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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신선한 설정을 가진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가 넷플릭스 차트 정상에 올랐다.
지난 2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윗집 사람들’이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공개 직후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10’ 영화 부문 1위에 올랐던 ‘윗집 사람들’은 29일에도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리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윗집 사람들’은 배우 하정우의 연출작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동시에 높은 수위로 화제가 됐는데, 청불 영화임에도 3주 연속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최종 관객 수는 54만 명에 그쳐 손익분기점(100만) 돌파에는 실패하며 흥행에서 쓴맛을 봤다.
‘윗집 사람들’은 파격적인 설정과 은밀한 부부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점에서 OTT와의 궁합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기대처럼 넷플릭스 공개와 함께 차트 장악에 성공하며 영화가 가진 저력을 입증했다. ‘윗집 사람들’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지난해 극장가는 ‘현실 공포’를 다룬 작품이 다수 개봉했다. 주차 문제에서 출발한 스릴러 ‘주차금지’, 층간 소음을 소재로 한 ’84제곱미터’, ‘노이즈’ 등의 영화가 관객과 만났다. 이렇듯 사적인 경계의 붕괴 같은 일상적 문제들이 날카로운 긴장을 만들어고 있는 시대다.

이런 흐름 한가운데에서 영화 ‘윗집 사람들’도 아주 익숙하지만 불편한 소재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그런데 하정우 감독은 그 불편함을 예상 밖의 방향으로 밀어붙인다. 개봉 이후 ’29금 대사’라는 평이 있었을 정도로 파격적인 설정과 이야기를 선보여 극장가를 놀라게 했다.
이야기는 심플하다. 매일 밤 반복되는 ‘이상하게 활기찬’ 윗집 소음에 아랫집 부부가 인내심이 바닥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런데 ‘윗집 사람들’은 여기서 방향이 튼다. 사과와 항의로 끝날 법한 상황은 네 사람이 한 테이블에 앉은 저녁 식사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부부는 각자의 비밀을 공유하게 된다.
출발점과 달리 ‘윗집 사람들’은 이웃들의 갈등 해결이 중심에 있지 않다. 대신, 부부의 관계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이 동시에 진행된다. 식탁 위 대화는 점점 예상 범위를 벗어난다. 그리고 서로의 일상과 가치관, 심지어 감춰둔 욕망까지 자연스럽게 수면 위로 떠오른다.
‘윗집 사람들’은 개봉 전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부문에 초청되는 영광을 안았다. 당시 영화를 본 관객들이 먼저 반응한 것은 이야기의 수위가 아니라 방식이었다. 관람 후 익숙한 공간에서 이렇게까지 솔직해질 수 있느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영화의 밀도는 결국 배우들을 통해 완성된다. 공효진과 김동욱이 연기하는 아랫집 부부는 현실적인 축을 담당한다. 한정된 공간 속에 당황스러움, 분노, 체면, 그리고 오래된 관계에서 비롯된 익숙한 감정 등을 표출하며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이들은 관객이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현실의 기준점으로 활약한다.

반면, 이하늬와 하정우가 연기하는 윗집 부부는 그 기준을 교란하는 존재다.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개방적이고, 동시에 묘하게 설득력을 가진 태도로 대화의 방향을 흔든다. 이 네 인물의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순간, 영화는 단순한 상황극을 넘어서고 관객 고민을 공유한다.
믿고 보는 배우들이 말의 맛을 살려낸 대사는 ‘윗집 사람들’의 백미다. 짧은 호흡의 농담처럼 시작된 말들이 어느 순간 관계의 본질을 건드리는 질문으로 바뀌고, 여기서 웃음과 불편함이 동시에 발생한다. 마치 연극처럼 보이지만, 감정의 속도는 훨씬 빠르게 치고 나간다. 덕분에 한정된 공간, 단 네 명의 인물, 단 하룻밤이라는 단조로워 보이는 설정에도 지루할 틈이 없다. 그리고 하정우의 연출작에서 볼 수 있는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재치도 ‘윗집 사람들’을 더 흥미롭게 끌고 간다.
공간 연출 역시 눈에 띈다. 실제 아파트 구조를 기반으로 한 세트는 현실감을 유지하면서도, 인물 간 거리와 심리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로 작동한다. 같은 공간 안에서도 조명의 종류와 배치를 미묘하게 바꿔 관계의 긴장을 반영했다. 여기에 삽입되는 삽화와 미술적인 요소들도 이야기의 톤을 비틀며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윗집 사람들’은 층간소음에서 출발하지만, 이는 맥거핀으로 활용한다. 이는 시작점일 뿐, 진짜로 들여다보는 것은 ‘우리가 어디까지 솔직해질 수 있는가’에 관한 질문이다. 이를 가장 불편하면서도 유쾌한 방식으로 풀어냈다. 한 끼 식사라는 평범하고 안전해 보이는 상황을 무대로 삼아, 감정과 욕망이 뒤섞이는 과정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영화다.
파격적인 소재 속에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 ‘윗집 사람들’은 지금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바이포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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