년 관객들은 결말을 확인하기 위해 ‘엔드게임’을 찾았다. 아이언맨과 블랙 위도우를 떠나보내고, 캡틴 아메리카의 마지막 선택을 지켜보면서 11년에 걸친 MCU의 한 시대와 작별했다.

그리고 2026년에는 똑같은 영화를 보면서 새로운 시대를 기다리게 됐다. 끝을 보기 위해 극장에 갔던 영화가 7년 만에 다시 시작을 보기 위한 영화가 된 셈이다.

전 세계 27억 9,943만 달러, 국내 1,397만 관객. 숫자만으로도 충분히 전설적인 작품이지만,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는 그 기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11년 동안 함께 늙어온 캐릭터들에게 끝을 만들어줬고, 그 결말을 전 세계 관객이 같은 시기에 극장에서 공유했다. 그리고 오는 9월 23일, 그 마지막이 다시 스크린에 걸린다.

이번에는 그 끝 너머에 ‘둠스데이’가 기다리고 있다.

강지호 기자 / 사진=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앙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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