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강나연 기자] 정부 및 각 지자체에서는 청년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월세 혹은 임차 보증금 대출 이자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까다로운 요건 때문에 지난해 청년월세 지원 사업 예산 212억 원이 불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국토교통부의 청년월세 지원사업 현황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청년월세 지원사업 예산 43억원, 지난해에는 212억원이 불용됐다.
전체 신청자는 49만 5000명에 달했지만, 최종적으로 임차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청년은 16만 4000명(33%)에 불과했다.
신청자 수 대비 실지급률이 저조한 이유는 지급 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국토부의 청년월세 지원 사업은 원가구의 소득이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 재산가액이 4억7000만원 이하이고 청년가구 소득이 기준 중위소득 60% 이하, 재산가액이 1억2200만원 이하인 무주택·독립 청년이 대상이다. 아울러 월세지원을 받기 위해선 거주 중인 건물이 건축물대장상 주택으로 등록돼 있어야만 한다.
이처럼 까다로운 소득기준 탓에 하루 8시간, 주 5일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청년들조차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여건이 취약한 저소득층이나 사회초년생이 다수 거주하는 고시원이나 원룸은 제외돼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국토부 청년월세 지원 사업뿐만 아니라 보증금 대출 지원 사업 등 다른 주거비 지원 사업들도 마찬가지다. 서울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주거비 지원 사업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매물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황운하 의원은 “현재 주거급여 지원 정책에서 만 30세 미만은 독립가구로 인정되지 않아 청년층이 소외되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청년 주거 정책 또한, 까다로운 지원 요건 탓에 신청자의 70% 가까이 배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청년들조차 소득기준에서 벗어나는 실정”이라며 “적은 소득 대비 높은 주거비를 부담하고 있는 청년들을 지원할 수 있는 지원 기준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나연 기자 kny@tvreport.co.kr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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