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강나연 기자] 미성년자 주택구매 94.6%가 임대·월세 등 불로소득을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주택거래에 자금이 불법증여됐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제출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투기규제지역 해제 이후인 2023년 미성년자 주택거래 200건 중 주택자금조달계획서가 제출된 사례는 16건으로, 거래량 대비 8%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치로, 2023년 관련 규제가 완화되기 전의 7분의 1 수준이다.
미성년자의 주택거래 목적 상당수가 전월세 등 임대를 목적으로 하고 있어 부모에 의한 불법증여 등 부의 대물림에 대한 철저한 검사가 필요함에도, 이를 적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임대를 목적으로 한 미성년 주택거래는 1577건이며, 거주 목적도 70건에 달했다.
현행 ‘부동산거래신고법’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 등 부동산 규제지역 소재 주택, 비규제지역 내 6억원 이상 주택 등은 거래 시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 자료를 토대로 불법증여 등을 조사해 의심사례를 국세청에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2023년 1월 강남 3구·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면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도 축소됐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2021년을 기준 미성년자 주택 거래 대비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 98%(729건 주택거래 중 717건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였으나, 규제가 완화된 2023년에는 14.1%(99건 주택거래 중 14건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에 불과했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2021년 243건, 2022년 139건이었던 제출건수가 2023년 10건, 2024년 상반기에는 6건까지 쪼그라들었다.
문진석 의원은 “미성년자의 주택거래는 사실상 부모 찬스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부모 세대의 부익부 빈익빈이 청년층에게 전이된다면, 사회 전체적으로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오락가락한 부동산 대책으로 서민들은 내 집 마련의 꿈조차 잃어버렸지만, 부자들은 자녀 불로소득을 위한 주택까지 마련해주고 있다”라면서 “지금이라도 잘못된 국정 기조를 전환하고, 불평등 완화에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강나연 기자 kny@tvreport.co.kr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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